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책임 공방', "예산안 부결 누구 책임인가?"
상태바
날선 '책임 공방', "예산안 부결 누구 책임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의회 도정질문, 예산안 부결 책임공방 놓고 갑론을박
오영훈 의원 "본회의 직전 합의해놓고, 돌연 부동의 했다"

내년 제주특별자치도의 예산안이 도의회에서 부결처리된 가운데, 16일 열린 제276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례회 도정질문에서는 이번 '예산 갈등'과 관련해 책임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도정질문에 나선 의원들은 한결같이 지난 예산안 부결이 제주도당국에 책임이 있음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현정화 "경영기획실장 삭발이 예산안 부결사태 촉발"

첫 질문에 나선 현정화 의원(한나라당)은 다소 유화적인 표현으로 도정과 의회의 냉각된 관계가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현정화 의원.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이번 사태는 '경영기획실장의 삭발'에서 촉발됐음을 분명히 했다.

현 의원은 "도의회 예산심의에 불만을 품은 경영기획실장의 삭발로 촉발되어 지금 도정과 의회의 관계에서 냉기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를 위하고 도미을 위하는 길을 가는데 의정과 도정은 생산적인 동반자 관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본회의 1시간전 3가지 쟁점 합의해놓고, 부동의 입장으로 바꿨다"

이어 두번째 질문에 나선 오영훈 의원(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 갑)은 보다 구체적으로 이번 예산부결 사태의 책임이 우근민 제주도정에 있음을 지적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 의원이 '책임'을 도 당국으로 돌리며 지난 14일 도의회 본회의가 열리기 1시간전에 있었던 도정과의 '합의 내용'을 처음 공개했다.

오 의원은 "본회의가 열리는 14이 오후 1시 운영위원장실에서 김상인 행정부지사와 현을생 정책기획관, 그리고 의회측에서는 강성근 사무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예산안 처리방안을 협의했다"면서 "이 자리에서는 3가지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오영훈 의원. <헤드라인제주>
오 의원이 밝힌 3가지 쟁점에 대한 협의내용을 보면, 첫번째 국고지원사업에 대한 지방비 매칭사업이 일부 삭감된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고, 두번째 무상급식 증액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민간보조금 증액 부분과 관련해서는 집행과 정산에 철저를 기해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로 했다고 오 의원은 밝혔다.

오 의원은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모든 참석자는 에산안에 대한 동의처리에 합의한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그러나 1시간도 안되어서 제주도는 입장을 바꿔 민간보조금 증액부분에 대한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의회가 수정동의안을 제안한데 대해 부동의 입장을 밝힘에 따라 예산안 부결이라는 사태를 맞게 됐다"며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예산 심의에 항의하며 삭발하는 공직자가 있는가 하면, 합의된 내용도 지키지 못하게 하는 공직자, 오로지 지사의 눈치만 보는 일부 공직자들이 도정과 의회의 동반자적 관계를 대결관계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도정과 의회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부 공직자의 의회에 대한 기본관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편성 기준과 원칙에 맞게 이뤄졌는냐, 아니 이뤄졌다 하더라도 의회가 판단해서 필요하다면 일부 증액시킬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의원은 "제주도는 원칙없는 보조금 예산 편성을 해놓고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어불성설의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그런데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의회의 심의를 부도덕한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우근민 지사 "도의회 대립하는 모습 비춰져 심히 유감"

그러자 답변에 나선 우근민 제주지사는 유감을 표명했다.

우 지사는 "민선 5기 도정 출범이후 도의회와는 동반자적 관계라는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 왔고, 예산안 심의에서도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심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서로 다른 의견이 표출되는 경우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 지사는 "이번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도정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여,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처럼 외부에 비춰지고, 더불어 도의회와 대립하는 것처럼 비춰진 것은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방법'은 차우진 제주도 경영기획실장이 삭발을 한 것을 두고 언급한 말이다.

우 지사는 "앞으로 더욱 도와 도의회가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제주의 과제에 대해 도전을 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정질문 답변준비를 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도정질문 답변을 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오영훈 의원 "별도의 조치 취하지 않으면, 부의된 안건 보이콧"

그러나 오영훈 의원은 보충질문에 나서 "예산안 부결 처리와 관련해서 강한 불만으로 비쳐진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견해를 표명해 준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답하면서도, 예산안 부결과 관련해 집행부에서 별도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부의된 안건 및 부의 예정인 안건 처리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오 의원이 말한 '부의된 안건'에서는 민선 5기 조직개편과 관련한 조례 개정안들이 있어, 만약 이 안건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예산안 확정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 때부터 적용할 예정이던 조직개편도 자동적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오 의원은 '별도의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일련의 파문이 쉽게 가라앉기 힘들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었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도민 2010-12-16 14:08:28 | 211.***.***.220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도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를 제대로 견재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

현승훈 2010-12-16 13:57:28 | 175.***.***.215
도민의 혈세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도정예산을 수립하는 소위"원칙과 기준"이라는 것이, 사사롭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바로세워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