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반대 밤샘농성장 '충돌'...3명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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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반대 밤샘농성장 '충돌'...3명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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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반대 밤샘농성에 제주시 '농성장' 강제철거
격렬한 몸싸움...3명 경찰에 연행...부상자도 속출

제주시 소속 공무원들이 농성장을 철거하려 하자 농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소속 공무원들이 농성장을 철거하려 하자 농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공무원들의 철거에 농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김장택 의장이 제주시 공무원들의 철거에 거세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속보=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안 처리가 임박한 가운데, 제주에서도 농민들이 25일 비준안을 저지하기 위한 반대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제주시청 공무원들과 경찰의 강경한 대응으로 농성장은 최소한의 물품도 없이 모두 철거되면서 농민들은 초겨울 날씨 속에 거리에 앉아 밤샘 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충돌상황은 오전시간대와 저녁시간대 두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 3명에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연행됐고, 오전 시간대 상황을 포함해 농민 2명과 공무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저녁시간대 충돌이 발생한 것은 찬바람을 막기 위한 '가림막' 3장을 공무원들이 강제철거하는데서 비롯됐다.

오전 충돌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농성장으로 쓰일 천막을 빼앗긴 농민들은 길거리에 앉아 줄곧 농성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후 5시30분께부터는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자 찬바람이라도 막을 목적으로 가림막 3장을 설치했다.

그러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제주시청 공무원 100여명이 저녁 7시35분께 농성장으로 몰려와 강제철거를 시작했다.

"길거리서 밤샘농성을 하고 있는데, 가림막 3장까지 꼭 철거해야 하겠느냐"는 농민들의 울부짖음에도, 공무원들은 "인도에 불법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며 강제철거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밀고당기는 큰 충돌이 빚어졌다.

격렬한 몸싸움을 하던 중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장인 한경례씨가 가림막에 깔리면서 다리를 다쳐 119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가림막이 철거되자 오후 8시를 기해 격한 상황은 잠시 가라앉는 듯 했다. 농민과 경찰, 공무원 간 실랑이는 계속 이어졌으나 충돌은 멈춰졌다.

그러나 30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충돌이 벌어졌다. 이미 가림막을 철거해 트럭에 실은 공무원들은 이번에는 밤샘농성을 위해 농민들이 갖고온 '방석'을 비롯해 집기류 일체를 철거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적치물들은 모두 철거하지 않았느냐. 왜 집기들까지 가져가는 것이냐"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한 농민은 현수막을 목에 감고 절대 물러설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안동우 제주도의회 의원도 "제주시에서 요구한대로 적치물 등을 모두 철거했는데, 농민들이 깔고 앉아있는 방석들마저 가져가려 하느냐"며 항의했다.

그러나 제주시 공무원들은 막무가내로 "현재 노상에 놓여있는 불법적치물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강제철거를 강행했다.

또다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공무원들은 결국 목적대로 방석 등 집기류 일체를 철거해갔다.

저녁 8시45분께에는 경찰이 공권력을 행사하면서, 표선농민회 소속 김모씨 등 농민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 연행했다.

저녁 9시께, 공무원들은 농민들이 준비한 '한미 FTA 국회비준 저지 농성돌입 1일째'라고 적힌 현수막 1장만을 남겨놓고 모든 집기류의 철거를 완료했다.

철거가 완료되자, 공무원들은 농민들이 추가로 천막 등을 설치하는 것을 감시할 일부 인원을 남기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경찰들도 현장에서 물러났다.

방석까지 모두 빼앗긴 농민들은 "FTA 비준안이 통과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맴 몸으로 밤샘농성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10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김장택)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장 한경례)는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농업에 큰 위기를 몰고올 한미 FTA 국회 비준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고 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소속 공무원들이 농성장 철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충돌 과정에서 한경례 회장이 다리에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공무원이 농민단체의 가림막을 철거,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소속 공무원들이 농성장을 철거하려 하자 농민들이 이에 항의하며 대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시청의 철거차량 위에 올라 항의하고 있는 농민.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농민회 관계자를 연행해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공무원들의 철거에 대해 농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한 농민이 현수막을 목에 감은 상태로 제주시의 철거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모든 집기를 철거당한 농민들이 맨바닥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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