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9) 2차 재난지원금도 전국민지급으로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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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9) 2차 재난지원금도 전국민지급으로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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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양길현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코로나19의 기승으로 전국이 그리고 세계가 미증유의 대란을 겪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비상시국인데도, 정부와 여당은 한가해 보인다.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은 꼬박꼬박 매달 봉급이 들어오니, 급할 것 없어서 그러는 걸까. 선별지급이니 전국민지급이니 하면서 하세월 논쟁을 벌이고 있으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올 상반기의 긴급 재난지원금 수령률이 99%나 되었다고 한다. 그 때도 재난지원금을 주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급하게 된다면 누구에게 얼마나 주어야 할 지를 놓고 긴 논쟁이 있었다. 현실은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찬반의 입장에 관계없이 사실상 전국민 모두가 재난지원금을 받아갔다. 필자는 바로 이념이나 이론, 입장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국민들이 재난지원금을 수령한다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하여 2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건 묻지마로 돈은 다다익선이라는 생각 때문만이 아니다. 독일ㆍ프랑스 등에서 마스크착용과 같은 코로나 규제에 대해 반대시위를 하는 것과는 다른 게 우리네다. 대표적으로 서울시가 벌이는 '천만 시민 멈춘 시간' 등에서 보듯이, 거리두기 2.5단계 대응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큰 항의 없이 견디어 내고 있다는 데에도 주목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포기의 각오로 정부의 코로나 방역대응 방침에 아낌없이 협조를 하는 국민들에게 격려이자 고마움의 표지이고  우리네  공동체의 따스한 온기로서 재난지원금은 전국민 모두에게 지급하는 게 합당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지난 8월 28일자 한국갤럽의 2차 재난지원금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별지급이 44%로 전국민지급 33%보다 높게 나왔다.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도 24%나 된다. 마치 2차 재난지원금을 선별지급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선호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처럼. 그럼에도굳이 선별지급에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재난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만이 아니라 '왜 2차 재난지원금인지? 그리고 재난지원금 지급시 수령할 의사가 있는지?' 도 고려해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와 그 수준에 대해 여론수렴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낙연 의원이 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정부와 여권이 선별지급으로 가는 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더 급한 분들께 더 빨리, 더 두텁게'를 천명했는데, 당대표를 맡자마자 다른 방식을 택하면 말바꾸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치현실적으로 전국민지급이 아닌 선별지급이라면  30만원보다는 많은, 예를 들면 50만원을 지급하는 게, 이낙연 대표의 지론대로 '더 두터운' 것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래야 보편복지라는 기존의 민주당 당론과는 엇갈려도 그나마 명분을 갖춘 새 지도부의 민생 챙기기가 되리라 보기 때문이다.

정치현실이 그렇더라도 전국민지급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유는, 재난지원이 피해구제 대책인 동시에 경제살리기의 한 정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어려운 시기를 묵묵히 인내하면서 버티고 있는 국민 모두에게 국가가 우리네 삶의 최저선을 떠받치고 있다는 상징 때문이다. 

당연히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논의할 때 가장 고려할 사항이 재정건전성 문제임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다행히도 대한민국 정부의 재정 여력은 정부의 GDP 대 부채의 비율이 43.5%라 다른 나라들에 비해 양호한 만큼이나 전국민 지급이 가능하다. 역대 정부재정 운용자분들께 감사해 할 일이다.

며칠전부터는 사실상 오후 9시 이후 야간통행 제한조치가 발효되고 있다. 소비절벽으로 인해 경제적 버티기마저 무너져 경제사회 심리적 미래불안이 최고도에 달한 현금의 시국에서, 그래도 안심과 안전 그리고 희망을 선사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게 바로 정부이고 정치일 것이다. 그래야 코로나19 이후 우리 모두 함께 짜작짝 박수치면서 '아 대한민국'을 합창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정치가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게, 바로 이것이다. 재정 운용에 대한 관료의 기술 합리성을 넘어서야 하고,  전통적인 복지 이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로나19의 충격을 계기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삶을 어떻게  창출해 나갈지 새부대를 찾아나서는 집단지성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보수ㆍ진보 등과 같은 이념적 대치는 물론이고 영ㆍ호남과 같은 지역대결, 빈부격차로 인한 계급갈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지렛대로 삼아 코로나19로 촉발된 뉴노멀시대를 지혜롭게 건너가는 게 그 시작이라고 본다. 보다 더 인간다운 사회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대한민국의 정치가 보다 더 창의적이면서 희망찬 미래 비전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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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절벽 2020-09-04 09:40:25 | 39.***.***.218
사실상 소비절벽인데 내수진작을 위해 전국민 지급이 맞다고 본다. 정치적 감각이 있는 분 인것 같메요

공감 2020-09-03 12:24:53 | 39.***.***.220
코로나로 졸찌에 실업자 어닌 실업자가 된 사람입니다. 정치인들 싸움박질 하지말고 계급갈등 넘어 모두에게 2차 재난지원금 하루빨리 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