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칼리오페 역사 잇기 창단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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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칼리오페 역사 잇기 창단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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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칼리오페는 이어져왔다. 새로운 창단을 하였다. 동문 구성원으로서 30년 이상 활동해 오다가 앞으로는 합창단 단원으로서 활동하고자 새로운 모습으로 새 둥지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새 창단’이라는 옷을 입었다. 
  
다시 모였다. 어제의 음악전령들이 다시 모인 것이다. 칼리오페가 1964년 등록을 하고 제주대학교 동아리로 활동할 시절에는 제주도내에 음악을 가르치는 대학의 학과는 없을 때였다. 칼리오페 회원들은 이동식 전축을 들고 산으로 바다로, 친구네 집으로, 교수님 댁으로 찾아다니면서 고전음악을 감상해오던 클래식의 전령들이었다. 그 어제의 음악전령들이 합창으로 발표를 이어오다가 하나의 소속을 만들었다. 사실 동문으로서 참여할 때는 몇 주년 기념 음악회 정도의 의미가 있을 때 연속성없이 연락을 취해서 꾸리곤 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주 연습하며, 정기연주회 형태로 공연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가 쉽지 않다. 칼리오페는 그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왔다. 쉽게 즐기기 위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였다. 음악감상과 합창, 연습시간에 진지한 토론, 선후배와 동료애, 청년시절의 추억공유와 장년으로의 연결, 그리고 그 행복과 만족감 공유, 수평적 의사결정체계 유지 등을 위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해왔다. 오늘 연주회는 이런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단원들이 불러서 즐겁고, 관중들도 익은 선율이어서 편한 노래들로 기획한 듯 하다. 팜플랫을 드리면서 곡을 소개할 때 받으시는 분들이 나이 고하 불문 대부분 아는 노래들이라고 했다. “영어로 써진 부분만 모르겠다”는 표현(웃음)이 있었다. 사실 영어로 표현된 부분은 김형관 동문이 이끄는 플륫과 재즈피아노 3중주를 위한 클래식 곡들 제목이었다. 단원들도 연습을 반복하면서 갈수록 하나되어 즐거워지는 느낌을 공유하게 되었다. 지휘자의 “아!!~~~ 좋은데요!”라는 표현에 단원들도 이구동성, 다른 톤과 버전으로 “좋은데요~~~~~!!!!”를 외친다.
  
이야기 보따리를 아무리 동여매도 풀릴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칼리오페를 지속시키는 또 하나의 매력이 된 듯 하다. 30년 40년 지기들이 모이니 보따리가 아무리 커도 다 챙길 수 없고, 챙긴다고 아무리 단단하게 동여매어도 풀릴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거기에 단원들이 대화와 소통의 격이 있다. 선배위치에 있는 기고 필자인 저는 흐뭇하게 관조할 따름이다.    
  
리허설 때에도 즐겁다. “이렇게 즐거운 리허설은 처음입니다!”라고 표현하는 후배들이 있다. 지휘자도 끝난 후 즐거웠다고, 지휘를 떠나 칼리오페 구성원인 것 자체가 자랑스럽다고 말씀하신다. 
  
음악하시는 분들이 신기해하시는 것 중 하나는 새로운 얼굴들인데 노래를 잘하신다는 것이다. 사실 30여년 전 젊을 때 활동하시던 단원들이 ‘합창생활 단절기간’을 보내고 다시 모인 것이었다.   

공연은 즐거움 자체였다. 행복함이 가득했다. 평가보다는 칭찬과 부러움이 앞섰다. 플륫을 중심으로 한 피아노 트리오는 활기차고 아기자기한 작은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만들어내었다. 기타로 정태춘의 ‘북한강에서’를 부른 최만제 동문은 어린, 젊은, 나이드신 모든 참석한 모든 분들의 아이돌이 되었다. 사회로 도와주신 황의선 아나운서가 무대 뒤에서 “저 동문님은 저분 보이스와 딱 맞는 노래를 잘 선정하셨다고!”표현하신다. 저도 임원진들에게 “기획 잘 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추억을 소환하는 데에 음악은 최고의 매개체라 할 수 있다. 합창단 활동하면서 공유했던 노래를 소환하면 그 때의 추억이 고스란히 뿌리채 뽑힐 수 밖에 없다. 1990년 탐라합창제, 전국합창제의 대상 수상까지 2023년으로 소환해내는 효과를 만들어내었다. 
  
지금까지도 즐거웠고, 앞으로도 즐거워야 할 일이다. 그래야 주변의 가족이, 주변의 동료들이, 주변의 관중인 제주도민들이 즐거워질 것이다. 디드로(Denis Diderot)가 예술가들에게 당부하는 즐겁게 하기 위한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당부에 아마츄어인 칼리오페도 지금처럼 꾸준하기를 희망해본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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