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골 136곳 추가 발견에도, "전수조사 할 것"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되고, 지하수 함양 통로인 '숨골' 누락분 136곳이 새롭게 확인되면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으나, 국토교통부는 "부실조사 주장은 사실 아니다"며 오히려 반박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30일 해명 입장자료를 통해 "제2공항 예정지내 새로운 동굴 발견, 동굴 부실조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지난 29일 제2차 동굴.숨골조사 결과 발표에서 새로운 동굴 1곳과 '숨골' 75곳을 추가적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동굴의 입구는 제2공항 예정지에서 250여m 떨어진 곳(성산읍 수산리 1019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에서는 '칠낭궤'로 불린다.
숨골은 국토부 조사에서는 단 8곳만 기재돼 있으나, 비상도민회의는 지난 1차 조사 때 61곳을 추가로 확인한데 이어, 이번에 75곳을 추가하면서 136곳의 누락분이 드러났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러한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부실조사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토부는 "비상도민회의 측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동굴은 공항 예정지로부터 약 25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항부지내 새로운 동굴이 발견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동굴이 발견된 것은 사실이나, 동굴 위치는 '공항 부지내'가 아니라는 것이다.
동굴 위치는 비상도민회의 역시 기자회견에서 '제2공항 예정지에서 250미터 떨어진 곳'이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예정지 인근에 위치해 있음에 따라 당연히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영향성 조사가 이뤄져야 하나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동굴이 공항 예정지 구역 내에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비상도민회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처럼 주장하면서 의아스러움을 갖게 한다.
국토부는 그러면서도, "해당 동굴은 제2공항 부지 밖에 위치하고 있어 제2공항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추가 현지조사 등을 통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의 동굴조사 부실논란에 대해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동굴조사를 충실히 시행했다"며 "공항예정지내 동굴 존재 가능성이 있는 109개 지점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시행하면서 45곳에 대한 시추조사, 2.3km 구간에 대한 전기비저항 탐사 등 정밀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동굴조사결과 공항부지내 동굴은 서궁굴 한 곳이 발견됐다"며 "서궁굴은 길이 34m로 가지굴은 없으며,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동굴 상부에 건축물·도로 등 시설물 계획 없이 현상태로 보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숨골조사에서 국토부(8개)와 비상도민회의(136개)측에서 확인한 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공항부지 내 추가 숨골이 있는지 비상도민회의 측 자료를 포함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내 타 SOC사업 사례 조사,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숨골의 지하수계 영향, 시공성, 안전성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의 이러한 반박 보도자료가 나오자 비상도민회의는 "거짓.부실조사를 덮기 위한 사실 왜곡 및 폄훼 시도"라며 국토부를 강력 규탄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기자회견에서 새로 발견한 동굴입구는 제2공항 예정지에서 약250m 떨어져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예정지 인근 동굴조사 결과는 밝히고 있으나, 거대한 동굴 입구가 육안으로 확인됨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많이 알고 있는 칠낭궤는 언급조차되고 있지 않아,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신뢰할 수 없는 부실조사라고 밝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공항 예정지 내에서 숨골 또한 136곳을 추가 발견해 국토부가 8개라고 밝힌 숨골 조사결과는 전형적인 거짓.부실조사라는 사실도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그런데 국토부는 이에 대한 반박으로 신규 발견한 동굴은 예정지 밖의 동굴이라며, 마치 비상도민회의가 예정지내 동굴이 있다고 발표한 것처럼, 동굴.숨골조사 결과가 거짓인 것처럼 반박 보도자료를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또 "일부 언론이 제목에 동굴과 숨골에 대한 구분없이 모두 제2공항 예정지에서 조사된 것으로 오보한 것을 역이용해 동굴.숨골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의 비상식적인 반박보도자료가 악의적인 역이용이 아니길 바란다"며 "일부 잘못된 언론보도 때문에 잘못된 반박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면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같은 잘못을 저지른 관계 공무원을 처벌하라"며 "만약 여전히 정정없이 그대로 입장을 유지한다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