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원희룡 지사에 전한 '제2공항 문제' 조언은?
상태바
강우일 주교, 원희룡 지사에 전한 '제2공항 문제' 조언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공항 우회적 재검토 촉구...'제주도 가치 지켜야"
"단식농성, 많은 우려...진정성 갖고 다가서달라"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강우일 주교와 접견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전날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건설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며 한달 넘게 전개되고 있는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의 단식투쟁 천막농성장을 방문했던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1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제2공항 건설 재검토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강 주교는 이날 오후 2시40분 제주시 아라동 소재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관을 방문한 원 지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뜻을 피력했다.

강 주교는 전날 김경배씨의 단식농성을 만류했던 내용부터 원 지사에게 전했다.

강 주교는 "앞으로 대화를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기운을 차려야 되지 않겠느냐고 얘기하고, 주변에서도 (단식중단을) 권고했으나 본인이 한번 시작했으니 목숨을 걸고, 고향을 위해서는 목숨도 아깝지 않다고 강한톤으로 얘기했다"고 피력했다.

그는 "제가 걱정은 단식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굉장히 코너에 몰린 것 같은 느낌이 있어 걱정이 되었다"면서 "빨리 주변에서 힘을 모아서 마음을 조금 풀어드리고, 대화가 가능하도록 자리를 마련해드려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국토부가 사전 타당성 조사 다시 해볼 용의를 밝히면서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를 동시에 했으면 하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불신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주변에 있는 분들도 (김경배씨 단식농서에 대해 ) 많이 걱정을 하고 있다. 원 지사께서 그분(김경배씨)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어제 갔다오니까 마음이 굉장히 열려 있었다.(천막농성장의)그분들은 지사님이 오셔서 말씀들어주시는것을 바란다. 그분 들의 얘기를 듣고 국토부에 전달하는 진정성을 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그러면서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원 지사에게 전한 입장은 예전에도 여러차례 밝혔던 내용으로, 제주도가 개발한계점에 와 있어 입도 관광객 수를 무한정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에서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제가 알기로도 이 프로젝트(제2공항 성산읍 입지결정)는 박근혜 정권때 청와대에서 공항 후보지를 낙점해서 결정을 먼저 하고 도정이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예를 들어 검은오름같은 곳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니 어쩔수없이 방문객을 제한하고 예약하는 것 처럼 제주도라는 섬 자체가 일년에 몇천만명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땅이 못된다"고 피력했다.

그는 "오늘 개통된 버스전용차로, 이런 것도 결국은 (제주도내 차량이 증가하여 도로가) 너무 포화상태 되니까 이런 정책을 쓰신것 같은데, 제주도 전체적으로 지금 자연의 상태를 유지하려면 제주도를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제주도민만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 전체를 위해서 정원(제주도 자연환경)을 예쁘게 보존하려면 접근하는 인원을 제한할 수 밖에 없다"면서 "무한정으로 내버려두면 제주도의 대한민국 정원으로써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연금 노인 대상자 중 반이 탈락했다. (토지의) 공시지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결국은 제주도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 집값도 오를수 밖에 없고 행정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제2공항이 들어와서 많은 내방객이 들어닥칠때 (제주도 자연은)이미 상당히 훼손됐지만 (그래도) 아직은 제주도가 많은 사람들이 찾고싶은 아름다운 땅인데 그게 지켜질수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주교는 "제주도 원주민들이 지금 내몰려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을 보면 가난하지만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이 전부 외곽으로 쫓기는 상황인데, 그런 개발이 과연 인간을 위한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지사님께 던지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민 전체를 위해서 제주도의 가치를 지켜주십사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강우일 주교와 접견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직접적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제2공항 건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전달한 것이다.

이에 원 지사는 "걱정해주시는 부분, 도민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인데, 개발 많이 억제했다. (지금) 조화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행정의 입장은 당장 많은 일들을 끌어 안고 있어서 다를 수 있지만 근본적인 가치가 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타당성 다시 해달라는 것은 얼마든지 좋다는 것이다"면서 "공항 내용 타당성 입지 용역 내용은 국토부에서 제주도의 의견을 달라고 하면 주민갈등 최소화 관련 (내용 담아서) 답변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름 안정성, 문화재 가치 동굴 나온다든지 공항을 군사기지로 쓴다면 제주도에서부터 반대할 것이다. 이런 부분을 국토부가 불투명하게 하면 저희도 반대한다"면서 "국토부와 반대위의 접점을 찾아서 국토부에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대신 반대위도 도민들의 생각이 다양한 것이라서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 제2공항 문제는 성산읍 반대주민들 뿐만 다양한 도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강우일 주교는 "제주도민의 입장을 모으려는 입장은 이해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닌 가장 약한 사람도 인간적인 권리를 지킬수 있는 시스템이 민주주의다"면서 "지금 후보지 주민들에게는 생존권 문제이다. 단순히 돈 더받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다른 도민들의 입장과 자기 생존권이 걸린 사람의 비중의 차이를 감안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 도민들과, 생존권이 걸려있는 성산주민들을 동일시해 다수결 원리로 정책을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원 지사는 이에 "입장 바꿔 생각하면 너무나 이해가 잘된다. 아픔이라던지 미래에 대한 불안같은 문제는 최대한 저희들의 문제로 끌어 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