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강경진압' 주도자 추모비가 충혼묘지에...철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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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강경진압' 주도자 추모비가 충혼묘지에...철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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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남 의원 "박진경 대령 추모비, 수년째 이설 검토만"
19일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강철남 의원. ⓒ헤드라인제주
19일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강철남 의원. ⓒ헤드라인제주

제주4.3당시 강경진압을 주장하며 수많은 제주도민들을 희생하게 만든 박진경 연대장의 추모비가 아직도 제주도 충혼묘지에 설치돼 있어 이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강철남 의원은 19일 열린 제389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박진경 대령의 비석이 충혼묘지에 있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강 의원은 "박 대령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으로 제주도에서도 근무했었고, 4.3 진압사령관 취임하면서 '우리나라 독립을 방해하는 제주도 폭동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는 말을 남긴 인물"이라며 "이 사람의 강경진압으로 6000명 이상 사망했다고 본다. 그런데 이 추모비가 충혼묘지에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이상봉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당시 도청 국장이 이설을 검토하겠다고 답했고, 지난해에도 김경미 의원이 이설을 요구하자 보훈청장이 국립묘지 신설에 따라 이설하겠다고 답했다"면서 "최근에는 홍명환 의원도 이설을 요구했다"며 원 지사의 대답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즉답하기 보다는, 지적하시는 취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 "4.3특별법의 정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 취지에서 관계기관과 협의해 잘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박진경 대령은 1948년 5월 제주를 담당하던 조선경비대 9연대 연대장으로 취임했으며, 강경진압 정책으로 취임 한달여 만에 6000여명의 도민들을 체포했다.

그는 이러한 초토화 작전과 무자비한 민간인 살해에 반발한 부하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에 의해 1948년 6월18일 새벽 암살됐다.

박 대령을 암살한 손 하사는 법정에서 박 대령에 대해 사격연습을 명목으로 당시 도민들이 가축을 총으로 쏴 죽이거나, 폭도의 처소로 안내하는 양민을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박 대령의 무차별적인 체포 작전은 무장대를 산 속으로 몰아넣는데는 성공했으나, 민중의 반감을 사고 경비대 내부의 불안을 일으키는 등 상황을 장기화 시켜 결과적으로 실패한 작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추모비는 1952년 세워졌고, 시신은 1968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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