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억새 때문에 막대한 인력 투입하면서?...계획 배경 여전히 의문
제주시가 6일 오후 7시30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불 놓기' 행사가 논란 끝에 결국 취소됐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6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을 찾아 "오늘 불놓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방과 경찰 등의 지원을 받아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구경 올 가능성이 있고, 또 코로나19 대응에 소홀해진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어 올해는 (불놓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놓기 계획을 언론에 공개한지 하루만에 전격 취소한 것이다.
고 시장은 하루 만에 번복한 것에 대해 "우리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비춰지고 있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다른 결과가 있을 수가 있고, 조금 쑥스럽기는 하지만 번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 5일 브리핑에서 '2020 제23회 제주들불축제' 취소에 따른 '불 놓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새별오름이 가을철 억새로 유명한 명소인 만큼, 이 곳의 억새가 균일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베어내거나 불 놓기를 해야 하는데, 새별오름은 경사가 심해 베어내는 것은 어려워 불 놓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들불축제 행사에서는 비가 내리면서 불 놓기를 못했는데, 올해까지 못하면 2년째가 되어서 억새 관리 차원에서 뭔가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불놓기를 위해서는 공무원 50명, 산불진화대원 50명, 소방서 및 의용소방대 50명 등 최소 150명에서 200명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 비상시국'에 불놓기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이어졌다.
억새가 균형있게 잘 자랄 수 있게 한다는 이유 설명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3월에도 들불축제 때 오름 불놓기가 진행되는데, 굳이 올 가을 단 시기를 위해 막대한 인력 등을 투입해 불놓기를 한다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왜 무리를 하면서도 이 계획을 추진했던 것인지, 고 시장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불놓기' 계획에 대한 의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