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악단 철수는 단원 2명 실종 때문" 반중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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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악단 철수는 단원 2명 실종 때문" 반중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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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공연 직전에 북한 모란봉악단이 철수한 배경을 놓고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해외 중국 반체제 사이트가 모란봉악단 단원 2명이 자취를 감춘 것이 원인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둔 뉴스 사이트 '중국재스민혁명'(中國茉莉花革命)은 13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 모란봉악단 단원 2명이 국가대극원 공연을 앞두고 사라졌다는 정보가 파다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사이트에 따르면 자신이 키우고 아껴온 모란봉악단의 단원 2명이 도망쳤다는 보고를 받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 김정은이 격노해 공연 중단과 즉각 귀환을 명령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첫 번째 해외공연을 위해 중국을 찾은 모란봉악단에서 이탈자가 나오자 자신의 체면이 크게 깎였다고 생각해 악단 전체에 당일 고려항공편으로 돌아오라고 지시했다.

사이트는 소식통이 모란봉악단에서 탈출한 단원들이 베이징의 한국 영사관 등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덧붙였다.

아울러 사이트는 다른 소식통의 정보로서 중국과 북한이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중국 측에서 누가 관람할지를 놓고 조정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해 공연이 취소됐다는 설이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은 중국 측은 처음에는 문화부 부부장(차관)을 공연에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북한 측이 정치국 상무위원급 지도자가 와야 한다고 고집하면서 절충에 난항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이 막판에 정치국원급까지 양보했으나,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공연이 무산됐다고 사이트는 밝혔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은 모란봉악단이 돌연 철수한 이유에 관해서 '실무층 소통 문제'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화는 "관련 부문이 '중국은 중북 문화교류를 중하며, 북한 측과 함께 양국 문화 및 여러 영역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다만 통신은 관련 부문이 정확히 어떤 기관인지에 관해서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2012년 결성한 모란봉 악단의 첫 중국 공연은 냉각한 중북 관계를 개선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모란봉악단이 갑작스럽게 철수하면서 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그간 모란봉악단의 공연 취소를 둘러싸곤 베이징에 도착해 언론 취재에 응했던 현송월 모란봉 악단 단장이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는 소문을 일부 중국 언론이 전한 걸 북한 측이 문제로 삼아 공연을 취소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모란봉 악단 공연을 구경하는 참석자 등과 관련해 중국 측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중국 측이 당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최고위급 관람자로 정한데 북한 측이 크게 불만을 나타냈다고 소식이 들렸다. 북한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의 관람을 원했다고 한다.

또한 중국 측이 김정은 '수소폭탄 보유' 발언에 우려를 표시한 게 북한 측의 반발을 샀다는 분석이 있다.

모란봉악단 단원들은 12일 오후 숙소인 민족호텔에서 출발해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보도진의 질문에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침묵을 지켰다. 환송 나온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10일 베이징에 도착한 모란봉 악단은 남성 합창단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12일부터 사흘간 연속으로 공연할 예정이었다.

모란봉악단이 베이징을 떠날 때 합창단은 동행하지 않아 단독으로 공연할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끝내 국가대극원 공연을 취소했다.

일부 매체는 모란봉 악단 등을 이끌고 방중한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 부부장 최휘가 베이징 도착 당일 쑹타오(宋濤) 중국 당중앙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고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중북은 북한의 핵 개발과 장성택 처형 등으로 관계가 악화했지만, 지난 10월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해 김정은과 회담하고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화하기로 확인하면서 관계 개선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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