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윈드앙상블의 크리스마스 선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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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윈드앙상블의 크리스마스 선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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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어린이날 보다 더 즐거운 오늘! 12월 25일 월요일, 크리스마스 날이다. 문예회관에 가족과 함께 한 어린이들은 음악선물은 물론 학용품의 선물을 산타할아버지에게서 직접 받았다. 한라윈드앙상블이 제공한 선물들이다. 아이들은 행복했고, 보는 기고자도 행복했다. 김우신 선생님이 지휘를 하셨고, 사회는 단장님이신 정호규 호른 주자분께서 해주셨다. 바이올린 연주에는 강현주 선생님이 해주셨다. 
  
한라윈드가 사랑과 성탄이라는 맥락의 주제로 무대를 만들었다. 77회 정기연주회이다. 내년으로 창단 30주년이라고 하신다. 엄청난 일이다.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지속해온 의지로도 그렇고, 현재의 모습 그대로도 훌륭하다. 단순 숫자만으로도 우리나라 윈드앙상블 역사에서 큰 획을 계속 그을 징표이다.  
  
옆좌석의 한 관람객은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연주회여서 참 좋다고 하신다. 필자가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 평가와 심사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즐거움과 흥미로움으로 마음의 치유를 선물해주는 그런 연주를 해주신 것이다. 사랑이라는 주제에서도 그렇고, 성탄이라는 주제에서도 편안한 미소와 더불어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윈드앙상블이 아니면 줄 수 없는, 밝게 펼친 볼륨있는 화음과 브라스의 시원함을 주는 트럼펫과 트롬본, 따뜻함과 포근함을 주는 호른과 유포늄 등의 중음 악기들, 기교와 아기자기함을 주고, 리듬을 타면서 맘껏 자기만씩의 표현을 즐기는 목관들의 행진이 시간을 빼앗아갔다. 초창기의 한라윈드앙상블을 보면서 타악기를 잘 갖추신다. 타악기를 잘 활용하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 퍼커션의 안정됨과 다양함은 또하나의 매력이었다. 배이스 계열의 악기들은 시종일관 과하지도 않으면서, 관객이 읽고자 하면 그 베이스를 읽을 수 있도록 흔들림이 없이 자리잡고 있었다. 베이스클라리넷, 베이스기타, 콘트라베이스, 튜바 등의 조합은 기존 앙상블팀도 갖추기 쉽지 않은 구성이다. 전체적인 안정된 편성은 한라윈드 역사가 만들어준 결과일 듯 하다. 

  
러브스토리, 로미오와 쥴리엣, 모정 등의 곡에서는 윈드앙상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루워지기 어려운 사랑의 애절함,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다가 활짝 펴지는 시원함 뒤에 남는 결핍감 등, 그런 마음을 놓아주지 않는 브라스 파트들이, 무대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참 매력적이었다. 간만 윈드앙상블 공연을 감상했다. 불안하지 않고, 그냥 믿고 맘놓고 즐기기에 맞는 공연이었다. 1년을 정리하고, 포장하는 시기에 맞는 음악이었으며, 화려한 크리스마스이지만 무엇인가 영적인 성찰을 하게 만들어주는 공연이기도 했다. 기고자는 성당 미사 후 공연을 보게 된 것이다. 브라스의 선율 위에 흐르는 캐롤송 등에서는 성당다니는 편린정도의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가사들을 음미하며 창의적 관람자가 되어 음향의 공간을 같이 메워나갈 수 있었다. 새롭다고 할까? 또 다른 음악감상의 한 모티프가 되었다고나 할까? 가사없는 음악도 그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관객에게는 또 다른 차원의 음악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라윈드와 와이걸즈 어린이들팀, 한라윈드와 브릴란테 댄스팀과의 콜라보는 듣는 감상을 보는 감상으로 전환시키면서 브라스 감상의 즐거움을 더 크게 해주었다. 댄스동작과 연결한 콜라보였다. 한라윈드앙상블만의 특징인 듯 하다. 곡해석을 통해서 댄스와 콜라보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면 관람객들을 위해 댄스팀을 적극 섭외하는 것 같다. 콜라보를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관객들이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조금이라도 더 발품을 팔아 곡의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로비에서의 안내체계도 안정되었다. 성숙한 모습에 감사드린다. 끝나서도 로비에 먼저 나와 기다리는 출연자들의 성의도 좋았다. 로비를 꾸민 다양한 베너(문양 등이 있는 깃발) 등도 볼꺼리였다. 

  
사회자의 다정한 소개도 따뜻했다. 관람석의 재제주 일본 총영사님에 대한 소개, 창단하시고 지금까지도 아버지 역할을 하시는 김승택 선생님에 대한 소개, 일본방문시 한라윈드앙상블을 도와주셨던 선생님의 자제분 소개, 클라리넷 연주를 위해 제주를 방문하시고, 같이 무대에서 연주하신 야스다 미게노 선생님에 대한 소개도 한라윈드앙상블 분위기 다웠다. 정치인, 재력가 혹은 유명인사등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의 예술적 소통과 교류의 실질적인 한 면을 보여주는 소개였고, 한라윈드에 기여했던 분들에 대한 소개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좋았다.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표현이 한라윈드앙상블에게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지금도 안정된 프레임과 루틴으로 뚜벅뚜벅 안정되게 걷고 있다. 김승택 선생님이 “앞으로 100년”이라 하신다. 자기관리의 최고수 제임스 앨런이 “생각하는 그대로”이루어진다고 하신다. 기고자는 그 두 문구가 하나로 읽힌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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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보리 2023-12-27 12:27:34 | 122.***.***.239
크리스마스날 산타할아버지께 크리스마스 선물받는 느낌이예요. 30년을 넘어 50년 100주년 연주가 계속되길 빌께요.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너무 즐겁고 신나는 연주회였습니다.

동동배 2023-12-27 12:17:25 | 118.***.***.149
멋진 연주회였어요 주제도 좋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선곡도 좋았어요
30주년 연주회도 기대할께요^^

소슴이 2023-12-27 11:46:37 | 118.***.***.215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너무 좋은 연주였어요 최고입니다

도민 2023-12-27 11:06:42 | 118.***.***.24
크리스마스 분위기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연주였어요! 두해째인데 크리스마스는 무조건 연주회 봐야겠다 생각되더군요.

디저트 2023-12-27 10:20:27 | 223.***.***.159
재밌고 즐거운 연주회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