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금심의가 단시간동안 수백건에 대해 비공개로 이뤄지면서, 제주도 예산부서가 사업의 가.부 등을 정해놓고 심사위원들은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정은 의원(대천.중문.예래동)은 "보조금 심의위원회가,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예산 부서의 거수기 역할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임 의원은 "지난 2월14일과 16일 제주도 보조금심의위원회 3분과가 심의를 했는데, 763건을 8시간 동안 평가했다"며 "이것이 과연 평가가 되느냐"라고 꼬집었다.

이는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1시간 동안 약 95건, 1분당 1.5건을 심의한 셈이다.

이에 대해 양순철 제주도 예산담당관은 "위원회에는 사전에 자료를 배포해서 검토해 왔다"며 "분과위원회에서 개최가 되면 서로 의견을 조율을 하면서 적정성을 판단을 하고 있고 다만 보조 사업이 많다 보니까 건수가 굉장히 많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양 담당관은 "지난해 본예산 편성 기간의 경우 심의 기간을 4일에서 6일로 늘렸고, 재심사 기간도 부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자료를 미리 배포했다고 하지만, 예산담당관실이 자체적으로 분류해 놓고, '이 사업은 적정, 다른 사업은 부결'로 해서, 보조금 심의위원회가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예산 부서의 거수기 역할밖에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부적정, 조건부, 적정' 이렇게 몇 글자로 결과를 내고 심의가 끝나버리게 되면, 보조금이 필요한 단체라든가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절박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사업자를 출석시켜 사업의 필요성 등을 심의위원회에 설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양 담당관은 "보조금 심의위원회라는 건 행정에서 이 보조금을 교부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가 이것에 대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에 제기된 문제점들을 많이 보완하고, 말씀하신 보조사업자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통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양홍식 의원(비례대표)도 이날 질의에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를 보면 회의록을 작성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돼 있다"며 "그런데 보조금 관리 조례를 보면 회의록을 작성해 갖추도록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보조금 심의위원회도 정확하게 회의록을 작성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보조금 관리 조례도 개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보조금 심의위원회 전체회의 회의록은 지금 기록해서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분과위원회는 별도로 작성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김 부지사는 "분과위원회 회의 결과를 전체 회의에 보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분과위원회 결정의 주된 사유들은 전체회의에 보고가 돼서 기록으로 남고 있다"며 "공개 여부는 검토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