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의 경제학, 한국판 뉴딜정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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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의 경제학, 한국판 뉴딜정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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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 교수의 경제칼럼] (5) 한국경제 상황과 정부의 대책
김진옥 제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헤드라인제주
김진옥 제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헤드라인제주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본 글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먼저 한국판 뉴딜정책의 이론적 토대가 되는 케인즈의 경제학을 가지고 작금의 경제상황에 대한 대책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겠다. 이러한 케인즈의 이론적 토대 위에서 지난 6월까지 발표되고 실행되고 있는 정부의 1-2-3차 비상경제대책과 그것의 효과와 문제점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한국판 뉴딜정책의 개략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그것의 한계와 효과를 살펴보겠다.

1. 케인즈의 경제학과 한국 경제

20세기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의 거시경제학은 경제의 단기적 균형에 관한 것이다. 그에 의하면 경제의 생산활동과 그로 인한 소득의 창출은 총 수요(지출 계획)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단기적으로는 수요 또는 지출계획의 크기가 생산과 소득을 결정하는 견인차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총 지출계획이란 자국 재화에 대한 민간의 소비지출 계획과 투자지출 계획, 정부지출 계획, 그리고 해외의 수요(수출)를 말한다.

이에 반하여 고전학파 경제이론은 생산 또는 소득의 크기가 수요 또는 지출을 결정하고 시장은 항상 초과수요 또는 초과 공급이 존재하지 않는 균형상태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모형은 시장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격이 조정되는 장기 상황을 전제한 모형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명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에 의한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는 항상 균형 상태에 있지는 않다. 현재의 상황은 특이한 상황으로 생산(공급) 중단과 수요위축이 동시에 발생한 상황으로,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경제의 회복이 불가능하다.

케인즈의 입장을 견지하든지 또는 고정학파의 입장을 견지하든지 상관없이 경제에서 사후적으로 지출과 소득의 크기는 같다. 왜냐하면 내가 누군가에게 지출한 돈은 그의 소득이 되고 누군가가 내게 지출한 돈은 나의 소득이 되기 때문이다. 지출이 발생하는 곳에서는 항상 소득이 발생한다.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경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시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 등이 강화되면서 경제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면서 동시에 지출이 둔화되어 경제가 침체된 상태에 있다. 이에 따라 생산과 소득의 창출이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가? 백신 개발을 통하여 바이러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현재와 같은 단기적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부분적 봉쇄정책을 통하여 바이러스 감염원을 차단하면서 케인즈가 시사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인 재정 금융정책을 통하여 총 수요(총 지출)를 자극하여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의존도는 37%이다. 이것은 해외경제가 우리나라의 GDP의 결정에 37%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대외충격에 허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 코로나 19의 창궐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과 미국으로 중간재와 완제품 수출이 막혀 있다. 이러한 상황을 뚫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내수확대이다. 이것은 정부지출을 증가시키고, 확대 통화정책을 통하여 이자율을 낮추어 국내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입을 억제하고 소비와 민간투자를 자극할 때 가능하다.

2. 정부의 1-2-3차 비상경제 대책에 대하여

코로나 19가 발발하면서 정부는 1-2-3차 비상 경제 대책을 통하여 자영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대기업 집단들이 겪고 있는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150조억에 상응하는 유동성(LIQUIDITY)을 공급하고 전 가계들을 대상으로 긴급재난 지원금(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긴급 재정 금융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2사분기(4-6월) 성장률이 작년 동 분기에 비하여 2.9%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1-2-3차에 걸친 정부의 적극적인 고용보호와 경기 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잠재적 성장률 2-3%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경제 성장률이다. 우리나라의 잠재적 성장률을 기준으로 생각할 때 경제는 현재 약 5%의 성장률이 감소하였다. 경제는 현재 극심한 불황상태에 놓여있다.

코로나 19에 대응하면서 지난 6월까지 정부가 발표한 1-2-3차 정책의 핵심은 확대 재정정책과 확대 금융정책이다. 국민들에게 지급한 재난 기금은 사실 국민들이 내야 하는 세금을 공제해 준 것으로 확대 재정정책이다. 150조억에 상응하는 유동성의 공급은 확대 금융정책이다. 한국은행은 비전통적인 방법인 양적 완화정책을 가지고 정부의 확대금융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양적 완화 정책이란 중앙은행이 정부가 발행한 국채 이외에 일반 기업들이 발행한 부도위험이 높은 채권까지도 사서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즉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자금을 융통하고자 사채를 발행하면 정부가 이것을 보증해주고, 금융기관은 보증된 채권을 구매하면서 자금을 공급해 주고, 금융기관은 기업들에게서 사들인 채권을 기반으로 증권을 발행하여 한국은행에 팔고 한국은행은 통화를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구조이다. 이것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정부가 보증을 서주고, 한국은행은 이것을 담보로 삼아 기업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

바이러스 창궐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경제가 침체된 상태에서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난기금을 주는 것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관하여 몇 가지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첫째,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부와 금융기관 그리고 기업집단의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를 차단할 수 있는 있는 기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 유동성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과도하게 요구한다든지 또는 정부가 자기 입맛에 맞게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유동성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기관과 기업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차단할 있는 기제(MECHANISM)을 고안하고 작동시켜야 한다.

