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영화를 보면서 해방과 분단, 평화와 통일 생각해 보자
상태바
'강철비2'영화를 보면서 해방과 분단, 평화와 통일 생각해 보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5) 한반도 평화의 현재와 미래

1945년 8월 해방은 왜 분단으로 흘러갔을까? 75년이란 세월 동안 마치 천지개벽을 연상할 정도로 세상이 변했는데도, 왜 한반도만은 '의구'일까?  
 
광복절 연휴 때 잠시 시간을 내어 영화 '강철비2'를 관람해 보는 건 어떤지.  지난 40년간 한반도의 평화ㆍ통일 문제를 연구ㆍ강의를 해 온 필자에게도 꽤나 유익한 이야기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올 가을 강의 때는 이 영화 내용을 주제로 평론을 주고 받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반도의 평화는 분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본다. 마치 이상과 꿈이 냉엄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분단 인정을 무조건 반통일이라고 몰아부치는 한,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는 '의구'하고 평화는 간 데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분단 인정이란 '적대적 상호의존'이라는 지난 70여년간의 비정상적 남북한관계를 그대로 갖고 가자는 게 아니다.  그건 북미와 남북간에 '연락사무소' 설치와 군비축소, 항차는  수교 등을 통해 '평화공존'이라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정상적 관계로의 이행을 뜻한다.

평화공존은 통일 거부인가. 아니다. 그건 통일 유예론이다. 통일을 다음 세대에게 맡기자는 단계론이다. 대한민국의 공식 통일론도 1단계에서는 화해협력이지 않은가. 기실 여기서 평화공존이란 화해협력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2020년 현 시점에서 우리는 통일 접근의 첫단계에도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음을, 이번 광복절 날 하루 만이라도 깊이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한반도의 미래지향적 변화는 통일 못지 않게, 어쩌면 그 보다도 더 선차적으로 중요한게 평화라고 본다. 그렇다면 우선 통일부 명칭도 평화협력부로 바꿀 필요가 있다. 청와대와 국회에도 각각 평화협력수석비서와 평화협력위원회를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건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기에.

남북한 평화공존은 남북한간에 접촉ㆍ교류ㆍ지원ㆍ협력ㆍ합작 등을 다방면에 걸쳐 모색하고 시도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를 비난하고 위협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윈윈하려는 자세가 남북한 모두에게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력이 50배나 될 정도로 더 잘사는 남한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 더 담대하고 관대한 자세로.

더욱이 이제는 세계군사력 순위에서도 남한이 6위로 25위의 북한을 앞서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헤드라인제주

눈에 거슬리는 북한핵은 주한미군으로 상쇄할 수 있는 만큼, 조금 양보하면 최소한 남북한의 군사력은 균형에 있다고 볼 것이다. 그건 다행일 수도 있다. 군사력은 균형이 바람직한 것이지 우위가 좋은 게 아닐 것이기에. 군사력 우위 추구는 필연적으로 군비증강의 도미노를 야기할 것이라는 게 안보딜레마의 철칙이기도 하고. 

'강철비2' 영화를 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미ㆍ중ㆍ일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그리고 북한핵의 문제점,  특히 대한민국의 미래 운명을 어떻게 개척해 나가야 할 지를 잠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렇다고 북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려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나 대한민국이 그렇게 힘이 없나 하는 패배주의적인 생각은 접어도 된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창출해 나갈 수 있는 경제적ㆍ군사적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가 아닐런지. <양길현 / 제주대학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 2020-08-16 11:08:39 | 39.***.***.155
한반도 평화공존이 통일 거부가 아닌 통일 유예론이라는 교수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평화를 창출해내는데는 경제력 군사력이 아니라 정치력에 있음을 꼬집는 시각도 동감합니다 .광복절 어수선했는데 좋은 글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