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과채류 재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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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과채류 재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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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39) 재배작물 도입의 역사

과채류(果菜類)는 열매를 먹는 채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고추, 토마토, 딸기, 수박, 오이, 호박, 참외, 파프리카, 메론, 가지 등이 있다.

고추(학명: Capsicum annuum L.)는 중부아메리카가 원산지로 흔히 오랜 옛날부터 우리 겨레가 먹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선시대(1614년) 일본에서 도입되었고, 제주도에도 이 시기에 재배가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1960년대 초에서 1980년대 까지 대정읍 인성, 안성, 보성 등에 주산지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긴 장마와 태풍 등의 기상 때문에 면적은 증가하지 않았다. 최근 애월읍, 한립읍을 중심으로 노지터널 재배가 되고 있으며, 1950년도까지는 재래종이 재배되었고, 매운맛이 약했다. 1960년 이후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을 재배하였으나, 1970년대 이후 부터는 국내 육성품종이 보급되어 재배되고 있다

토마토(학명: Lycopersicon esculentum Mill.)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의 높은 지대에서 자라는 1년초로서 전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는데 약 380년 전 중국으로부터 도입되었고, 제주도에서 재배시작은 명확하지 않지만 1920년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1950년까지는 노지 재배, 1960년 하우스가 도입되면서, 그 후 꾸준히 증가하였다. 재배 기술의 발전과 우량품종 도입으로 단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2015년 45ha에서 3,520톤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중 일반 토마토는 10ha, 660톤이며, 모두 하우스 재배를 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품종은 더욱 다양화 되었다. 비닐하우스가 보급된 1960년대 부터 3∼5월에 수확하는 촉성재배, 11∼1월 상순까지 수확하는 억제재배가 보편화 되었다. 1970년대 중반기까지는 제주에 난방기술이 보급되지 않아 육지부에서는 연탄난방을 하면서 토마토 시설재배가 이루어졌다. 당시 대정읍 무릉리 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토마토 재배를 했는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겨울 생산이 되기도 하였으며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대정읍 동일리, 일과리를 중심으로 재배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딸기(학명: Fragaria ananassa Duch)는 장미목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 살이풀로 유럽 중부가 원산지이며, 우리 나라에는 1900년대 초엽에 전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온도에 대한 적응성이 강하여 적도 부근의 해안에서 북극 가까운 지역까지 자라고 있다.

제주도는 1960년대 제주시험장에서 시험재배 후 제주시 화북동을 중심으로 노지재배가 이루어졌으나, 주택건설 등 도시개발지역에 포함되면서 아라동으로 주 재배지가 옮겨졌다. 제주시 아라동의‘아라주는딸기’상표를 개발하여 현재 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농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0년대 초 시설재배 시도를 했으나 확대되지 못하였고 2005년 경 수경재배를 이용한 딸기 고설재배가 처음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농업기술원에서 2008 ∼ 2011년 까지 딸기 국내육성 우량묘 설향 품종이 대정읍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되었으며 2009년 부터는 연작피해 예방 및 고품질 딸기 생산을 위한 고설베드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수박(학명: Citrullus vulgaris Schrad.)은 남아프리카 열대, 아열대의 건조한 초원지대가 원산지이다.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조선시대에 씌어진〈연산군실록〉에 수박에 대한 기록이 있는 점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널리 재배해왔던 것으로 추정하여 약 530년 전이고, 제주 지역은 조선시대부터로 추정하고 있다. 1950년대의 주산지는 조천읍 함덕과 신촌 지역으로 1970년대 이후 접목기술이 도입되지 않아 연작장해가 발생하면서 재배가 어려워져 감귤 등 다른 작물로 전환 되었다. 그 이후 자연적으로 애월읍 신엄리 지역으로 바뀐 것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노지터널재배 작형은 1976년 이후에 정착되어 현재 까지 이어오고 있다.

오이(학명: Cucumis sativus L.)는 인도가 원산지로 추정되는데 아시아 서부에서 적어도 3천 년 동안 재배해왔으며, 1494년 콜럼버스에 의해 신대륙에 전래되었다. 우리나라에 오이재배 시작이 약 1500년 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제주에도 오래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초기 노지재배는 주로 제주시 봉개, 용강, 아라동 지역에서 이루어졌으며, 대정읍 가파리에서 가장 빠른 6월 상순에 수확되었다고 전해온다. 1970년대 후반 시설재배가 보급되면서 전도에서 재배되었으며, 지금은 애월읍 구엄 지역을 중심으로 주산지가 형성되고 있다.

