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서 한 중학생이 주운 지갑에 있던 항공권을 이용해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활주로로 향하던 항공기가 되돌아오는 '램프리턴' 소동이 벌어졌다.

제주공항경찰대는 중학생 A군(14)을 항공보안법 위반 및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22일 오후 1시 40분께 제주국제공항 3층 대합실에서 주운 B씨(33)의 지갑에 들어있는 항공권을 이용해 에어부산 김포행 항공기에 탑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비행기 탑승하자 마자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승무원이 항공기 출입문을 닫고 승객들의 좌석체크 과정에서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가 들통났다.

공교롭게도 이 비행기는 만석이었고, 지갑을 잃어버린 B씨는 항공권을 다시 발급받아 이 비행기를 타면서 A군의 좌석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3시 김포로 출발할 에어부산의 이 비행기는 A군이 적발되면서 출발 직전 항공기를 다시 탑승장으로 돌리는 램프리턴을 했다.

당시 비행기에는 승객 195명이 타고 있었으며, 출발 예정시간 보다 1시간 넘게 지연된 오후 4시 26분께 김포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경찰대는 A군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절도 혐의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분실된 항공권이 재발급되면서 초과 탑승자가 발생했는데도 탑승수속 과정에서 분실 항공권 소지자가 통제되지 않은 이번 사건은 항공기 안전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신분증과 항공권을 확인하는데 그 과정에서 놓친 것 같다"면서 "경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고, 내부적으로 대책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김재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