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15) 말라위의 나이팅게일 백영심 간호사에게 박수를
상태바
[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15) 말라위의 나이팅게일 백영심 간호사에게 박수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훈아의  '아 테스형, 세상이 왜 그래?' 물음이 널리 회자되는 요즘. 마더 데레사는 이미 그 이유를 '우리가 나누지 않고 사랑을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을 한 바 있다. 우리와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한 어느 한 제주 여성 자매님으로부터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소식이 전해왔다. 바로 백영심 간호사가 그 분이시다. 그녀의 헌신은 마더 데례사 못지 않기에 동시대를 같이 사는 130만 제주도 내ㆍ외 제주도민들에게 무언가 뭉클한 기분을 가져다 주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서울제주도민회신문 169호(2020년 10월호)에 단신으로, 백영심 간호사의 제8회 성천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을 때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았다. 마침 김세억 선배님이 백간호사 관련 인터넷 자료를 보내왔기에 유심히 그 분의 30년 의료봉사 인생역정을 더듬어 보았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살아온 백간호사의 숭고한 나이팅게일 정신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었다. 수상의 일부인 비즈니스 티겟을 이코노미 티겟으로 바꾸고 그 차액으로 말라위에서 필요한 약품을 샀다는 백영심 간호사. 그 분은 진정 플로렌스의 나이팅게일 그 이상이다. 

기자 회견과 수상을 마다하면서 굳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지 않았던 그녀가  2012년 이태석상을 받기로 한 이유. 그건 2008년 대양상선 정유근 회장의 후원으로 말라위에 대양누가병원을 설립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대양간호대학을 설립했는데, 그 당시 구급차와 간호대학버스를 구입하는 데 상금으로 받은 돈이 유용했기 때문 이라고 한다. 대양누가병원은 사실상 말라위에 기부채납한 거나 다름없다고 하니, 바로 이 분이야말로 제주가 낳은 세계적 '백의의 천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에게 필요한 건 이미 넘치도록 받고 있다'는 백영심 간호사. 그래서 2015년 호암상 수상 3억원을 현지 도서관 짓는 데 사용한 데 이어 이번에 받은 1억원의 성천상 상금도 현지 중ㆍ고등학교를 짓는 데 쓸 예정이라고 한다. 가진 건 아무 것도 없지만 마음과 정신에서는 천국을 누리며 살고 있는 그 분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가장 어렵고 힘든 곳에서 쓰임 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명의식으로 30년간 의료봉사를 해 온 백영심.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에서 '시스터 백'으로 애칭되는 그녀는 오늘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그 분에게 마음깊이 힘찬 박수만 보내는 게 아니다. 국제구호품 시장에서 1달러 주고 산 셔츠와 면바지면 족하다는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는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는 마음도 전하고 싶다. 

양길현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봉사상 상금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이는 걸 보면서, 해마다 열리는 <제주포럼>도 이번 기회에 평화봉사상을 수여하는 건 어떤지를 제안해 본다. 원래 5월에 개최하려다가 코로나19로 인해 11월로 연기되면서 주로 비대면 회의로 진행되는 만큼 경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1억 상금의 제주평화상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래서 백영심 간호사 같은 분을 찾아내어 평화봉사의 기치를  들어올리는 것도 유명 정치인들을 불러서 미래비전을 나누는 것 못지않게,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는 제주포럼의 책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더불어 그녀의 모교인 제주여고와 특히 제주한라대학교는 백영심 간호사의 봉사정신을 교육과 실습 현장에서 널리 기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한  서울제주도민회가 무언가 의미있는 단제로 한단계 넘어서려고 한다면, 서울제주도민 봉사상을  만들어 봉사의 정신을 가다듬는 데 일조를 하는 건 어떤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