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에 앵벌이 하나?...민주당 의원들도 정신차려라"
16일 오후 열린 제378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례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민숙 의원이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 관련 증액예산이 무산된데 대해 격한 분통을 터뜨려 본회의장은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이날 강 의원의 '고함'이 터져나온 것은 원희룡 지사가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2020년도 예산안이 의결된데 따른 인사말을 중반쯤 할 때부터였다.
원 지사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의원님들께 10억 원씩 배분해왔던 예산을 2021년도 예산부터 도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부분을 읽어나갈 즈음, 강 의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항의성 질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강 의원은 "우리가 거지냐. 도정에 앵벌이를 하나. 민주당 의원들도 정신 차려라"라고 고함을 질렀다.
원 지사가 예산안 계수조정에서 증액편성된 항목 중 제주도의회 제2공항 특위 관련 운영관련 사무관리비로 '제2공항 갈등해소 연구조사' 비용 2억원에 대해 '부동의'를 하면서 이 증액 부분이 무산된데 따른 항의 성격이었다.
이날 원 지사는 총 393억원의 증액편성 항목 중 유독 특위예산 2억원에 대해서는 부동의했다. 원 지사는 "심사 결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제2공항 갈등해소 2억원 부동의하고 나머지 증액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른 민간 지원금 등의 증액은 모두 수용하면서도, 제2공항 특위 예산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강 의원이 고함을 지른 것은 정식 절차를 밟아 용역비 심의를 요청하면 거부하고, 증액 편성하며 유독 그것만 특정지어 부동의를 하면서, 결과론적으로 도의회로 하여금 '예산 구걸'을 하게 만들고 있다는 항변으로 풀이된다.
원 지사가 예산안이 통과된 후 가진 인사말에서 도정과 의회간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변칙적 재량사업비 성격인 '10억원씩 배분'을 언급한 것이 감정을 크게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제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2공항 특위 예산에 대해 '부동의'하며 해당 사업비 편성을 무산시킨 후, 도의회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10억' 얘기를 공개화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정신차려라'는 부분은 제2공항에 대해 찬성을 하거나 특위활동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당소속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표결 결과에 대한 섭섭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안 표결결과 재석의원 36명 중 찬성 26명, 반대 8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강 의원은 '반대' 표를 던졌다.
강 의원의 계속된 고함에 원 지사는 여러번 멈칫하는 표정을 보였으나 준비된 인사말을 끝까지 낭독한 후 내려왔다.
이날 본회의에서 김태석 의장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장은 본회의를 마치면서 "폐회사를 읽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 생략하겠다"며 "대신, 원희룡 지사 인사말에 우리 의회가 다시한번 심사숙고해 경청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