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탈시설 논의와 '감수성'...사회적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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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탈시설 논의와 '감수성'...사회적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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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 이야기] 김홍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간사

자립 생활운동이 2000년대 초 확산되어 한국 사회의 장애 운동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켜 왔지만 여전히 탈시설은 과제로 남아 있다. 자립 생활운동 그리고 자립 생활센터가 국내 장애정책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아직도 국내 장애인복지의 생활시설은 건재하다.

전국의 많은 자립 생활센터에서 자립생활체험홈 운영을 통해 탈시설 상당한 성과들을 보여 왔으나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여전히 많고 생활시설의 규모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신체장애인들은 탈시설이 어느정도 이루어 지고 있으나 발달장애인은 여전히 시설 중심의 복지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자립생활 패러다임에 적응하는 시설들의 변화가 이루어 지고 있다. 제주도의 장애인 거주시설은 28개소이며 이곳에 거주하는 인원은 약 565명으로 대부분 소규모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 중증장애인의 생명과 안전을 이유로 진행되었던 장애인 거주시설 수용 복지정책은 공동생활이라는 명분 아래 당사자의 심리적,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지 못한 채 운영됐으며, 이로 인해 장애인 당사자는 자기 주도적 삶보다 타인의 결정에 의한 삶을 이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제한된 공간에서 집단적인 생활로 인해 사회적 경험이 급격히 제한되어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시설 내의 인권침해 역시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 또한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탈시설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참여와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활용해야 하지만 대중교통 및 특별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못하여 시설에서는 사업 및 프로그램 진행에 이동지원을 해야 하는 한계로 거주시설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여러 장애 유형별 단체들이 존재하여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거주시설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으며 거주시설 장애인들은 시설 내부의 프로그램 위주로 참가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적,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원리적 측면보다는 체험적인 내용이나 단순 일자리 교육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지적, 발달 장애인의 욕구와 자립 생활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자립 생활패러다임이 도입되어 자립 생활센터가 지역에서 장애인의 삶을 지원하기위해 만들어지고 활동 보조서비스가 법제화되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등 최근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되는 등 발달장애인에 대한 많은 이슈와 관심이 확대되면서 발달장애인 탈시설에 대한 논의가 지속해서 진행되지만,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감수성이 낮고 탈시설에 대한 확실한 제도도 없는 실정에서 발달장애인 탈시설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그렇다면 지원과 서비스가 생긴다면 탈시설이 가능할까? 발달장애인 탈시설을 위해서는 분명 그들에게 필요한 각종 지원과 보조, 서비스해 줄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먼저 우리가 모두 발달장애인의 감수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발달장애인을 보호의 존재,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으로 지역에서 잘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가치를 부모나 전문가 그리고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비록 시스템이 지역사회에 완전히 갖춰져 있다고 불순 없지만, 발달장애인법이 만들어지고 신체적 장애인 중심의 복지나 지원에서 점점 발달장애인 지원 쪽으로 이야기가 나오는 이 시점에서 탈시설만을 우선 해서는 안 된다. 준비 후 탈시설 순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탈시설과 제도 마련을 한 세트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의 자립 생활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배울 권리가 있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은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다만 조금 늦을 뿐이다. 발달장애인은 위험해서 집에 있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김홍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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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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