현직 제주도의원들과 공무원들이 술 자리를 갖던 중 뒤늦게 합석한 민간사업자와 한 도의원이 격한 언쟁을 벌이며 충돌, 폭력 시비로 이어지며 경찰까지 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도의원은 민간 업자가 자신을 발로 차며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일 <헤드라인제주>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31일 밤 11시쯤 제주시 연동 소재 모 노래주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노래주점에서는 A의원과 B의원, 그리고 제주도청 C과장, 제주시청 D국장과 E과장, 민간사업자 ㄱ씨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의원 일행과 도청 C과장 일행은 각각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한 후 해당 노래주점에서 만났고, 민간사업자 ㄱ씨와 충돌을 빚은 당사자인 A의원도 다른 곳에 있다가 주점에 합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 역시 노래주점에서 뒤늦게 합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쟁은 ㄱ씨가 합류해 명함을 주고 받으며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A의원은 "공무원들이 있는 이 자리에 업자하고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서로 언쟁이 붙다가 ㄱ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는데, 얼마없어 A의원이 밖으로 나오자 둘 간에 격한 언쟁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폭행 시비까지 일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의원은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저는 어제 저녁 다른 곳에 있다가 B의원과 통화를 하다가 노래주점에 합류했던 것"이라며 "가서 보니 (건축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분들이 있었는데, (민간사업자) ㄱ씨가 들어와서 명함을 주며 인사를 하길래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의원과 공직자들이 있는 자리에 민간사업자가 같이 술자리를 갖는 것은 적절치 않아서, 그 분(ㄱ씨)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그 분은 밖으로 나갔는데, 저도 이 자리에게 있는 것은 아닌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밖으로 나가게 됐다"면서 "나가 보니 (ㄱ씨가) 밖에 그대로 있었는데, 거기서 그 분이 저를 발로 차면서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A의원은 "(ㄱ씨가) 발로 차며 하자, 경찰에 신고는 제가 직접 한 것이다"면서 주위 사람들이 신고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그는 "쌍방 폭행이 아니라 제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경찰을 불렀던 것"이라며 "저를 발로 차고 할때 저는 가만히 참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출동한 후에는 A의원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며 경찰을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도의원-공무원-업자 술자리, 정말 우연이었나?

이러한 가운데, 공무원들이 ㄱ씨 및 도의원 등과 술자리를 갖게 된 과정을 두고도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청 E과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도의원 및 민간사업자와 술자리를 갖게 된 경위를 묻자, "동료들과 저녁을 먹고 우연히 주점에서 합류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가 ㄱ씨를 부른 것인지에 대해서도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래주점에서 공무원과 도의원, 업자의 합류는 '우연'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청 C과장은 "제가 어제 공무원분들과 저녁을 하면서, B의원에게 행정사무감사 하시느라 수고했다며 전화를 드렸다는데, 노래주점으로 간다고 해서 만났던 것"이라며 "ㄱ씨는 저하고는 평소 친한 친구인데, 때마침 근처에 있다고 해서 합석하도록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즉,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의원들과 만나는 술 자리에 왜 업자를 불렀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제주도, 사실관계 경위 파악 중...'도의원 폭행' 논란, 업자 입장은?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친분이 있는 사이라고 하지만,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 민간 사업자를 부르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헤드라인제주>는 이번 소동과 관련해 도의원 폭행 논란을 빚은 민간사업자 ㄱ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사무실로 연락해 통화를 요청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