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열대과수 재배의 역사
상태바
제주 열대과수 재배의 역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45) 재배작물 도입의 역사

최근에는 온난화로 단감, 포도 등 온대과수의 품질이 떨어지면서 재배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망고와 키위 등 열대·아열대 과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시험연구와 기술보급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파인애플(학명: Ananas comosus)의 원산지는 브라질 남부에서 아르헨티나 북부와 파라과이에 걸친 남위 15∼30도, 서경 40∼60도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 열대와 아열대 지역 원산의 상업용 작물. 열매를 식용한다. 용설란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두껍고 뻣뻣한 잎이 줄기를 둘러싸고 자란다. 상업용 개량종은 심은 지 약 15~20개월이 지나면 연보라색 꽃이 피고, 그 자리에 열매가 자란다.

서인도제도에서 파인애플을 발견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미국, 인도를 거쳐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1970년대에는 하와이가 주생산지였지만, 2018년 기준 코스타리카, 브라질,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가 주요 생산지이다. 제주지역 파인애플 도입은 1962년 하와이에서 모주를 가지고 와서 제주도농촌진흥원에서 시험재배토록 한 결과, 노지재배에서 월동 시 동해피해로 재배가 불가능하고 하우스에

서 재배해야 월동이 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1964년 서귀농업 고등학교에서 하우스 재배에 성공하여 재배가 점차 확대 되었으며, 파인애플의 재배통계가 시작된 1973년 1.55ha를 시작으로 1980년대 71.4ha까지 확대되었으며 1989년에는 135ha까지 늘어났으나 2005년에는 7.8ha로 감소되었다.

바나나(학명: Musa paradisiaca L.)는 파초과 바나나속의 숙근성 영년생 열대과수로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며 지금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산림지역에 야생종 바나나가 있어 이 지역을 원산지로 보고 있다. 바나나에 대한 식용 사실이 그리스 초기, 라틴, 아랍의 기록에도 나타나 있다. 주산지는 열대지방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식용작물 가운데 하나이다. 키가 큰 풀로 뿌리줄기에서 나온 헛줄기가 높이 3∼6m까지 이르고, 잎은 길이 3∼3.5m, 너비 65cm에 이르는 것도 있다. 번식은 땅속줄기에서 나온 싹과 헛비늘 줄기의 가지로 이루어 지는데, 심은 지 10∼15개월이 지나면 바나나가 익게 되고 그 다음 부터는 얼마 동안 계속 열매를 딸 수 있다. 재배량이 계속 증가 되었고, 그 품종들도 수백가지이다.

우리나라에 바나나의 최초 도입은 1960년대 초반이었지만, 파인애플과 마찬가지로 비닐하우스와 시설원예 기술이 보급되었던 1983년에 남원 수농원에서 최초로 상업적인 재배가 이루어졌다. 고소득 작물로 부각되면서 재배가 확대 되었으나 시설비가 매우 비싸고 국제경쟁력이 약하여 정책적으로 권장하지는 못했던 작목이었다.

그러나 당시에 바나나 소득이 높아 1985 ∼ 1986년에는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급증하여 최고 209ha, 11,631톤 까지 생산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6∼9월 여름철을 중심으로 한 이외의 계절에는 바나나 생육에 적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겨울철이 따뜻한 서귀포 법환과 강정 등 해안지대와, 서귀포시 일원에서 주로 재배되었다. 노동력 투입시간이 적고 단위 면적당 소득이 높아 산남 지역에서 재배가 확대되었다. 농가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면적도 증가하여 1990년에는 440ha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수입개방으로 1991년부터는 하우스 감귤로 전환되었고, 1993년 이후에는 거의 재배되지 않고 있다. 2000년대 초에는 남원읍 지역 2농가에서 백화점과 계약하여 친환경 재배 방법으로 재배되어 농협과 계약 출하되다가 최근 재배면적이 증가 하는 추세이다.

