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임용, 시험이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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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임용, 시험이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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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7) 교사 임용제도

지난 주에 공립 중등교사 임용계획 공지가 나왔다. 2021년도 제주지역은 중등교사 119명을 임용할 계획이란다. 사립은 빼고 공립의 경우다. 사립은 어떻게 하는지 오리무중인 채.

사범대 윤리교육과 교수를 20년 하다보니, 해마다 도덕윤리 교사를 몇명이나 채용하려 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재학생들, 특히 4학년 졸업반 경우에는 몇명이나 신규채용을 하는지는 '사느냐ㆍ죽느냐의 문제'나 다름없다.

제주에서 한 때 4년 연속 도덕윤리 교사를 뽑지 않아 졸업반 학생들 전원이 경기도 등 타지역으로 임용시험 보러 가는 걸 쳐다만 보면서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사범대 교수로서의 면목과 자긍심이 그렇게 땅에 떨어진 경우가 없었다. 마치 삼성전자가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는다고 할 때 전자공학과 학생들이 겪게 되는 당혹감과 비애를 고스란히 공감하면서.

20년간 예비교사들에게 인성교육과 전문 역량을 갖추도록 가르치면서 내내 가졌던 생각 가운데 하나. 그건 '교사임용을 위해서 꼭 시험을 보아야 하는지'였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처럼 그리고 대학교수 임용처럼 시험이 아닌 방식으로 하면 왜 안 되는건지. 왜냐하면 임용시험을 준비하느라 고교때보다는 덜 하지만 4년내내 끙끙대는 사범대 학생들을 보면서,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험 성적이 곧 실력을 반영하지 않을 뿐더러 더욱 중요하게는 시험 잘 본다고 좋은 교사임을 확증해 주지도 않는다. 교사는 멀티플레이어일수록 좋다는 생각이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의 공감능력이 암기력이나 답안 잘 쓰기보다 더 중요할 듯 하다. 그래서 인공지능 시대와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새로운 시대에는 교사임용 기준과 방식도 그에 맞추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사범대나 교육대학원을 이수하면 교사자격증을 받게 되는데, 교사자격증을 받은 후 최소 2년간은 유급 기간제 교사로서 교육 현장에서  교사 실습을 거치는 과정을  두는 건 어떤지. 그러면 시험을 보지 않아도 교사자격증을 가진 기간제 예비교사들을 찬찬히 다면평가함으로써 엄정한 인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임용을 결정하는 건 어떤지.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예비교사인 사범대 학생들은 남다른 스타일과 열정으로 대학 생활을 보냈으면 한다. 방과후 학습 강사이거나 야간학교 교사 또는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의 일원이 되어 미래 교사로서의 소양과 쳬험지식을 쌓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왕 중등교사에 관한 얘기를 꺼냈기에 하나 덧불이면,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고려할 때 가장 우선적인 게 신규 교사 임용을 늘리는 데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교사 수를 늘려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낯추어가는 게 교육의 질 향상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라고 보기에 그렇다. 학생수 줄어든다고 교사까지 줄이려하는 건 국가운영의 묘에도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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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020-08-25 01:25:45 | 210.***.***.166
정말 찬성입니다 맨 아랫분 댓글을 보면 사 자 들어가면 시험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과연 정말 시험을 잘 보는 사람이 잘 가르칠까요? 제 경험상 저는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그 분야에 대해 정말 관심있고 학생에 대한 애정이 있는 선생님이 훨씬 잘 가르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검증과정은 사범대학에 맡겨거나 임용시험으로 선생님 수준의 지식정도를 커트로 하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2~5년 정도 수업준비를 하다보면 분명 놓쳤던 부분을 다시알게 될 것이고, 누구보다 잘 가르치고 싶어서 지식에 대한 부분은 커버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동료평가찬성 2020-08-24 00:07:24 | 106.***.***.235
현직 초등교사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갓 임용된 선생님들 실무 못하시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전빵이니 어쩌겠어 하는 마인드로 배우려는 자세자체가 없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예전처럼 선생님이 아닌 직업인으로써의 교사를 추구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급여를 받고 일을 하고..

하지만 너무 일로만 학생을 대합니다.

교수님 말씀대로 최소 2년. 최대 5년정도의 기간을 거치며 동료평가가 임용의 중요포인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시험 반대 2020-08-23 14:04:28 | 119.***.***.32
교사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러모로 중요합니다. 소위 사자가 들어가는 지식인 오피니언들은 반드시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또 '무슨무슨 +사' 는 다 시험을 치르고 있음. 이들은 자격증도 당연히 있지요, 거기에 플러스 시험도 치러야 나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