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제외한 기타 과수 재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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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제외한 기타 과수 재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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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41) 재배작물 도입의 역사

과수는 겨울철의 낙엽 여부에 따라 낙엽 과수와 상록 과수로도 분류된다. 제주는 다른 지방과는 달리 아열대 기후로 상록성과수인 감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비파, 감귤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온대 과수인 사과, 배, 단감, 복숭아, 앵두, 포도 등이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과수가 낙엽 과수이다.

제주에서는 단감, 배, 복숭아, 양앵두 등 낙엽과수 도입을 위한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수분수, 태풍으로 인한 낙과, 육지부 중복 출하로 인한 가격 경쟁력의 문제 등으로 키위를 제외한 나머지 낙엽과수는 소득과수로 정착되지 못했다. 최근 열대과수가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도입역사에 대한 기술은 차후에 기술하기로 하고 감귤을 제외한 기타과수의 도입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키위(학명: Actinidia chinensis)는 원래 중국 남부에서 자생하는 식물이었으나, 20세기 초 뉴질랜드에 전해져 재배되기 시작하였고 개량을 거듭하여 오늘날의 키위가 되었다. 뉴질랜드의 키위새와 생김새가 유사하여 키위라는 명칭이 붙여졌고, 우리나라에서는 양다래 혹은 참다래라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보통 10∼11월 사이에 수확 하여 저장온도의 조절을 통해 5월까지 유통되며 나머지 기간은 수입산이 유통되고 있다.

키위는 아열대성 낙엽과수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1974년으로 제주도 및 남해안 일대 일부 농가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1994년까지는 키위 재배가 노지에서 이루어 졌는데, 소득이 높으면서 206ha까지 늘었다가 태풍 등 강풍 피해와 궤양병 발생으로 폐원하는 농가도 생겨났다.

한·칠레 자유무역 협정(FTA)에 따른 폐원정책으로 2003년에 141ha까지 감소하였다. 2004년부터 뉴질랜드 제스프리사의 골드키위 계약재배와 국내산 골드키위의 지원 정책 등으로 시설키위 재배 면적이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소득도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레드키위 등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면서 2015년 기준 310ha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감귤 다음의 제2의 과수로 정착되었다.

시설 키위 재배모습(왼쪽)과 시설 무화과 재배 모습.
시설 키위 재배모습(왼쪽)과 시설 무화과 재배 모습.

감(학명: Diospyros kaki Thunb.)은 중국과 우리나라 등 동양권에서 주로 생산 및 소비되고 있는, 산지와 소비지가 편중된 과일이다. 주 생산지는 중국, 한국, 일본이다. 감은 크게 단감과 떫은감으로 구분 되는데, 한국 재래종의 대부분은 떫은감이며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단감은 일본에서 도입된 부유라는 품종이다. 단감은 1980년대 후반부터 노지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는데, 1990년대 초반부터 추석절 출하를 목표로 한 하우스재배가 소득이 높아 1996년에는 노지를 포함하여 233ha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고온기 낙과와 착색불량 등으로 소득이 낮아지면서 2015년 74ha까지 면적이 감소하였다.

포도(학명: Vitis vinifera L.)의 원산지는 서부아시아의 흑해연안과 카프카 지방이며 포도주의 원료로 사용되어 세계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은 과일이다. 한국에서 키우는 품종은 대부분 생식용(캠벨 얼리, 델라웨어, 거봉 등)으로 경북, 충북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예로부터 머루 또는 멀위라는 이름을 써왔으며, 한자명은 포도 외에 영욱(蘡薁)·산포도(山葡萄) 등이다. 포도라는 명칭은 유럽종의 원산지인 중앙아시아지방의 원어 ‘Budow’에 근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 강원도조에 포도와 다래의 생산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머루에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포도 품종은 1906년에 설립된 뚝섬원예모범장에서 유럽종과 미국종을 도입하여 품종을 선발하고 재배법을 연구하여 보급하기 시작한 뒤부터 일반 과수원 형식으로 재배가 보급되었다.

