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논란 학교 인조잔디..."더 이상 시설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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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성 논란 학교 인조잔디..."더 이상 시설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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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인조잔디 정책토론회, 교육청 결국 '포기선언'
오래된 인조잔디 '연차적 교체'...道-교육청 예산부담은 '눈치'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앞으로 인조잔디 시설사업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포기 선언'을 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교육발전연구회(대표 이석문 의원)는 15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학교인조잔디운동장 관리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교육발전연구회(대표 이석문 의원)가 주최한 '학교인조잔디운동장 관리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제주교육발전연구회(대표 이석문 의원)가 주최한 '학교인조잔디운동장 관리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제주교육발전연구회(대표 이석문 의원)가 주최한 '학교인조잔디운동장 관리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이 자리에서 토론자로 나선 강위인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은 학교운동장의 '인조잔디' 시설을 앞으로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국장은 "인조잔디 유해성 논란이 많은데, 엄청난 비용투자를 하면서도 오히려 아이들의 건강권을 해치는 것은 안된다는 판단아래 앞으로는 이 정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학교에 축구부 등이 있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인조잔디를 선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선 학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청의 입장 표명 속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많은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조잔디로 돼 있는 학교 운동장을 조속히 교체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들은 최근 이석문 의원이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검사한 동광초등학교 인조잔디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며 인조잔디의 전면적 교체를 요구했다.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송창윤 동광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은 "내구연한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는 인조잔디 운동장 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교육청이나 도청에서 이의 교체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학부모들이 요구할 때마다 교육청과 도청은 서로 협의해서 한다고 해왔지만 지금까지도 협의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두 기관이 하루속히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송 회장은 또 "교육청에서 인조잔디 운동을 새롭게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제, "꼭 동광초등학교가 아니더라도 우선순위계획을 세워서 교체계획을 세워서 빨리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청에서도 기본적으로 '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공통적으로 기본현황 및 실태 파악 후 '우선 순위'에 따라 연차적으로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위인 국장은 "교육재정상 연차계획을 세워서 내년에 1개교를 시작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연차적으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며 "한꺼번에 교체를 하지 못함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동광초등학교는 인조잔디는 2008년 시설된 것인데, 그 때까지 19개 학교가 이미 인조잔디가 조성돼 있었다"면서 "어느 학교부터 할 것인지, 또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내구연한 8년이 도래한 학교를 우선으로 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승수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이석문 의원이 당장 내년 예산에 이의 교체예산을 반영해야 할 것 아니냐는 주문에, "당장에 예산을 반영하기는 어렵고, 전체적으로 인조잔디 실태조사를 먼저 한 후 기본적 수요를 파악해 계획을 세워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청과 제주도청의 이러한 기본적 인식 속에서는 '예산 부담' 부분은 서로 눈치보기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연차적 교체쪽으로 가닥은 잡았으나, 앞으로 두 기관 사이 '예산 분담' 문제가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임춘근 전 충남 교육의원은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면서 인조잔디를 시설해 놓고 지금 여러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전제,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도 방법인데,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을 돌려줬으면 좋겠다"며 인조잔디 사업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갈 것을 우회적으로 역설했다.

토론회를 진행한 이석문 의원은 "현재 제주도내에 5년 이상된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는 학교가 28개교에 이른다"며 "게다가 운동장 예산 주체가 제주도청, 교육청, 국민체육공단 등으로 나뉘어져 관리와 책임 소재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모든 논란을 뒤로하고, 최우선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너나 할 것없이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늘 인조잔디 사업 추진 포기나, 연차적 교체계획은 진일보한 성과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앞으로 도청과 교육청 두 기관이 예산문제에 있어서도 조속히 협의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중간중간에는 인조잔디 문제에 있어 잔뜩 화가 난 학부모들의 '교체 요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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