망고(학명: Mangifera indica L.)는 옻나무과 망고속에 속하며 원산지는 인도의 동북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 4천 년 이상 전부터 재배되었고 불교 경전에도 망고라는 이름이 보인다. 인도에서는 민속행사와 종교의식에 망고를 쓰고 있으며, 부처가 망고로 작은 숲을 만들고 그 그늘에 앉아 평안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망고는 제주지역 농가들이 일본, 동남아 등을 여행하면서 현지에서 망고가 우리나라 입맛에 맞는 과종이라 판단하고, 시설감귤을 대체하고자 1993년에 남원 소재‘수농원’에서 최초로 재배가 이루어졌다. 2015년 현재 60농가 27.9ha, 376톤 내외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시설 가온재배를 통해 재배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망고 수입 초기에는 노란색 계통만 유통되고 있어 적색 계통인‘어윈’품종을‘애플망고’라고 명명하여 서울 등 대도시에 출하하였다. 지속적인 출하와 고당도로 소비자에게 고급과일로 정착되면서 재배면적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2015년 현재 27ha까지 늘었으며, 최근에는 전남, 경남지역 일부 농가에서도 재배를 하고 있다.

애플망고 재배 모습(왼쪽)과 바나나 재배 모습
애플망고 재배 모습(왼쪽)과 바나나 재배 모습

아떼모야(학명: Annona squamosa x cherimola)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품종 개량된 잡종이다. 슈가 애플(sugarapple)과 안데스 산맥 고산지대가 원산지인 체리모야(cherimoya, Annona cherimola)를 이용하여 만든 잡종이다. 아테모야라는 이름은 브라질어 아테(ate)와 체리모야의 모야(moya)에서 합성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아떼모야는 2005년 경 일부 농가에서 재배가 시도 되었으나 재배가 확대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리치(학명: Litchi chinensis)는 무환자나무목 무환자나무과 리치속에 속하는 상록 식물이다. 한국어 발음으로는 ‘여지(茘枝)’인데, 한국에도 많이 수입되면서 ‘리치’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중국 광동성이 원산으로 고대부터 귀한 과일로 여겨져 왔다. 중국 남부, 타이완,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아열대 지역에서 과실수로 재배한다.

최근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와 농업업기술원에서 실증연구 되었지만 냉동리치의 수입으로 인해 재배가 확대되고 있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망고스틴(학명: Garcinia mangostana L.)은 말레이 반도가 원산지로 알려지고 있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재배한다. 아떼모야와 마찬가지로 냉동 망고스틴의 수입으로 인해 재배가 확대되고 있지는 못하는 실정이며 같은 재배조건에서 생육이 부진하고, 결실 수령이 길어 제주지역에서는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된다.

레드베이베리(학명: Myrica rubra (Lour.) Siebold & Zucc.) 는 소귀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최근 중국에서 개량된 과수인데 내한성이 강한 특성이 있다. 레드베이베리는 중국에서는 양매이라 불리우며, 절강성 지역은 7만㏊나 재배되며 열매는 설사, 구토, 소화개선, 갈증 해소에, 말린 나무껍질은 한방에서는 혈압강하제나 이뇨제, 잎은 지사제로 사용 한다. 2013년에 제주시 해안동에서에서 재배가능성을 검토하였으며 재배는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페이조아(학명: Feijoa sellowiana)는 ‘파인애플구아바’로 불리기도 한다. 브라질 남부,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이 원산지이며 기후가 온화하고 건조한 지역에서 열매를 얻기 위해 재배하고 있다. 1890년에는 유럽 남부로, 1900년경에는 캘리포니아로 도입되었다. 제주에서는 1985년부터 제주의 입지조건에 적합한 우량품종 선발과 재배가능성을 검토하였으나 재배면적이 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열대과수의 최대 관건은 겨울철 보온과 한국인의 입맛이다. 최근 들어 온난화 되고는 있지만 과종마다 다르겠지만 겨울철 기온을 최저 10℃ 이상 확보해야하므로 겨울철 난방에 대한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적인 에너지의 보급이 관건이다. 그리고 제주에 정착되는 열대 과일의 특성을 보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망고, 바나나 등은 재배가 확산되고 있고 그 이외의 품목들은 도입되었지만 확대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또한 대한민국의 최남단 섬이라는 특징을 살려 제주관광과 연계한 작목발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참고자료: 남인희(1985), <제주농업의 백년>;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2016), <제주농촌진흥 60년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제주특별자치도청(2019), <농축산식품현황>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