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사라진 도로..."내 차선이 대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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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사라진 도로..."내 차선이 대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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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포장공사 지연에 차선없는 도로 5일째 방치
"안전조치라도 제대로 해라!"...시민들 불만 폭주

낡은 도로정비를 위해 포장공사가 이뤄졌으나 궂은 날씨로 인해 공사가 지연돼 일주일 가까이 차선이 없는 도로가 방치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시 사라봉 오거리에서 화북방면 도로인 동문로. 왕복 6차선에 넓은 도로인데다 제한속도도 시속 70km이하인 곳으로 평소에 많은 차량이 빠른속도로 달리는 도로이다.

현재 사라봉 오거리 구조변경 공사와 함께 낡은 도로에 대한 재포장공사가 이뤄지면서 사라봉 오거리부터 제주LPG충전소 앞 삼거리까지 약 550m 구간에 중앙선을 포함한 모든 차선이 사라진 상태이다.

제주시 사라봉 오거리에서 화북방면 도로. 포장공사로 인해 모든 차선이 사라진 곳을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차선이 사라진 제주시 사라봉 오거리에서 화북방면 도로. <헤드라인제주>
그나마 낮시간대에는 도로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경계로 차선구분이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밤이 된다면 이런 구분선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된다.

또 제주LPG충전소 앞 100m 구간에는 1m 간격으로 촘촘하게 형광테이프를 붙여 중앙선을 구분하고 있으나 이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의 경우 5m 간격으로 듬성듬성 형광테이프를 붙여놓았다.

형광테이프가 듬성듬성 붙어있는 곳은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를 지나 내리막 도로가 이어지는 구간으로 차량들이 속도를 내기 때문에 듬성듬성 붙어있는 형광테이프로는 중앙선 확인이 어렵다.

23일 오전 취재진이 직접 방문한 동문로. 일반 승용차를 비롯해 짐을 싣은 대형 트레일러 차량까지 많은 차량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다행히 해가 떠있는 시간대이다 보니 직진도로에서는 차량들이 주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듯 했다. 하지만 문제는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 구간에서 나타났다.

도로포장 구간 중간쯤 위치한 사라봉 버스정류소 앞 삼거리. 이 곳에는 사라봉 회관 방면에서 동문로로 진입하는 차선이 있어 신호등이 설치돼 있으나 도로표면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이렇다 보니 사라봉 오거리나 화북 방면에서 직진하는 차량들은 신호에 따라 차량을 멈추는 과정에서 교차로 중간까지 들어와 차량을 세우는 경우도 있었고, 신호등 신호에 따라 사라봉 회관 방면에서 동문로로 진입하는 차량과 사라봉 오거리 방면에서 직진하는 차량이 교차로에 동시에 진입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자칫했으면 접촉사고가 발생할 뻔 했으나 다행히 도로 폭이 넓은 곳이다 보니 차량들이 재빠르게 피하면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삼거리에는 2개의 보행신호가 있으나 도로에 횡단보도 표시가 없다보니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이 신호를 받고 정차한 차량 사이로 길을 건너고 있었다.

차로 구분을 위해 형광테이프를 이용해 중앙선을 표시했다. <헤드라인제주>
사라봉 버스정류소 앞 삼거리. 신호등은 있지만 도로에 어떠한 표시도 없어 차량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 속 차량의 경우 신호등 표시에 따라 차량을 세우기는 했으나 교차로 중간까지 진입한 상태로 멈춰섰다. <헤드라인제주>
사라봉 버스정류장 앞 삼거리. 도로에 아무런 표시도 없다보니 사라봉회관 방면에서 동문로로 들어서는 차량과 직진차량이 동시에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아무런 표시도 없는 도로...사고나면 누가 책임질꺼냐!"

이같은 상황에서 인근주민들은 행정의 미흡한 조치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 씨는 "얼마 전 도로공사를 하는 것 같더니 아직까지 차선이 없는 상태"라면서 "중앙선에는 형광테이프를 붙여놓기는 했지만 야간에 비까지 올 경우 전혀 보이지 않는다. 특히 횡단보도 표시가 전혀 없다보니 길을 건널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공사를 했다면 빨리 마무리를 하던지, 그게 어렵다면 충분한 안전조치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만약 여기서 사고라도 발생하면 책임은 누가 질꺼냐"고 성토했다.

택시기사 강모 씨(52) 역시 차량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빠른시일내 공사를 마무리 해 줄 것을 호소했다.

강씨는 "차선이 없다 보니까 운전을 하는데 조심하게 된다"면서 "낮에는 도로포장을 하면서 그어진 선 때문에 어느정도 차선이 구분되지만 밤에는 전혀 보이지 않다 보니 가급적 야간에는 이쪽으로 오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 제주시 "궂은 날씨에 공사지연...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것"

이같은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 제주시는 공사지연에 따른 안전조치가 미흡했음을 인정하면서 최대한 빠른시일 내 도로포장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는 "해당 공사는 사라봉 오거리의 구조변경과 함께 낡은 동문로 도로의 재포장공사로 당초 지난 16일 시작해 19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폭설과 비날씨로 인해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조치와 관련해서는 "중앙선 표시 등을 위해 붙이는 형광테이프의 경우 간격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속도가 빨라지는 내리막 구간에 듬성듬성 붙여진 것과 횡단보도 및 교차로 표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안전조치가 미흡했다. 즉각 현장확인을 통해 보완조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 비가 그쳤는데 내일까지만 비가 오지 않는다면 바로 공사를 시행할 수 있다. 최대한 빠른시일 내 공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구조변경 공사가 진행 중인 사라봉 오거리. 여기는 횡단보도 표시를 위해 형광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공사구간에서 유일하게 도로공사 중임을 알리는 표지판.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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