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사학의 굴욕?...브랭섬홀 어쩌다 '4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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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사학의 굴욕?...브랭섬홀 어쩌다 '4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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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심의위 4차례 심의 보류..."재정운영 계획 보완 필요"
내년 입학률 70% 가정해 재정계획 수립, "70% 입학하겠나?"

내년 9월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서는 사립국제학교인 브랭섬 홀 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지난 9월 문을 연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 제주(NLCS-Jeju)에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두 번째로 세우는 학교로, 교육계의 관심이 높다.

그런데 개교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브랭섬 홀의 설립계획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로부터 벌써 네 차례나 퇴짜를 맞은 것. 지난 7월과 8월 세 차례에 이어 최근에는 지난달 25일 설립계획이 심의 보류됐다.

개교를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설립계획 승인이 잇따라 불발되면서, 개교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브랭섬 홀 아시아는 어떤 학교이고, 어떤 점이 설립계획 승인의 발목을 잡았을까.

브랭섬 홀 아시아는 JDC의 자회사 주식회사 해울이 브랭섬 홀 캐나다 본교와 MOU를 맺고 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서는 사립 국제학교다.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전과정에 국제 표준 교과 과정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캐나다 본교 브랭섬 홀에서 110년에 걸쳐 검증된 교육 이념과 시스템을 제주에도 똑같이 도입하게 된다.

앞서 개교한 NLCS제주, 공립국제학교인 한국국제학교(KIS)와는 다르게 '여학생'으로만 60학급에 1208명이 모집된다.

전 교생을 여학생으로만 채우는 바로 이 부분이 설립계획 승인에 있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달 설립계획을 심의 보류하면서, "재정운영 계획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밝혔다.

어떠한 부분이 쟁점인지, 미비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런데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 소속 위원에 따르면, (주)해울 측은 내년 신입생 수를 전체의 '70%'로 정해 재정운영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에 정원의 70%가 넘게 입학할 것으로 보고 그에 따른 운영비, 로열티 등 재정운영 계획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의위원회 위원들은 이같은 계획에 고개를 저었다. 최근 NLCS 제주의 사례와 비교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NLCS 제주의 사례를 보면, NLCS 제주는 올해 772명을 정원으로 해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실제 모집 결과 정원의 55%인 434명만이 선발됐다.

이에따라 나머지 신입생 45% 만큼의 학비를 걷지 못해, 개교 첫해에만 110억원 정도의 재정 손실을 JDC에 가져왔다는 지적이 일었다.

JDC의 재정 손실은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낳게 되고, 향후 다른 국제학교 유치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브랭섬 홀 아시아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 특히나 여학생만으로 신입생을 채우는 학교에 입학률 '70%'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심의위원회 소속 모 위원은 "NLCS 제주의 신입생이 겨우 50%를 넘겼는데, 브랭섬 홀 아시아가 여학생만으로 70%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70% 기준에 맞춘 재정운영 계획에 따라 학교를 개교했다가 학생수가 모자랄 경우 막대한 재정손실을 입고 학교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따라서 재정운영 계획이 대폭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해울 측에서는 NLCS 제주나 브랭섬 홀 아시아의 재정 손실을 JDC가 책임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JDC의 재정 손실은 결국 첨단과학기술단지 등 다른 사업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계획이 통과되지 않은 이유는 신입생 입학률 70%에 따른 재정운영 계획 수립 말고도 몇가지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주도교육청은 이달 중순께 제5차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브랭섬 홀 아시아의 설립계획을 심의할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언제까지 통과시켜야 한다는 기한은 없으나, 이달 내로는 완료할 계획"이라며 현재 (주)해울 측에 자료보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많은 우려와 기대를 안고 있는 브랭섬 홀 아시아가 과연 교육청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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