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 50m 거리, 수 km 돌고 돌아'...제주공항 지하차도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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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 50m 거리, 수 km 돌고 돌아'...제주공항 지하차도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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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개통 첫날, 극심한 혼잡...변경된 교통체계에 운전자들 "헷갈려"
차선 진입 잘못하면 '돌고 돌며' 우회..."1분 거리, 10분 이상 지체"
"홍보 할만큼 했다" 거드름 제주시...애꿎은 자치경찰만 온종일 진땀
16일 개통한 제주공항 지하차로. 분홍색은 지하차도 진입 차선, 초록색은 지상차로로 이어지는 구간이다ⓒ헤드라인제주
16일 개통한 제주공항 지하차로. 분홍색은 지하차도 진입 차로(제주공항 방향), 초록색은 지상차로(용담 방향)로 이어지는 구간.  이 진입차선 구분은 지하차도 앞까지 와서야 확인할 수 있어 급정거 및 급차로 변경 등에 따라 사고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종합] 제주국제공항 주변의 교통체증 문제 해결을 위해 개설된 공항~용문로 구간 지하차도가 임시 개통한 첫 날인 16일 공항로 주변 도로에서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당초 우려했던 대로 지하차도로 연결되는 교통체계가 매우 어렵게 설정된데 따른 혼선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차선을 잘못 진입한 운전자들은 1분 거리를 10분 이상 주변 도로를 다시 장거리 우회해야 하는 불편이 이어졌다.
 
제주시는 자동차 전용도로인 공항 지하차도와 공항~용문로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16일 오전 5시를 기해 개통해 임시 운영에 들어갔다. 

총 285억원이 투입돼 3년 8개월 만에 완공된 공항 지하차도는 제주공항에서 용문로 동서방향 전체 900m 구간(폭 30~39m) 중 520m 구간은 박스형 U타입으로 만들어졌다. 지하차도의 폭은 왕복 4차로인 18m이다.

제주시는 당초 임시 개통은 지난달 중순쯤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관련해 차량통행 자동차단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재난상황실에서 실시간 확인 가능한 폐쇄회로(CC)TV를 설치 등 추가적인 안전 보완조치가 진행되면서 이번에 임시개통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공항 및 용문로로 향하는 지하차도 입구 지점. 

임시 개통으로 이날부터 양방통행으로 운영되던 용문로 화물청사 서측에서 공항 교차로까지는 일방통행으로(동→서) 변경됐다.

반면, 민속오일시장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는 차량은 화물청사 서측 교차로까지 직진한 후 우회해 진입해야 한다. 이 경우 반드시 지하차도를 통해 가야 한다. 지상 차선을 이용할 경우 공항 좌회전이 불가능하다. 

공항에서 출발해 용담 방향으로 가는 차량의 경우는 다호마을 입구 교차로까지 직진한 후 지하차도 옆 지상도로로 진입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교통체계는 운전자들이 운행 중 순간적으로 판단하기에 매우 어려운 구조여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공항로 일대 곳곳에서는 차량들이 가다 서다를 하는 차량이 크게 눈에 띄었고, 혼잡상황이 연출됐다. 가뜩이나 화물청사 동측에서는 2개 차로를 완전히 막아놓고 도로 공사를 하면서 용문로에 공항 방면은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지하차도 동선에서는 차선 헷갈림으로 인한 혼선이 속출했다. 

특히 오일시장에서 제주공항 또는 용담 쪽으로 향하는 차량에서 혼선은 크게 나타났다. 지하차도 진입 입구에서 공항까지는 불과 50m 이내 거리에 있지만, 지하차도를 통해 화물청사 서쪽 교차로까지 직진을 한 후 다시 좌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하차도 진입 입구 쪽으로 운행을 하는 중에도 지하차도로 진입할 것인지, 지상차로를 이용할 것인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

공항 쪽으로 가려고 한다면 지하차도를 이용해 직진을 하면, 화물청사 서측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을 수있다. 이 경우 공항까지 약 1km 정도를 추가적으로 운행하는 셈이다.

반면, 공항으로 가려는 차량이 지상차로로 잘못 진입할 경우 공항으로 좌회전은 불가능하다. 

이 경우 화물청사 교차로에서 우회적을 하며 오라오거리를 거쳐 옛 해태동산으로 돌고 돌아 다시 공항으로 가야 한다. 공항 목적지를 불과 1분 거리, 50m를 앞두고 차선 진입 실수로 최소 10분 이상 수 km를 더 운행해야 하는 것이다.시행 첫날 현장에서는 이러한 혼선 사례가 유독 많았다. 지상 차로를 통해 운행하다가 기존 좌회전 허용지점이던 다호마을 입구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직진하는 렌터카 차량들도 많았다.

제주공항 지하차도 입구 지점.

민속오일시장에서 용담 방향으로 가려는 차량에서도 혼선이 나타나기는 마찬가지. 

