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목표를 확고하게 해준 소방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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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목표를 확고하게 해준 소방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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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시혁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강시혁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2023년 한 해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서부소방서 안덕 119센터로 실습을 가게 되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지만 여름에 갔던 병원실습 그리고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과 다른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안덕119센터의 분위기는 내게 매우 색다르게 다가왔다. 센터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이렌 소리가 울렸고 1분도 되지 않아 모든 소방, 구급 대원들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내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한 1분이었다. ‘무슨 환자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출동 명령이 떨어지고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가는 대원들이 멋있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항상 긴장의 연속이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4주간의 실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general weakness(전신쇠약)를 주호소로 신고된 환자였다. 현장에 도착하니 환자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3일 전부터 혈변과 토혈을 한 상태였다. 현장에서 활력징후를 측정 후 의료지도를 받아 수액을 투여하며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병원에 거의 도착해갈 즘 환자의 말이 어눌한 것이 좋아진 것을 보고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빠르게 처치를 하지 않았다면 환자의 상태는 더욱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구급대원의 처치가 얼마나 환자에게 중요한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센터로 돌아온 후, 반장님께 환자 처치에 대해서 여쭤볼 수 있었다. 반장님은 친절히 나의 질문에 대답해 주시며 한마디를 덧붙이셨다. “병원에서의 처치가 1에서 10이라 하면 구급 대원은 앞쪽 숫자의 처치를 하는 것이다.” 너무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말이었다. 내가 아직은 전공지식과 숙련도에서 많은 부족함을 느끼는 한편, 더욱 노력하여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구급대원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4주간 안덕119센터에서 각종 출동을 나가보며 정말 위독한 환자를 볼 뿐만이 아니라 구급차를 타지 않아도 될 많은 환자들로 인해 회의감을 느낄 때도 많이 있었다. 그때마다 구급반장님들은 “심정지 환자 100명 중 88명은 죽어, 근데 나머지 12명은 살려야 될 거 아냐’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사람을 살린다는 사명감 하나로 구급대원으로써 근무한다는 것이 어떤 무게감을 갖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소방실습은 나에게 있어 단순히 환자처치에 대해서 배우는 실습이 아닌 구급대원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노고와 희생정신을 배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또한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구급대원에게 뒤처지지 않는 구급대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다.

실습 기간 동안 편하게 대해주시고 많은 것을 알려주신 안덕119센터 대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 나가 국민들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소방관님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오늘도 파이팅!’

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강시혁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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