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도민혈세 낭비 거짓 홍보 행정사무조사 실시하라"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 여론조사 결과 '반대'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음에도 '정상 추진' 의견을 정부에 제출해 논란을 초래한 제주도정이 이번에는 제2공항 추진의 당위성을 선전하는 대대적 홍보에 나서 시민사회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5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뉴스 홍보로 도민혈세 낭비하고 도민갈등 조장하는 원희룡 지사는 제주를 떠나라"라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에 대한 도민의 반대 결정이 내려지고, 65%에 이르는 대다수 도민이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존중해 제2공항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도민을 무시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원희룡지사의 행보가 점입가경"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도의회와의 공식적인 합의를 통해 시행한 도민의견수렴 결과를 깔아뭉개더니, 이제는 황당무계한 가짜뉴스를 퍼트리며 제2공항 강행을 선동하는 파렴치한 행보를 매일 반복하고 있다"며 "도민의견을 무시하고 제2공항 강행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3.10폭거 이후, 개인 SNS와 언론 인터뷰는 물론 제주도 명의로 발행한 홍보책자와 대중교통 동영상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발악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원 지사의 주장 대부분은 일고의 여지도 없는 거짓과 기만"이라며 원 지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제주공항 계류장에서 발생한 항공기 접촉사고 관련 발언을 예로 들었다.
도민회의는 "원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접촉사고가 났다며, 안전까지 문제가 되는 지경이니 하루빨리 제2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접촉사고가 일어난 곳은 활주로가 아니라 계류장이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당시 공항은 평년 성수기에 비하면 훨씬 여유로운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지금까지 도민과 관광객은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공항을 이용하고 있단 말인가"라고 꼬집으며 "공항 혼잡과는 아무 상관없는 접촉사고를 끌어다 제2공항의 필요성을 강변하는 것은 견강부회를 넘어 도민과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라고 강조했다.
도민회의는 "사실 제주공항 계류장이 비좁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간 200만 명이 공항을 이용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터미널 위치 때문"이라며 "제주공항의 지상 혼잡을 해소하려면 터미널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터미널을 이전하게 되면 평행유도로를 복선화하고 계류장을 넓혀 지상혼잡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터미널에서 바로 타고 내릴 수 있는 탑승구를 늘려 버스로 오가는 불편도 해결할 수 있다"며 "지금 당장 필요하고 시급한 것은 제주공항을 편리하고 쾌적한 공항으로 개선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도민회의는 "이보다 더 도민을 기만하는 악질적인 가짜뉴스는 제2공항 건설로 제주도에 5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아무 근거가 없는 황당무계한 주장"이라며 "2016년에 나온 제2공항 예비타당성 보고서에 따르면 제2공항 건설 이후 운영단계에서 생기는 고용효과는 운수 및 보관 6240명,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 1만8870명으로 총 2만5000명으로, 이는 연평균 고용효과에 30년을 곱한 수치"라며 사실상 연평균 고용효과는 837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조차도 국제선을 모두 제2공항으로 가져갈 경우를 전제한 것이고 심지어 제주도에 국한된 고용효과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고용효과를 산정한 것"이라며 "근거도 없고 책임도 질 수 없는 가짜뉴스로 도민을 현혹하는 것이 도지사가 할 짓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도민회의는 "현 공항 용량증대를 위한 ADPi의 권고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이 검토해서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도 이미 증명된 가짜뉴스"라며 "ADPi의 보고서를 감추고 감추다가 마지못해 공개한 이후에 내놓은 국토부의 주장이 있을 뿐 전문가들이 검토한 근거나 자료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지어 현 공항 활용가능성에 대한 심층토론에서 나온 내용도 객관적인 입장을 가진 전문가의 의견이 아닌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의 말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도민회의는 "여기에 더해 제2공항 예정지 주민들이 찬성해 주민수용성이 확보됐다는 주장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가장 악의적인 거짓말"이라며 "주민수용성은 피해지역 주민들이 사업의 필요성과 입지타당성에 대해 납득하고 사업추진을 수용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성산읍 전체가 피해지역인가? 피해지역 주민들이 제2공항 지어달라고 찬성운동을 하고 있단 말인가"며 "진짜 피해지역 주민들은 대책위를 만들어 투쟁해 왔고, 도민의 판단과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도민 다수가 반대한 이상 주민수용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도민회의는 "심지어 원 지사는 3월 31일 성산읍 주민간담회에서 국토교통부 갈등관리위원회에서 제2공항 정상 추진 의견을 냈다고 발언했는데, 국토교통부에서는 그런 회의가 열린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원 지사는 없는 사실까지 가공해 내는 가짜뉴스의 진원지였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제주도가 발행해 주민센터 등에 비치한 홍보책자도 이런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로 가득 차 있다"며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 홍보책자가 도민의 혈세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도민회의는 "제주도의회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도의회와의 합의를 깨고 갈등을 조장하는 원 지사의 막가파식 행정을 견제해야 할 책무가 있는 제주도의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자신의 정략적 목적을 위해 도민혈세로 수만 부의 책자를 제작 배포하고, 버스에 홍보영상을 게시하고 있는데 제주도의회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방관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넘쳐나는데 이렇게 도민혈세를 허투루 써도 되는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민회의는 "도의회는 도민혈세를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는 원 지사와 이를 집행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지금 당장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해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홍보책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배포됐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의 도민혈세가 낭비되고 사려졌는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끝으로 원 지사에게 경고한다"며 "민주주의와 주민자치를 배신하고 이에 더해 본인의 정치적 사리사욕과 부동산 투기세력의 뒷배를 자처하는 이상 당신은 제주도지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수많은 도민들은 당신을 제주도지사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부디 더 이상의 패악질로 제주도민사회를 어지럽히지 말고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한 제2공항 찬성홍보물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깨끗이 사라져주길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상도민회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제주도의회 앞에서 정민구 부의장에게 제주도의 제2공항 홍보물을 건네며 "제주도가 여론조사 이후 갈등조장행위를 하지 않기로 도의회와 약속한 것을 어기고 있다"며 "도민 혈세로 가짜뉴스 홍보물을 만들고 있는데, 예산감시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 부의장은 "여러분의 의견을 빠짐없이 전달하겠다"며 "의회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