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원칙 없는' 인사 논란...'발탁추천제'도 빛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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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원칙 없는' 인사 논란...'발탁추천제'도 빛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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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인사 하마평 무성...국장 승진, 왜 전부 '직무대리'로?
과장급도 대거 '직무대리' 승진...발탁추천제, 시작부터 '무용론'
"발탁추천, 차라리 폐지해야...국장급 특정고교 포진, 오비이락?"

지난 12일 발표된 제주특별자치도의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 발령사항을 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공직 내부에서는 '원칙 없고 특징 없는 인사'라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기관(4급) 이상 승진 인사에 있어 원칙과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14일자로 이뤄진 이번 인사의 대상은 직급 승진자 95명을 포함해 총 548명 규모이다. 올해 1월 이뤄진 상반기 정기인사 때 1000명대 규모로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중폭 규모의 인사라 할 수 있다.

국장급 라인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공로연수 2명과 파견근무 1명 등 3명의 자리가 비게 되면서, 이를 메우는 형태의 승진인사만 이뤄졌다. 다른 국장급은 모두 유임됐다.

국장급 승진인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승진자 3명이 모두 서기관(4급)에서 직무대리 발령을 했다는 점이다. 직급 승진자는 없고, 소위 '꼬리표'를 단 직무대리 발령이 이뤄졌다.

교통항공국장 직무대리에는 강석찬, 공공정책연수원장 직무대리에는 류일순, 세계유산본부장 직무대리에는 김희찬 서기관이 각각 임명됐다. 

이중 류일순 서기관의 발탁은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 결과 국장급에서 여성공직자 '제로(0)'라는 머쓱한 결과가 나온 점이 상당부분 감안된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인사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능력있는 여성공직자를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발탁 이유에 대해 별도 언급하지 않았다. 현행 인사규정 상 5급에서 4급은 4년, 4급에서 3급(부이사관) 승진은 최소 3년이 경과해야 한다. 

승진연한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탁이 이뤄졌다면, 타당한 사유가 제시돼야 하나 이번에는 그 어떤 설명도 없었다. 상반기 정기인사 때 직무대리로 직위 승진한 2명에 대해 "업무성과에 따른 발탁"이라고 밝혔던 것과 대조적이다. 

공직내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원칙없는 인사에 멘탈 붕괴"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서기관 인사에서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직급 승진자는 총 11명인데, 이 중 1명은 이번 인사에서 처음 적용된 '발탁 추천제'에 따른 승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탁추천제에 의해 1명을 선발했다고 밝히면서도, 승진연한이 도래하지 않은 사무관에서 8명을 과장급 직무대리로 직위승진 발령했다. 엄격한 평정기준 보다는 임의적 발탁으로 볼 수 있는 직무대리 직위승진이 대거 이뤄지면서 '발탁 추천제'는 더욱 무색해졌다.

제주도는 이번 인사에서 4~5급 직렬별 승진인원에서 20% 범위 내에서는 성과 창출 공직자를 발탁해 승진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승진후보자 승진배수 범위 내 업무성과가 탁월한 직원을 대상으로 실·국장으로 구성된 발탁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4급 1명, 5급 3명을 발탁 승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성을 확보할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되면서 오히려 불공정 및 편파성 논란은 더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추천하는 과정에서 실.국장의 주관적 판단이 강하게 개입될 수밖에 없는데다, 현행 '근무성적평정' 결과와 혼선이 초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무성적평정도 실.국장이 부서 직원에 대한 업무성과를 평가해 하는 것임에도, 발탁 추천제에서도 '업무 성과'를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현행 근무성적 평정기준의 '업무성과'는 뭔가 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정기적으로 근무평가를 하는 실.국장이, 이와 별개로 발탁추천을 하는 것 또한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속직원에 대한 근평을 통해 순위를 정해놓고도, 별도로 발탁추천을 하는 모순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인사를 계기로 해 발탁추천제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 "발탁추천제, 지금과 같이 한다면 차라리 폐지해야"

임기범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장은 13일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이번 정기인사는 그야말로 특징도 없고, 원칙도 없는 인사 그 자체여서 논평할 가치도 못 느낀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국장급 승진인사만 보더라도, 3년의 승진연한이 경과한 공직자가 분명 존재하는데, 연한이 되지 않은 공직자들을 나란히 직무대리로 발령했다"면서 "그렇다면 왜 그렇게 한 것인지, 어떤 원칙과 기준을 적용한 것인지 설명해야 할 것이나 그렇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또 "하위직에서는 1년만에 이 부서 저 부서 옮겨다니는 전보발령으로 불만이 많다"면서 "하위직 공무원의 경우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하는데, 어떤 원칙도 없이 1년만다 옮겨다니도록 하면서 오히려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탁추천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사무관 승진심사 결과가 나온 후 발탁추천제의 문제를 지적한바 있는데, 당초 취지와는 무관하게 특정인을 승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감출수가 없다"면서 "정확한 기준을 만들지 않고 지금과 같이 시행할 것이라면,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 "특정고교 출신 대거 포진...과거에도 볼 수 없었던 풍경"

민선 8기 도정 출범 후 국장급에 특정고교 출신 공직자들이 대거 포진되고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임 본부장은 "물론 오비이락일 수 있는데, 현재 국장급 구성 현황을 보면, 이번 직위승진자 중 2명은 산남지역 특정고교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포함하면 국장급에서 특정고교 출신이나 특정지역 출신들이 많은데, 과거에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고교 뿐만 아니라, 산남지역, 그리고 이런 저런 인맥으로 얽혀지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번 인사를 지켜보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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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고교?ㅎ 2023-07-13 14:37:37 | 203.***.***.236
특정고교 출신??? 제주도 만큼 고등학교 출신 따지는 곳도 없을 거다...ㅉㅉ
매번 어디 출신이냐, 누구 아냐 호구 조사 당할 때마다, 정말 폐쇄적이고 답 없는 지역이라 생각한다.
특정고교, 특정지역 출신...ㅋㅋㅋ 참.... 기가 찬다.

오비이락 아니여 2023-07-13 12:12:49 | 112.***.***.181
S고 출신 몇명인지 제대로 세보라. 5명은 넘을거여.
발탁추천제 뭐하러 하는가? 걍 직무대리 발탁으로 갈음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