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아파트 고분양가, "더는 못 참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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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아파트 고분양가, "더는 못 참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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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뿔난 시민들' 아파트 분양가 심의결과 공개 촉구
다른 지역 비교 분양가 '뻥튀기' 논란...시민사회 '한 목소리'

제주시 아라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서는 현대 아이파크(I`PARK)의 분양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 공공주택 아파트의 분양가가 치솟는 와중에, 다음달 중순께 결정되는 아이파크의 분양가가 제주 부동산 시장의 현 실태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제주 아라 아이파크의 분양가를 3.3㎡당 790만원으로 제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771만원으로 분양가를 재산정, 제주시에 심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분양가 심의위원회가 내달 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아라 아이파크가 브랜드파워나 입지조건 등을 내세우면서, 종전 최고 분양가인 KCC 스위첸아파트의 3.3㎡당 719만원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건설사측이 제시한 771만원이라는 분양가도 터무니 없이 높은 금액이고, 제주지역 아파트의 고분양가 현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 거세진 것이다.

# 분양가 논란...어디서 시작됐나?

아파트의 고분양가 논란은 최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의 개발이 줄을 이으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3.3㎡당 600만원대였던 제주도내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2009년 분양이 이뤄진 이도지구 한일베라체가 균형을 무너뜨렸다. 당시 산정된 평균분양가는 3.3㎡당 702만원.

이어 지난해 10월께 전 세대 분양을 마감한 아라지구 KCC 스위첸 아파트는 3.3㎡당 719만원을 기록하며 최고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건설사들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아파트를 건설하다보니 원자재 값이 비쌌고, 제주의 지반이 암반으로 돼있어 토목공사를 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며 높은 분양가의 이유를 설명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는 현대 아이파크도 이들의 설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또 다시 최고가 기록이 경신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분양가 심의위원회가 최종 분양가를 깎을 것을 감안해 일부러 높게 '배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심의위의 특성상 당연히 분양가를 낮출 것이기에 깎이는 금액까지 사전에 계산해두고 분양가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도 한일베라체와 아라 KCC스위첸도 한번씩 거쳐간 과정이다.

# "부풀려진 건설비...다른 지역 비교해보라"

건설비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아라지구에 들어서는 현대 아이파크의 건설비가 수원시에 지어진 삼성 래미안보다 비싸게 책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수원시 공고 제2011-292호인 감리자모집공고 자료에 따르면 총 세대수가 963세대인 래미안의 건축비는 2176억원이다. 제주시 공고 제2011-1384호에는 614세대인 아라 아이파크의 건축비가 1432억원으로 매겨졌다.

이를 세대별 건축비로 환산하면 아라 아이파크의 건축비가 수원 래미안보다 약 739만원정도 더 비싼 상황이다.

물론 분양가는 수원시 래미안이 월등히 높다. 36평(121㎡) 기준으로 1세대당 평균 분양가는 5억400만원가량이고 아라 아이파크는 약 2억7900만원선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짓기 위한 땅을 마련하기 위해 들인 '대지비'를 적용했을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원시 래미안이 들어서기 위해 지불한 대지비는 2678억원이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땅값이 높다보니 총 사업비의 55%를 토지를 사들이는데 투자했다.

반면 공공택지로 매각된 아라 아이프카 부지의 대지비는 284억원에 그쳤다. 총 사업비의 16.52%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결국 일부러 건축비를 높게 책정해 분양가를 부풀리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은 이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다.

# 뿔난 시민들 "의혹 풀기 위해서라도 분양심사결과 공개하라"

이에 시민들은 다른 지역의 사례를 들며 제주지역의 부풀려진 고분양가를 지적했다.

제주시민 오모씨는 "최근 제주시내 고급아파트 분양을 두고 추측성 소문이 많다"며 "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 비율이 낮은데다가 점점 수요가 몰리니 도민을 쉽게보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제주도는 이러한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분양가 심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현재 충남 세종시나 경남 김해시 같은 경우 분양가 공개도 다 이뤄졌고, 전반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아파트 분양가가 5~6년전으로 회귀하고 있는데, 왜 제주의 분양가는 이렇게 비싼 것이냐"고 캐물었다.

실제로, 충남 세종시에 들어선 푸르지오 아파트 등은 모두 행정의 요구로 시민들에게 분양가가 공개됐다.

지난 6월 부산에 들어선 한 민간아파트도 분양가를 공개했고, 이달 15일 전북 도건설교통국은 시민과 시만단체 등의 여론을 수렴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토론회를 갖기로 약속했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 대한 전국적인 변화를 감지한 제주시민들은 현재 조직적인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파크 입주자협의회 까페를 만들어 관련 내용들을 수합하고 있으며,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해 청원 운동도 벌이고 있다. 지역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이 서명운동에는 약 300여명이 참여했다.

#"제주 아파트 분양가, 전국 평균보다 5배 높은 상승폭"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시민들의 주장을 거들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참여환경연대(공동대표 대효.허진영.최현)는 31일 별도의 성명을 내고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분양가 심의위를 전면 개편하라"고 촉구했다.

참여환경연대는 "최근 몇 년 사이 제주지역의 아파트 분양가 평균이 전국 평균보다 다섯 배에 가까울 만큼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매우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사이트의 건설경기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2분기까지 3.3㎡당 2418만원이었으나, 이달에는 1495만원까지 떨어졌다.

경기지역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2분기 3.3㎡당 1182만원에서 이달 932만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환경연대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하루가 다르게 요원해지는 것은 막대한 혈세를 들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막상 그 사업의 목표인 주택공급 정책에 있어 시장논리를 따라가기에 급급한 행정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시를 비롯한 행정이 신규분양아파트마다 반복되는 고분양가 논란을 지금까지처럼 좌시한다면, '주택공급정책'이 아닌 '건설업자 혈세 퍼주기 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라 아이파크에 대한 제주도의 분양가 심사는 내달 둘째주쯤 예정돼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최근 택지개발공사가 한창인 노형2지구에서 현대 아이파크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3.3㎡당 분양가 1000만원 시대가 다가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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