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제주에서는 전체 전공의 중 73%가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결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공의 수련병원인 제주대학교병원을 비롯해 제주한라병원, 서귀포의료원, 한마음병원, 중앙병원, 한국병원 등 6개 병원의 진료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의료대란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일 제주지역에서도 전공의의 사직.근무 이탈 등 의사 집단행동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이날부터 의료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집단행동 참여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한편,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전공의의 근무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현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8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에 전공의 집단 휴진 관련 현지조사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함에 따라, 제주도는 19일자로 지자체 관리대상 수련병원인 서귀포의료원, 한마음병원, 중앙병원, 한국병원 조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현지 조사는 의료법에 따른 것으로, 20일부터 2인 1조로 4개반을 편성해 전공의 근무 수련병원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조사에서는 휴진자 명단 파악 등 전공의 근무상황을 점검하고, 휴진 참여자가 확인되면 바로 업무개시 명령서를 교부할 방침이다.

또 응급환자 24시간 비상진료에 차질없도록 응급실 당직근무 명단을 수시로 확인하기로 했다. 당직의사가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 시에는 응급실 근무명령 미준수 확인서를 징구하고 보건복지부로 전달해 조치케 할 계획이다.
 
강동원 제주도 도민안전건강실장은 “의료 공백을 방지하고 도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등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응급환자나 출산 예정자, 수술 예정자들에 대한 진료 차질 우려에 대해, "응급의료법에 따라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돼야 하나, 전공의가 빠지며 어려움은 예상된다"면서 "수술에 대해서는, 제주대병원의 경우 오늘까지는 문제 없다고 보고 받았으나, 내일부터는 차질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술이 취소된 사례 있는지를 묻자, "아직까지는 수술 지연이나 취소했다고 접수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제주대병원 기준으로 볼때 내일까지는 수술실 12개 정상 운영되나, 8개로 축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늘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21일부터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20일 오전 8시 기준 제주지역 6개 수련병원 전공의 141명 중 73%인 103명이 의사 집단휴진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53명(제주대병원)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결근자를 병원별로 보면, 제주대학교병원은 95명 중 73명, 한라병원은 35명 중 20명이다.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자 제주도소방안전본부도 119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며 초비상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윤철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