이 경우 지하차도가 아닌 지상차로를 이용해야 하나, 용문로 방향 지하차도로 잘못 들어서는 차량도 많았다. 지하차도를 이용하면 우회전이 불가능한 신호대기 차로(공항방면 좌회전 전용)로 들어서게 된다. 

용담 방향을 목적지로 하는 차량이 지하차도로 잘못 들어설 경우 화물청사 서측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고 어쩔 수 없이 공항 방면으로 가야 한다. 이어 다호마을 교차로를 거쳐 오일시장 방면으로 한참을 운행하다가 두번째 교통 신호등 지점에서 유턴을 통해 다시 지하차도 옆 지상차로를 통해 용문로로 가야 한다. 

결국 변경된 교통체계는 차선 진입 실수 한번이 15분 이상, 수 km를 우회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운전자들의 혼선이 크다. 단속 경찰이 없을 경우 위험천만한 불법 차로 변경을 감행하는 차량들도 나타날 개연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 A씨는 이날 제주시청 인터넷신문고에 올린 긴급 글을 통해 "오일장에서 용담 방향으로 가는 차량들 중 공항으로 가는 차량들은 지하차도로 진입해야 하지만, 자꾸 진입을 안하고 우측 도로로 가다보니 그곳에서는 공항쪽으로 좌회전이 안되는데도 혼선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항지하차도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게이트형 철구조물에 큰 글씨로 '공항으로 가는 차량은 지하차도로 진입하시오'라고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제주공항 지하차도 입구 지점.
제주공항 지하차도 입구 지점.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주시 당국은 개통 직전까지 변경된 교통체계에 대해 적극적인 시민 홍보에 나서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혼선을 방조했다는 무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제주시는 임시개통을 이틀 앞둔 지난 14일 교통체계 변경 사항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이 "지하차도 개통으로 제주공항 인근 교통난의 해소를 기대된다"는 내용의 임시개통 일정을 서면으로 슬쩍 내밀었다가 '날림 예고'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김성철 제주시 도시건설국장은 변경된 교통체계에 대해 시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홍보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시민들에게도 지속적으로 홍보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홍보를 할만큼 했다"는 김 국장의 설명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달 여전 공사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변경되는 교통체계에 대해 잠깐 설명한 것이 전부다. 각 동선별 교통체계 변경사항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임시개통을 예고한 날까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제주시청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웹자보나 공지 코너 등에서 지하차도 임시 개통이나, 달라지는 교통체계에 대한 설명 내용은 전혀 없었다. 무책임하고 안이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제주시는 14일 오후 늦게 공지란을 통해 교통체계 변경 내용을 슬쩍 올렸다.
 
결국 이번 혼선은 변경된 교통체계가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최소한의 홍보조차 하지 않고 거드름만 피운 제주시당국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행정이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이날 화물청사 서측 교차로와 다호마을 입구 교차로에서는 불볕더위 속 자치경찰이 온종일 운전자들을 설득하며 교통 안내를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헤드라인제주>

16일 오후 용문로터리 인근까지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져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는 제주공항 방향 차로.
16일 오후 용문로터리 인근까지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져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는 제주공항 방향 차로.
16일 오후 용문로터리 인근까지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져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는 제주공항 방향 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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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23-08-17 15:11:51 | 14.***.***.188
제주공항 지하차도..축하합니다
제주공항주변 교통체증 110% 해결,기대한다
ㅡ네비만 믿고 운행은 금지하고..네비를 보완하라
ㅡ관재시설 해결 완료,,
ㅡ제주공항은 세계유일한 안전하고, 무사고 공항으로 발전기대한다

바보들 2023-08-17 14:43:12 | 223.***.***.186
교통체증으로 항공기 탑승못함
제주시청 상대로 피해보상 요구하겠음
광복절 연휴끝에 개통식 하는 바보들
아무생각없는 무능 시정.무능도정!!

한심 2023-08-17 09:16:05 | 118.***.***.45
시청 공무원들 자세가 안되어 먹었다
이런건 사전에 시민들에게 잘 홍보하고 괸광객 렌터카 위해 네비라도 해ㅜ놓고 해야지
이해가 안되네

코메디 2023-08-17 08:25:24 | 125.***.***.170
이 거리만 해도 차가 밀릴시 10분 허비한다 그랬는데 오영훈지사의 15분 도시는 한편의 코메디다..어리석기가

애초에 2023-08-16 23:23:09 | 223.***.***.214
지하차도가 아니라 인터체인지 방식의 고가다리를 만들었어야 했다.
교통량 증가하면 지하차도 때문에 교통지옥으로 변할 판이다.

2023-08-16 18:54:32 | 175.***.***.190
시청 공무원들 꼭 이런 대형 사고 칠줄 알았져
시민들에게 성의 다해 홍보해도 될까말까 한 일을 홍보도 전혀 안했더니 말 다 한거 아니냐
감사위원회 즉각 감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