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19) 서울제주KTX와 제주섬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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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19) 서울제주KTX와 제주섬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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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지난 18일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기차 타고 제주를 오갈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제주도가 아닌 완도군이 주최하는 토론회 자리에서 필자는 적극적인 동감을 피력했다. 이  글은 바로 그 토론회에 대한 소감이다.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내내 가시지 않은 의문 하나. 왜 제주도는 가만히 있는데, 완도군은 해저철도에 적극적일까? 완도군수ㆍ완도지역 국회의원ㆍ 군의원들이 대거 국회로 가서 토론회를 벌리는 건, 완도로도 철도를 놓아달라는 완도군의 절실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아마도 2012년 여수엑스포를 거치면서 철도 개설을 통해 여수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을 보면서, 완도군민들도 철도를 통해 지역경제 살리기를 도모하는 건  자연스러운 노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완도군의 정치ㆍ행정 지도부가 서울까지 와서 애 쓰는 걸 보면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완도군은 그렇게 철도 개설을 바라마지 않는데, 제주도는 왜 철도를 경원시할까 하는 의구심이 토론회 내내 떠나지 않았다. 토론회에서는 목포까지 와 있는 철도를 제주까지 연장하려면 제주도의 호응이 요청되는데, 제주도가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진척이 잘 안 된다며, 아쉬움과 불편한 심사를 내 보이기도 했다. 제주도가 해저철도 얘기만 나오면 입을 닫는 이유는 제2공항 때문이다. 성산 제2공항에 올인하는 제주도로서는 괜히 해저고속철도를 공론화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터. 그러니 서울ㆍ천안ㆍ대전ㆍ광주ㆍ목포ㆍ완도ㆍ추자도ㆍ제주로 이어지는 광역철도망 추진이 계속 맴돌 수밖에. 

문제는 성산 제2공항 건설 문제가 쉬이 해결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아니 위드코로나 시대에 제주에 또 하나의 공항을 지을 필요가 있을까.  여론조사 항목을 놓고 제2공항 찬ㆍ반론자들간에 서로 밀고 당기기가 한창인 요즘이다. 이러한 찬반 논쟁을 볼 때마다 청와대가 무얼 하고 있는지, 답답할 때가 많다.  꽤나 긴시간 동안 치열하게 찬반 논쟁을 벌려온 만큼 이제는 결말을 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를 도민들간의 찬반논쟁으로 방치하는 건 정치권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본다. 

필자는 이번 기회에 제2공항을 접고 서울제주KTX로 가자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제주도 내 가용토지를 공항으로  내내 묶어두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 용담공항을 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자.  제주를 오가는 연륙수단이 더 필요하다면 오히려 전천후 교통수단인 철도를 개설하는 게 더 합당해 보인다. 비용도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대강 16년에 걸쳐 매년 1조원씩 16조원이면 된다고 한다. 하이퍼루프라는 차세대 이동수단을 활용하면, 해저철도 건설비와 운영비도 절반이면 되는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서울제주KRX 건설이 쉽지는 않다. 원희룡 지사의 완강한 반대가 하나의 이유이기는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제주도민들의 의견이 시시때때로 유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제주를 오가는 관광객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관광객도  적정수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다익선 괸광객이라는 전통적 경제살리기 입장과 적정 관광객을 통해 제주의 청정환경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생태중심적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 제2공항이든 서울제주KTX든 도민합의를 끌어내는 건 정말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혹 코로나 팬데믹이 어느 정도 해소 되고, 그에 따라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요가 많아지면, 다시 제주로의 접근로 확대 문제가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를 대비해서 해저철도의 가능성 을 열어두어야지, 꽁꽁 잠구어 둘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완도군은 먼 훗날의 서울제주KTX를 염두에 두면서 우선 1단계로 목포-완도 철도를 추진하고자 노력 하는 것 같다. 제주가 이를 막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완도까지 철도가 들어서면, 그 다음으로 추자도를 거쳐 제주시까지로 해저철도를 놓는 것은 조금 더 실현 가능할 것이기에.

제주도는 완도군에게 고마워 하여야 한다. 제주에서 런던까지 연결되는 유라시아 철도망의 일부분을 설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니. 완도군도 섬인데, 완도군민들은 혹 철도가 들어섬으로 해서 섬 정체성이 흔들린다며 반대는 없는지 궁금하다. 원희룡ㆍ강창일 등 도내 유력 정치인들이 그렇게 내세우는 섬 정체성 반대논리를 완도군 정치인들은 어떻게 넘어서고 있을까? 토론회가 끝나 며칠이 지나면서도 갖게 되는 궁금증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제주 섬의 정체성은 제주의 특이한 기후ㆍ자연생태ㆍ지형ㆍ 한라산ㆍ제주문화ㆍ제주도민의 라이프 스타일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생겨난 것으로, 제주를 바다 밑을 통해 완도와 연결했다고 해서 섬 정체성이 훼손된다고 여기는 건 너무 속 좁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정체성은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만들어가는 것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독특한 자연생태와 삶의 문화를 어떻게 가꾸어 갈 것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동북아 철도망의 기착지이자 종착점으로서 제주의 글로벌 위상을 어떻게 재창조해 나갈 것인지를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하지 않을까.
 
바다 밑 연결은 마다하고 하늘길 연결만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글로벌 시대에 제주만 독야청청 홀로서기를 고수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반도 남해안과의 연결을 시작으로 유라시아 철도망에 동참하려는 담대함이 요청된다.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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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배 2020-11-27 18:18:10 | 106.***.***.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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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사람들이 생각 좀 해보쇼

전라도첩자 2020-11-27 11:51:27 | 223.***.***.41
제주 곳곳에 숨어있는 첩자들.. 이낙연한테 공천받고 싶어 환장했구나

해저터널유치 2020-11-27 10:52:16 | 121.***.***.5
해저터널은 KTX니 체류형숙박증가 렌터카등 제주내 소비 24시간 물류수월 등으로 기업신설 수출입증대 인구유입등 제주로선 부산버금가는 한반도 시작의 도시로 재탄생 되는 도약을 할 것이다. 4년짜리 도지사가 뭔데 되니 마니 헛소리냐? 영국이 도버해협 있어 섬이 아니냐? 도민투표 함 찬성이 백배 더 많이 나오니 적극 유치하자. 제주 도민으로 적극 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