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중국인, 제주여행 동선 후속조치 딜레마...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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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중국인, 제주여행 동선 후속조치 딜레마...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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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 이동동선 호텔.면세점.관광지 등 광범위
시내버스 이용 상가거리 방문, 접촉자 파악도 '난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제주도의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18년만에 처음으로 일시 중단된다. 사진은 2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앞 전경.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제주도의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18년만에 처음으로 일시 중단된다. 사진은 2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앞 전경. <사진=뉴시스>

[종합] 지난달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여행하고 돌아간 중국인관광객이 뒤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속대응에 초비상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중국인 관광객인 A씨의 확진판정 사실을 통보받은 직후 곧바로 자체적인 동선.접촉자 조사에 착수했으나, 동선 범위가 워낙 넓고 접촉자를 특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부심하고 있다. 

더욱이 질병관리본부의 현행 감염병 사례관리 지침에서는 잠복기의 경우 해당되지 않아, 이번 중국인의 제주도 여행은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국토교통부 제주항공청으로부터 해당 중국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판정 사실을 통보받은 것은 지난 1일 오후 4시쯤.

제주항공청은 "지난 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제주여행을 다녀간 중국인관광객 1명이 중국으로 귀국한 다음날인 26일 발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3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통보했다.

증상이 확인된 시점이 귀국 다음날이기 때문에, 제주도 체류에서는 최소 '잠복기' 내지 '초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제주도는 '잠복기'로 확인했다. 또 감염지는 제주도가 아닌 중국으로 추정했다.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2일 긴급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제주도로 왔고, 잠복기를 생각하면 제주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배 단장은 또 "26일에 발병했다고 통보가 왔는데, (제주도에서) 열이 있었다면 귀국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며 "(제주공항에서) 중국 들어갈때도 검역하니까. 음성이니 귀가한 것이고, 이후 열이 발생했으니 26일 전까지는 증상이 없었다고 믿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서 이번 중국인 확진자에 따른 감염이 있을  수 있는 시점은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인 1월 24일~25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확진자가 제주도에 체류했던 기간 중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전인 24일부터 25일까지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A씨가 4박5일간 머물렀던 숙소에 역학조사반을 보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접촉자 5명을 파악해 질병관리본부 지침과는 별개의 제주도 자체적인 자가 격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이미 중국으로 돌아간 상황이어서 정확한 동선 및 접촉자 조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디헹히 확진자 가족과 연락을 시도해온 제주도는 제주여행에 동행했던 A씨의 딸과 전화통화를 통해 숙소, 방문 관광지. 커피숍, 식당, 교통수단 등 대략적인 일정과 내용을 확인했다.

◆ 공개된 중국인의 제주여행 4박5일 동선은?

제주도가 2일 오후 공개한 A씨의 제주여행 4박5일 동선을 내용을 보면, 중국인 A씨는 21일 밤 마지막 비행기 편으로 제주에 도착한 후 플로라 호텔(제주시 연동 소재)을 숙소로 잡아 투숙했다. 
 
다음날인 22일 오전에는 중국인 10명이 승합차를 이용해 에코랜드, 산굼부리를 거쳐 우도를 관광했고, 이후 성산일출봉을 거쳐 다시 제주시로 돌아와 신제주 소재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오전에는 숙소에서 나와 도보로 이동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후 신라면세점 인근 치킨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시내버스를 이용해 칠성통으로 이동, 칠성통을 구경한 후 시내버스를 이용해 숙소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24일에는 숙소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1100고지와 무지개도로, 도두 해안도로를 구경한 후 도두해안도로 소재 카페에서 점심식사, 다시 버스를 이용해 숙소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누웨마루거리를 산책하던 중 편의점에 들렀다가 다시 숙소로 이동.

25일에는 숙소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제주국제공항으로 이동한 후 중국으로 돌아갔다.

◆ "24~25일 일정파악에 주력...다소 시일 소요 예상"

이번에 공개된 동선은 대략적인 이동경로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A씨의 모든 동선을 역추적하고 있는 상황으로 4박 5일간의 일정을 모두 확인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동선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현재 제주지방경찰청에 신용카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동선 확인 중이며, 독일 사례를 참조해 증상 발현 이전 이틀간(24~25일) 동선을 우선해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4박5일 일정 중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24일과 25일 일정의 동선 및 접촉자 조사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딸과 A씨 두 사람의 가족여행이어서 동선은 복잡하지는 않고, 파악은 어느 정도 됐지만, 객관적인 자료 등을 합쳐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증상 이후 접촉한 장소.동선 파악해 명단을 만들어 조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외를 중심으로 관광을 했기 때문에 격리대상은 적을 수 있다"면서, "버스를 이용했다고 하는데, 예상을 해보면 한국말을 못해서 버스기사와 직접 대면(대화) 가능성은 적고, (버스 내) 다른 사람들과도 대화했을 가능성이 적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확진자와 접촉자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원희룡 지사는 2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 방침에 관계없이 확인 가능한 동선을 적극 추적하기로 기본 방침을 결정했으며, 의학계에서 논란이 되는 위험 잠복기 감염의 한계선을 고려해 관리 대상자의 특정을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제주도는 방문 장소와 이동 경로별로 집중관찰 대상자를 확정하기 위해 보건소별로 역할을 분담해 방문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방문장소와 이동 경로별 집중관찰 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 이동동선 방역대상 어디까지 설정?...접촉자 조사는?

그러나 이동동선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행자는 확진자와 딸 2명의 가족여행이어서 동선은 복잡하지는 않지만, 버스를 타고 다니며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CCTV를 통해 확인을 한다 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방문장소의 경우에도 신용카드를 사용했거나 CCTV가 설치된 실내 업소는 파악이 가능하지만, 야외 동선은 구체적으로 특정짓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도가 A씨의 동선에 따른 후속 방역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교통편이나 관광지, 칠성통이나 누웨마루 등의 거리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공항과 항공기를 시작으로, 숙박업소, 식당, 이동교통수단, 방문한 시내 거리, 관광지 등을 모두 포함해 방역대상을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해당 이동동선에 따른 밀접 접촉자를 선별해 자가격리를 시키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접촉자를 찾아내더라도, 설 연휴를 거치면서 2차, 3차 접촉자로 이미 크게 확대됐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동동선 및 방문지, 접촉자 조사는 시작했지만, 실제적 후속 감시.대응에 있어서는 딜레마에 빠져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 '임시휴업' 결정

한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2일 오후 6시 제주도가 확진자의 이동동선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곧바로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는 제주도의 요청을 수용해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키로 하면서 앞으로 제주국제공항 국제선을 통한 중국인들의 관광목적 입국은 사실상 전면 차단될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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