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주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3자회동'에서 권고안을 무시하고 위원회를 무력화시킨데 항의하며 위원 11명 전원이 일괄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이에대한 각 정당의 입장은 묘한 차이를 보였다.

전원 사퇴로 인해 선거구획정 논의가 전면 중단되는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의 책임소재 및 사태수습 접근법에 있어서는 입장을 조금씩 달리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위원 전원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은, 전적으로 원희룡 지사의 무책임에 기인한다"면서 "원 지사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수습책 마련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원 지사에게 책임을 집중 겨냥한 것이다. 이번 파문의 촉발점이 된 '3자 회동'을 주도한 같은당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원 지사로 하여금 즉각 공식입장을 밝히고 사태의 긴급하고도 원만한 수습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제주도당은  "획정위 위원 전원 사퇴는 제주도가 선거구획정위가 만든 안을 무시하고 도의회, 민주당 국회의원 등과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안을 다시 만들겠다고 할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원희룡 지사에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제기했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해 도내 각 정당과 의회 대표의 연석회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의 수습책과 관련해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인구편차를 최소화 하려면 교육의원의 수를 축소 또는 폐지하든지, 인구가 적은 선거구를 합쳐야 한다"면서 '교육의원 축소 내지 폐지'를 슬쩍 꺼내들었다.

바른정당 제주도당은 원희룡 지사가 전날 선거구획정위원들에게 사과했음을 전제한 후, "정치권의 책임공방은 지금 닥친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늦은 감이 있지만 원희룡 도지사가 사과했다. 바른정당 제주도당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3인의 국회의원도 진정성 있는 대도민 사과를 내놓아야 한다. 발을 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을 겨냥했다.

수습책과 관련해서는, "현 상황에서 의원정수 확대를 위한 정부입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면서 "3인의 집권여당 국회의원들 역시 결자해지의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바른정당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사태 수습을 위한 생산적 논의과정에 나설 용의가 있다"면서 "제주도 당국도 미적 거리지 말고 선거구 획정위원 재위촉과 도의회 차원의 대승적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 등 실현가능한 수습대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국회의원 3인,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은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원 지사와 민주당 소속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책임론을 제기한 후, "우선 선거구획정 대혼란을 야기한 3자가 한 자리에 모여 공식적으로 도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습책과 관련해서는, "의원입법 추진은 하지 않겠다는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자세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현실 가능한 대안과 추진 로드맵의 윤곽을 도출해 내야 한다. 그 윤곽 속에서 세부적인 프로그램을 법정기구에서 확정짓기 위해 선거구획정위 정상화를 정중하게 요청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이번 상황의 직접적 책임 당사자인 제주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국회의원 등 소위 '3자회동' 주체들의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며 공개적 사과를 요구했다.

정의당은 "지방선거가 10개월도 남지 않는 상황에서 도민사회에 혼란을 야기한 장본인들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면서 "아울러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혼란한 도민사회 수습을 위해 책임 있는 원내정당들의 연석회의 개최를 조속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