둘째, 정부는 재정정책을 보다 과감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바이러스 창궐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고용을 유지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고 기업들에 대하여 고용 유지지원을 과감하게 확대해야 한다. 이것이 현재 독일과 영국 등이 취하고 있는 정책이다. 미국의 경우,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음에 따라 현재 17백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가 발생하였다. 양산된 실업자는 언제 고용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처해있고, 장기적으로 경제가 회복되어 조정되어 갈 때, 실업자들은 그들에게 적절한 직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영구적인 실업상태로 남을 수 있어, 궁극적으로 궁핍을 벗어나지 못하고 인간성의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3. 한국판 뉴딜정책에 관하여

정부는 코로나 창궐로 세계 경제가 조만간 회복될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면서 정부지출 확대를 골자로 한 “한국판 뉴딜정책”을 지금 제안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디지털 인프라구축(데이터 수집활용기반 구축, 5G 등 네트워크 고도화, AI 인프라확충 및 융합확산)과 비대면 산업활성화와 SOC(사회적 간접자본) 디지털화에 2025년까지 총 81.6조원을 투자하여 2025년까지 90.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긍정적이지만, 이것은 기존의 정부정책의 기조와 방향을 코로나 19에 대응하여 조금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가 발발하지 않았어도, 지금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혁명(DIGITAL INNOVATION)에 대응하여 정부의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기존의 계획에 비하여 얼마를 더 지출하겠다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정부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정부 지출을 향후 5년간 총 81.6조 증대시키겠단 것인데, 이것은 연간 평균 18.3조억 증가하는 것이 된다. 이 수치는 2019년 GDP 1919조억의 9.5%에 상응하는 수치이다. 만약에 정부지출을 매년 GDP의 9.5%이상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조세징수 등 예산계획이 따라야 되는 데 이에 대한 설명이 미약하다.

필자는 한국판 뉴딜정책처럼 정부지출을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정부지출 증대를 공채를 발행하여 조달한다고 하더라도 통합재정 관점에서 보면 정부의 빚을 증가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공채발행을 통한 사회간접자본 확대는 한 편으로는 정부의 빚을 증가시키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정부의 자본(사회간접자본)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순 부채가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할 때 이것에 대한 예산계획이 투명하게 나와야 되고, 이것이 향후 정부의 빚을 얼마만큼 증가시키고, 이것을 실행했을 때 실행하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국회예산정책처와 KDI(한국개발 연구원) 등을 통하여 계량화하여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을 타개한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의 뉴딜정책은 후버 댐 건설과 같은 사회간접자본 확대만을 꾀한 것이 아니다. 금융개혁과 사회안전 망(SOCIAL SAFETY NET) 확대 등 경제사회 전반에 관한 개혁과 회복을 꾀한 것이다. 한국판 뉴딜정책이 진정한 뉴딜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조세개혁과 재벌해체, 그리고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위한 토지 공개념의 도입 등 혁명적인 제도개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여당과 야당이 지엽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경쟁할 필요가 있다.

한국판 뉴딜정책에 더하여 정부가 지금 실행해야 하는 시급한 정책은 주택(아파트)가격의 안정이다. 어느 정권도 재량(DISCRETION)정책에 의한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자본재와 재화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노후화되어 가치가 없는 것이 되지만, 토지는 노후화되지 않고 한 번 점유하면 그것을 팔지 않는 한 영원히 점유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경우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고, 부의 상속이 가능하여 사회적 역동성이 저해되어 경제는 장기적으로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토지공개념을 법제화하고, 재량이 아닌 준칙(RULE OF LAW)에 의한 부동산 정책을 사용하여 사람들이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한 편으로 청장년층과 취약계층에게 주택수요에 맞게 저임대료의 아파트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공급할 필요가 절실하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세력이 대다수의 대중에게 궁극적으로 위해(危害, BAD EXTERNALITY)를 끼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 생존을 위협하는 주거가 불안정적인 상태에서 가진 자들과 빈자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가? <김진옥 / 제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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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2020-08-12 16:03:57 | 121.***.***.71
모욕적인 댓글을 삼가하시고, 대안을 가지고 정확하게 비판하시기 바랍니다. 경재학은 만인의 경제학이니까요.

애월거사 2020-08-09 20:36:03 | 182.***.***.112
시대가 어느때인데 고리 타분한 케인즈의 경제이론으로 이 시대의 경제 문제를 분석하시는지요....좀더 공부하시는 교수님 되셨으면...끼워 맞춰 설명하지마시고..신경제주의 경제학도 망하고 그대안이 케인즈의 이론은 아니겠지요....

제주사람 2020-08-01 23:59:42 | 124.***.***.15
경제학자 다운 글은 지방뉴스매체에서 보네요~~

불로소득 2020-08-01 17:06:56 | 39.***.***.100
부동산 불로소득은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이죠. 국회의원들이 해당상임위에서 장난치는한 민주당이든 핑크당이든 절대 성공못한다

불평등합니다 2020-07-31 13:02:16 | 175.***.***.8
교수님의 글 동의합니다. 그런데 경제적불평등을 해소하기에는 여러 사회적 제약이 많습니다.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라기보다 과거 재벌위주경제개발정책에서 유리한 정보독점위치에 있었거나 또는 기회포착에 능한 이들이라 생각합니다. 꽤 안정적인 월급쟁이가 평생을 안쓰고 덜먹고 절약해도 강남의 25평 아파트를 구입한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저의 소견으로는 신도시개발보다 특별시의 중심에 있는 공유지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서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과 지속적인 보유세 등 세금정책을 적용해서 단속해나가고 이러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정권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과격한 생각일지모르겠지만 과거 싱가폴의 이광요같은 지도자가 일어나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부동산 무식자 2020-07-31 09:08:05 | 39.***.***.167
부동산 무식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글입니다. 가진자보다 덜 가진자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함이 뭍어 있는 시각이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