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양채류 재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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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양채류 재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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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43) 재배작물 도입의 역사

양채류는 해방 이후에 도입된 서양 채소의 총칭하는데 결구상추, 샐러리, 꽃양배추, 브로콜리 따위가 이에 속하는데 제주에서는 브로콜리, 적채, 방울양배추, 콜라비 등이 재배되고 있다.

브로콜리(학명: Brassica oleracea var. italica)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양배추의 한 종류로 녹색꽃양배추라고도 한다. 줄기와 가지의 끝에 발생하는 녹색 꽃눈 부분을 식용한다. 지중해 연안과 소아시아 원산으로, 고대 이탈리아에서 식용으로 재배했으며, 18세기 이후 유럽과 미국에 전파되었다.

19세기에는 아시아에서도 재배하기 시작했다. 날로, 또는 익혀서 먹는다. 브로콜리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70년대 말로 추정되며, 1980년대 초반부터 일부 농가에서 재배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브로콜리는 비타민 함량이 레몬의 2배, 감자의 7배나 많으며, 다른 채소류에 비해 철분, 칼슘 등의 함유량이 높아 웰빙 트렌드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식재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강원도, 충북 제천에서 주로 생산되며, 수입을 통해서도 국내 수요를 충당하여 왔다. 제주지역에서 브로콜리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관광지로 발달하기 시작한 이후인 1965년 이후로 보고 있다. 이 시기에는 양채류 도입이 가장 빨랐던 애월 곽지와 금성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가 이루어 지기 시작하였다. 1987년 농업기술원의 시범사업으로 농가재배를 시도 했으나 확대되지 못했고 1990년대 말까지도 13ha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재배기술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재배 농가가 증가하다가 웰빙 붐을 타고 소비가 증가하였고, 감귤 폐원지에 재배를 권장하면서 면적이 증가하였다. 2015년 재배면적은 1,536ha로 2000년에 비해 약 100배증가했고, 생산량도 17,190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액은390억 원이다. 재배초기 품종은 일본, 네덜란드에서 도입된 품종으로 제주의 재배 환경에 맞지 않아 기형화 발생이 많아 상품수확을 전혀 못하는 농가도 있었다. 제주에서는 5월, 10월, 11∼12월, 2월에 생산이 가능한 SK3-085품종을 선발하여 브로콜리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현재 주 재배품종이 되었다. 제주는 재배역사가 짧은 만큼 육종역사도 비교적 짧아 외국산이 100% 점유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2006년부터 품종육성연구에 착수하여 노균병 발생이 적고 안토시아닌 발현이 없는 F1품종을 육성 2015년에‘탐라그린’품종을 출원했다.

브로콜리 안정생산을 위해 병해충 조사와 방제법, 품종별 병 저항성, 시비량 설정, 친환경재배기술 등도 정립하였다. 수확 후 신선도 유지를 위한 예냉과 저온저장 기술 등이 개발 되었으며, PE비닐 피복 저장에 의한 저장기간 연장기술 개발로 브로콜리 안정생산의 기틀을 마련 하고 있는 실정이다.

왼쪽부터 '수확한 브로콜리 열매 모습'과 '방울 양배추 생육 모습'
왼쪽부터 '수확한 브로콜리 열매 모습'과 '방울 양배추 생육 모습'

적채(학명: Brassica oleracea var. capitata f. rubra) 또는 적양배추는 배추과에 속하는 양배추의 한 종류이다. 일반 양배추는 유럽이 원산으로 현재 야생종(Brassica oleracea L.var.silvestris)은 영국의 웨일즈, 아일랜드, 남스페인, 이탈리아 남부까지 분포되어 있다. 양배추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2,500년경으로 추정된다. 붉은양배추는 영국에서 1570년에 처음 기록을 볼 수있어 뒤늦게 개발된 품종이다. 그 후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급속한 품종개량이 이루어졌으며 북미에서는 1540년 전래되었다.

