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일자리박람회..."선택폭 너무 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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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한' 일자리박람회..."선택폭 너무 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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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자리박람회' 구직자와 구인기업의 '미스매치'
구직자 "기업선택 여지 없네"...기업 "아쉬운 건 마찬가지"

어느새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굳어진 '실업문제'. 지난 9월을 기준으로 약 5000여명의 실업자수를 기록한 제주지역도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불거진 '미스매치'문제로 더 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 좋은 조건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요구를 지역 업체들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는 28일 오후 1시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2011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박람회는 15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제주도내 60개, 도외 30개, 간접 참여 30개 등 총 120여개의 구인업체가 참여했다. 지난해에 비해 참여업체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그런데, 현장의 참가자들과 참가기업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행사를 통해 취직기회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실속없는 행사를 지적하며 개선의 여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28일 제주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1 일자리박람회'. <헤드라인제주>
면접을 보고있는 구직자들. <헤드라인제주>
28일 제주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1 일자리박람회'. <헤드라인제주>

# 다양한 프로그램..."이런 기회가 있는것은 바람직하죠"

박람회는 '도외기업', '희망드림존', '물산업존', '관광레져기업존', 'IT.BT기업존', '굳잡기업존' 등 6개로 구분돼 각각 파트에 맞는 기업이 자리했다.

박람회장 입구에는 정보검색대와 이력서 거치대, 사진관 등이 마련돼 면접준비 절차를 도왔고, 한 부스에서는 면접을 보는 방법 등에 대한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체육관 실내에는 세미나관이 별도로 마련돼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취업특강이 열렸다.

취업특강에서 하석호 강사는 '관상학으로 본 직업관'이라는 주제로, 주재호 제일모직 디자이너는 '매너로 승부하라'를 주제로 두고 취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언했다.

체육관 실외에는 취업정보관과 취업컨설팅관, 체험.이벤트관 등이 마련돼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유도했다.

특히 지난해 일자리박람회는 서귀포시에서 열리면서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아 올해는 좀 더 많은 참가자를 유도하기 위해 제주시에 박람회장을 마련했다.

이날 자신이 평소 원하던 직종의 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한 현경택씨(21)는 "면접을 처음 본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면접관의 반응이 좋았다"며 "박람회를 통해서라도 기회를 잡게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곧 졸업 예정중인 채상원씨(25)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주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잘 못으끼는데,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평했다.

구인업체로 참여한 교보증권 노진경 인사팀 차장은 "나름 준비를 해온 구직자들도 있어 만족스럽다"며 "내부검토를 통해 취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좁은 선택의 폭..."취직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반면, 일부 참가자들은 박람회가 다소 실속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참여업체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하고, 직접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대학교 학생인 K씨(26)는 "평소 관심이 있는 기업이 있어서 지원을 했는데, 그외 기업들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서귀포시에서 하는 일자리 박람회도 갔었는데, 그때 봤던 기업과 별로 다른곳이 없는것 같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은 구인.구직 게시판에도 올라와 있는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주대 학생 K씨(24)는 "여러 군데의 면접을 보기는 했는데, 모두 2차 면접을 봐야하거나 인턴직원을 뽑는 것이더라"며 "직접적인 취업으로 이어질 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장에서 채용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2차면접을 봐야 하는 기업이 많았고, 정식으로 채용되기 위해서는 4개월의 인턴과정을 거쳐야한다고 권하는 기업도 있었다.

이중 한 기업 관계자는 "얼마전 30명의 인턴직원을 뽑았기 때문에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인력을 채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미리 참가기업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굳이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도 어쩔수 없이 참가했다는 것이다.

'2011 일자리박람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취업특강. <헤드라인제주>
28일 제주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1 일자리박람회'. <헤드라인제주>

# 참가기업의 아쉬움..."홍보가 덜 된것 같아요"

자리한 기업들도 아쉬운 점을 털어놨다.

제주도외 B기업의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 참여할지 제대로 광고가 안 된것인지, 면접을 보러오는 학생들이 사전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하지 못한 구인자들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라며 "충분히 홍보가 됐다면 평소 관심이 있던 구직자들도 더 찾아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지역의 H기업은 "18명이 면접을 보러 왔는데 거의 대부분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도장을 받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는 실업급여의 경우 실업자가 구직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면접을 봤다는 확인도장을 받아야 한다. 결국, 취업을 원하지도 않는 이들이 대충 면접을 보고 도장을 받아간다는 것이다.

또 H기업 관계자는 "50세 넘은 구직자들이 찾아오고는 했는데, 나이가 많으니 안되겠다며 돌려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따로 실버코너를 만드는 방안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기업 관계자는 "굳이 오지 않아도 될 고등학생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단체로 동원돼 박람회장을 메운 고등학생들이 행사의 본 취지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날 면접을 보거나 취직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는 고등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일자리박람회. 여러가지 지적된 문제점을 극복하고 얼마만큼의 일자리가 창출될지 앞으로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8일 제주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1 일자리박람회'. <헤드라인제주>
28일 제주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1 일자리박람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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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2011-10-28 19:08:45 | 112.***.***.57
저도 다녀왔는데 홍보가 덜 됐다라는생각이 들더라구요 .. 선택의 폭이 좁았다는 점이 정말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