1960년대 이전까지 오이 품종은 ‘물외’가 대부분이었고, 1970년대는 청장계 오이, 1980년대는 촉성, 반촉성 재배용, 조숙재배용 등으로 다양해졌다. 노지재배는 포복재배 였으나, 1960년대 이후 하우스가 보급되면서 지주재배가 시작되었다. 하우스재배는 주로 촉성과 반촉성 재배를 했다. 난방은 1970년대는 연탄난로를 1대/15평 꼴로 설치 가온했으며, 1980년대 유류 난방기가 보급되었다. 1990년대 이후 4단 변온 난방기 보급과 수경재배 등 재배기술의 발달로 수확기간을 6개월까지 연장하여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있다.

왼쪽부터 딸기 고설 재배 모습과 단호박 재배 모습
왼쪽부터 딸기 고설 재배 모습과 단호박 재배 모습

호박(학명: Cucurbita moschata Duchesne)은 북아메리카 멕시코가 원산지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이전부터 재배되었다고 추측하고 있으며, 제주는 조선시대 전부터 라고 한다. 호박은 도내 과채류 중 재배면적

이 가장 많고, 1960년대 초 애월읍 신엄지역을 중심으로 주산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품종은 크게 동양계와 서양계로 나뉘는데 1950년 대 까지는 거의 동양계가 재배되었다. 1980년대 부터 주키니호박 등 서양계가 재배되었고, 1990년대 중반 이후 단호박 품종이 도입되기 시작하였으며 2009년부터 보우짱 단호박이 도입되었으며, 2014년 땅콩 단호박이 도입 재배되기도 하였다. 1950년대까지는 특별한 기술 없이 넝쿨을 지붕이나 돌담울타리에 뻗게 하여 열매를 맺게 했다. 1960년대에는 하우스 촉성재배기술이 도입되었고, 애월읍 신엄 등 단호박 재배주산지에서는 2월 하순에 파종하여 3월 하순에 정식, 6월에 수확하는 반촉성 재배를 택하고 있다. 현재는 월동채소 재배 지역에 월동채소 뒷그루 작물로 단호박 터널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참외(학명: Cucumis melo var. makuwa MAKINO)는 수박과 함께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이다.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에 중국의 화북으로 부터 우리나라로 들어왔으며, 통일신라시대에는 이미 재배가 일반화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에는 오이(물외)와 비슷한 시기에 재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2000년 초반 까지 소규모 재배 되었으나 경제성이 낮아 현재의 재배는 거의 없다.

서양계 참외를 멜론(melon)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열대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에 들어와 소개된 것으로 추측된다. 1970년대까지는 소비처가 없어 판매에 어려움이 있었고, 1978년 농업기술원의 시범사업을 통해 50평단위로 1981년까지 보급되었으나 1980대 후반 이후 시설감귤이 보급되면서 재배되지 않고 있다.

파프리카(학명: Capsicum annuum L.)는 중앙아메리카 원산으로 매운맛이 없고 단맛이 강하며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우리나라에서의 재배는 유리온실이 보급되는 1990년대 초반에 들어 왔으며 제주도는 육지부보다 약간 늦은 2000년대 초이다. 제주에서는 거의 유리온실에서 수경재배하고 있으며 대일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지(학명: Solanum melongena Linnaeus)는 인도와 인도차이나 반도가 원산지인 열대 야채로 아라비아와 페르시아를 통해 아프리카와 유럽에 전해졌으나 17세기 이후에야 유럽 남부에서 즐겨 이용하게 되었다. 신라시대에 이미 가지 재배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면 꽤 오래전부터 재배되었고, 제주에는 1910년도 이후에 재배된 것으로 보고 있다.1980년대 후반부터 통계에 잡히고 있지 않다. 90년대 중반에는 오라동 연미마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었었으나 많은 수의 가정에서 자가소비용으로 텃밭에 많이 재배되고 있다.

※ 참고자료: 남인희(1985), <제주농업의 백년>;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2016), <제주농촌진흥 60년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제주특별자치도청(2019), <농축산식품현황>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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