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通: 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 기획전, 15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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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 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 기획전, 15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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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문화공원-갤러니 누보, 백남준의 예술세계 샤머니즘 통해 재조명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의 창안자, 작곡가, 아방가르드 행위예술가 고(故) 백남준(1932~2006년)의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획전이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돌문화공원은 갤러리 누보(대표 송정희)와 함께 오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通: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 제목의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샤머니즘과 접목한 기획전이다. 굿을 모든 예술의 원초적 뿌리로 여겼던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제주에서 굿과 접목해 재조명한 것으로 제주에서 처음 선보이는 백남준 기획전인 셈이다. 

신기 넘치던 ‘전자무당’백남준. 그는 “신화를 파는 것이 나의 예술”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화와 샤머니즘을 뿌리에 두고 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한 자칭 ‘굿쟁이’ 예술가였다. 이런 그를 두고 굿의 현대화, 예술화를 선두적으로 실험한 예술가로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백남준 기획전은 전시가 개최되는 제주돌문화공원의 공간적 상징성도 크다. 백남준의 예술세계가 1만 8천 신들의 섬이라고 알려진 제주에서, 그것도 신화와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으로 알려진 제주돌문화공원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를 주최, 주관하는 제주돌문화공원 측에서는“샤머니즘의 예술적 승화를 실현한 백남준의 예술을 설문대할망 신화를 품은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라며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의 비디오 조각, 회화, 판화, 최초로 공개되는 영상 등이 선보인다. 백남준의 굿 퍼포먼스를 기록한 최재영 사진가의 사진 작품 30여 점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1990년 백남준이 서울에서 그의 친구였던 요셉 보이스를 위해 펼쳤던 추모굿을 기록한 사진들이다. 

백남준의 굿 퍼포먼스 사진, 오방색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백남준의 비디오 조각 작품과 평면 회화 작품 등이 제주 굿판의 종이예술로 불리는 기메와 동자석 등을 배경으로 화려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전남도립미술관, 백남준문화재단, 백남준의 손으로 알려진 테크니션 이정성 아트마스타 대표 등의 협력으로 성사됐다. 

전시 주제인 ‘통(通)’은 백남준의 예술과 굿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 갤러리 누보 송정희 대표는 “소통과 공감이 절실한 현대 사회에서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죽은 자와 산 자가 통하며, 일상과 신성이 만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한 전시”라고 이번 전시의 의미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통’을 큰 주제로 다섯 가지 ‘신통’(神通,  身通, 信通, 伸通, 新通)으로 꾸몄다. 이 5가지 신통으로 백남준이 제주 심방과 풀어내는 다섯 거리 굿판을 짠 것이다.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전시글에서 “소리와 형태가 비벼진 비디오아트의 창안자 백남준의 굿판이 제주에서 재현된다는 사실”이라며 “상당히 신선하고 충격적인 시도”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근대화의 궤적에서 미신으로 추방되던 신앙이 무속이라는 전통문화로 탈바꿈되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에너지원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오는 15일 개막식 행사로 백남준을 오마주하는 제주 굿 퍼포먼스 ‘붓시왕맞이’(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가 펼쳐진다. 

전시장에서는 백남준이 작곡한 음악을 라이브(김미나 피아니스트)로 연주한다. 참석자들은 굿판에 함께 하며 소원 한가지씩을 종이에 담아 소원지를 작성해서 심방(샤먼)에게 전할 수도 있다. 개막식 자체를 하나의 굿 퍼포먼스로 연출하겠다는 의도다. 

전시 기간 동안 백남준과 굿을 좀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백남준의 음악과 연계된 토크콘서트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8월 31일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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