아시아의 전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인도에는 결구 되지않는 품종이 기원전에 전래됐다고 한다. 중국 남부에 네덜란드인에 의해 전해져서 17 세기부터 재배된 기록이 있고, 북부에는 그 이전에 중앙아시아를 통해 전래되었으며, 우리나라도 처음에는 중국에서 수입하여 재배되었으며 호배추라고 불리워졌다. 적채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명확하지 않지만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에는 1990년에 농업기술원의 시범사업을 통해 재배가 확대되었다. 제주지역에서는 월동 생산이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어 2015년 현재 185ha면적에 7,022톤이 생산되었으며,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방울양배추(학명: Brassica oleracea var. gemmifera)는 유럽과 미국에서 널리 기르고 있다. 어린식물과 초기 발생 단계에서는 양배추와 매우 닮았다. 벨기에에서 1200년경부터 길러왔으나, 1587년에 처음으로 방울다다기양배추에 대한 설명이 기록되었다. 온화하고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며 뜨거운 날씨에서는 해를 입는다. 강한 향기가 나는 채소로, 흔히 곁들여 내는 음식으로 쓴다. 밝은 녹색을 띠고 잎이 빽빽하게 들어 찬 것이 좋으며, 작고 어린 결구는 오래된 것보다 더 부드러운 맛이 난다. 비타민 A·C가 많이 들어 있다.

한국에는 최근에 들어왔으며 소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일반 양배추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아 미니 양배추 또는 방울양배추라고 부르며, 벨기에 브뤼쉘 지방에서 재배해 오다 유럽 전역으로 보급됐다. 일반 양배추 보다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겉잎만 따면 과일처럼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제주에서는 2013년부터 농업기술원에서 제주지역 월동재배에 적합한 품종과 작형, 수확 후 관리 등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2015년에는 80ha에서 1,000톤 정도 생산되었다. 크기가 작아 다양한 요리재료로 사용되며, 양배추보다 비타민C가 2배 많고 다양한 영양분이 함유되어 있어 앞으로 소비가 늘어날 전망이다. 재배기술은 양배추와 비슷하지만, 수확 인력이 많이 드는 약점이 있다.

콜라비(학명: Brassica oleracea var. gongylodes) 북유럽 해안지방이 원산지인 콜라비는 양배추와 순무를 교배시켜 만든 채소이다. 우리가 뿌리로 알고 있는 부분은 줄기인데 이 부분은 브로콜리 줄기, 양배추 속과 비슷한 맛이 나지만 그 맛이 더 순하고 달다. 줄기의 색은 녹색과 붉은색의 두 가지이다. 일반적으로 줄기는 샐러드로 활용하거나 과일 처럼 깎아 생으로 섭취한다. 잎은 케일과 비슷한 맛이 나며, 쌈채소나 녹즙으로 이용한다.

우리나라에는 19세기 초에 시험재배가 시작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제주도에는 2000년대 말에 재배되기 시작하여 2015년 295ha가 재배되었고, 식문화가 다양화되면서 면적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지역 주 재배 품종은 콜리블리 품종이다. 지속적으로 다양한 품종들이 도입되었지만, 재배기간 중의 기상에 따라 형태적인 변형이 많아 정착되지는 못하였다. 정식적기는 9월 중순으로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수확이 가능하나 겨울철 기상에 따라 수확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양상추, 치커리, 샐러리, 용설채, 다채, 고채 등이 재배되어지고 있는데 양상추는 양배추처럼 잎이 안으로 둥글게 말려 있는 결구성 상추로 결구상추로 불리기도 한다. 잎이 둥글고 넓어 흔히 샐러드용으로 활용되는데 양배추보다는 단맛이 덜하고 식감이 부드러운 특징이다. 치커리(학명: Cichorium intybus L.)는 유럽이 원산지로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독일 등에서 널리 재배하고 있다. 19세기에 미국에 전해졌으며 샐러리(학명: Apium graveolens var.) 원래 약초로 이용되었는데 17세기 이후부터 유럽에서 채소로 재배를 시작했다. 국내는 1970년 대부터 본격적으로 고랭지를 중심으로 재배되어 생산량이 점차 확대되었으며 제주에서는 대부분 1990년대 이후 제주시 근교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어지고 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라 공심채, 아마란스, 인디언시금치, 오크라 등 아열대 채소류에 대한 재배적 검토 및 중국관광객을 겨냥한 롱빈, 호부추 등 다양한 외국관광객 증가 및 식문화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양채류의 도입이 검토되어져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남인희(1985), <제주농업의 백년>;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2016), <제주농촌진흥 60년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제주특별자치도청(2019) <농축산식품현황>.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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