제주에서는 1969년부터 농가 재배가 시작되어 1975년에 1.3ha까지 재배되었으나 이후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1980년에 0.4ha로 잠시 재배되기도 하였으나 1990년 초반에 수입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고당도 포도인 거봉품종 등이 도입되어 하우스재배가 이루어졌다. 제주지역 농가들은 생장조정제를 이용한 무핵 대립과의 생산 유통으로 육지부와 도내 관광지에서 판매 되면서 재배가 활발 했었으나 덕 재배에 따른 힘든 노동력에 비해 소득이 낮아 최근에는 대정지역에 2.0ha 이내로 재배되고 있다.

복숭아(학명: Prunus persica (L.) Batsch for.)는 북반구와 남반구의 따뜻한 온대지역에서 자란다. 중국에서 처음 재배하기 시작해 지중해 연안으로 퍼진 뒤 다른 유럽 지역에도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 처음 재배하기 시작해 아시아에서 지중해 연안의 여러 국가로 퍼진뒤 다른 유럽 지방에도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탐험가들이 복숭아를 신대륙으로 가져갔고, 1600년경에는 멕시코에서도 복숭아가 발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동기시대 초기 유물에서 현재 재배되고 있는 복숭아와 비슷한 크기의 복숭아씨가 출토 되었으며 재배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가 최초이고 후기 구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 선사인들이 새긴것으로 추정되는 울주군 천전리 암각화에서 복숭아 문양이 발견 되었다고 한다. 기록으로는 삼국사기 백제본기 온조왕 3년 (B.c16년)이 최초이며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존재 한다. 제주에서는 1950년대 말부터 재배가 시작되어 1968년 4.7ha로 가장 많았고, 1974년 0.2ha로 감소하였다. 1990년 중반에 틈새시장을 겨냥한 조기출하 목적으로 하우스재배가 시작되었지만, 소득성이 높지 않아 2015년 0.6ha로 되다가 최근 만감류 재배가 확대 되면서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무화과(학명: Ficus carica L.)는 지중해 동부 지역이 원산지며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이다. 아시아 서부에서 지중해에 걸쳐 자생하며 우리나라는 제주에 분포한다. 무화과가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중국에 들어온 시기가 13세기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곧이어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

최초의 문헌 기록은 고려 말 문신인 이색이 지은 《목은집》에 “어딘가에서 무화과나무 꽃이 피기만을 기다리면서 공연히 가지를 꺾으려고 치달리지 말 일이다”라는 구절이다. 또 《동의보감》에 보면 무화과는 “꽃 없이 열매가 열리는데, 그 빛이 푸른 자두 같으면서 좀 길쭉하다. 맛이 달고 음식을 잘 먹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제주에의 개량종 무화과 재배는 1991년에 일본에서 승정도우핀 도입하면서 부터이다. 2014년도에는 감귤에 편중되어 있는 과수산업을 다양한 소득과수로 확장하고 관광산업과 연계한 특화작목으로 정착하기 위하여 동부 지역에서 시설무화과 재배단지를 조성되어 재배 되고 있다.

비파(학명: Eriobotrya japonica (Thunb.) Lindley)는 중국 후베이성 및 쓰촨성 남부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 남부, 일본,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 등에서 널리 재배되는 아열대식물이다. 우리나라에 도입 된지는 약 60년 정도가 되며 우리나라 남부지방 야외에서 재배를 하며 중부지방에서는 온실재배를 하고 있으나, 그 양은 많지 않다. 제주에서는 1985년에 도입되어 다른 과종과 더불어 선발 시험을 했던 기록이 있는데 당시에는 저장성 문제로 재배 정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비파잎에는 아미그달린, 사포닌, 타닌 등의 성분이 다량 함유 되어 수렴작용(피부를 수축시켜 잔주름을 줄이고 예방) 및 살균 작용으로 차로서 이용되어지고 있어 과일 이외의 용도로 재배가 확대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아열대 과수의 재배가 유리해지는 조건으로 감귤중심의 과수 구조에서 비파를 비롯한 다양한 아열대·아열대 과수로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 참고자료: 남인희(1985), <제주농업의 백년>;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2016), <제주농촌진흥 60년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제주특별자치도청( 2019), <농축산식품현황>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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