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부대창설, 우린 절대 환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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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부대창설, 우린 절대 환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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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시민사회단체, 제주기지전대 창설 반대 천명
"제주해군기지 완공은 문제의 시작...동아시아 화약고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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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강정마을회를 비롯해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등이 강정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완공을 앞두고 1일 해군 제주기지전대가 창설된 가운데,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부대창설을 규탄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이날 낮 12시30분 강정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할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주민들과 단체들은 "해군은 기지의 경계와 군수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시작으로 제7기동전단과 잠수함전대를 제주로 이전하여 제주해군기지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며 "전대가 창설되면 500~600명 정도가, 기동전단이 이전할 경우 최대 3200여 명이 이곳에 주둔하게 되는데, 우리는 당신들을 절대 환영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는 우리의 생명선을 우리의 손으로 지킬 수 있는 전초기지이자, 15만톤 크루즈선 2척이 체류할 수 있는 민군복합항 관공이 눈앞에 이르렀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미일 군사동맹의 전초기지가돼 동아시아 군사적 갈등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건설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15만톤 크루즈선의 운항 안전성이나 77도에서 30도로 변경된 항로 안전성 등 이곳이 과연 민항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며 "입지선정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고, 건설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숱한 인권침해가 반복됐다는 사실은 아예 없던 일로 치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만일의 사태' 등을 거론하며 해군기지 건설을 정당화해 왔다"면서 "그러나 제주 해군기지는 그 '불확실한 위협'을 '확실한 위협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일본은 안보법제를 강행 처리했고, 미국은 일본의 재무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 등 미일동맹은 전 세계를 무대로 더욱 강고해지고 있다"면서 "한국은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 체결과 제주 남방해역에서 연례적인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 개최하는 등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태평양 군사동맹 체제의 하위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미중간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주 해군기지는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는 미군이 단지 제주 해군기지를 기항지로 이용할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기지 사용은 동아시아의 바다를 둘러싼 미중간의 군사적 긴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면서 "최근 뜨거운 남중국해 문제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이 한국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남중국해를 비롯한 역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군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잇는 제주 해군기지의 존재는 그 갈등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제주 해군기지는 미군이 센카쿠 열도, 대만해역, 남중국해 어디로든 전개하는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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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강정마을회를 비롯해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등이 강정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들은 "오늘 기지전대 창설을 앞두고 언론은 해군기지가 가동되면 이어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시간으로 줄어든다고 강조하며 엄청난 전략적 요충지라고 보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떠들썩한 환호와는 달리 이어도 문제는 군사력 강화를 통한 해법이 아닌 협상 등을 통한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접근이 현명한 방법이라는게 정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듯 모든 정황이 제주 해군기지가 동아시아 지역 분쟁의 평화적 해결보다는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가리키고 있는데 정부만 외면하고 있다"며 "올해 10주년이되는 '평화의 섬'이라는 수식어는 제주기지전대 창설과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평화와 군사기지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기어코 제주 해군기지가 완공된다면 그것은 문제의 끝이 아닌 더 큰 시작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 첫 걸음인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한편 강정마을회 등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생명.평화의섬 인간 띠잇기 행사를 진행했다.

인간 띠잇기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오후 1시30분쯤 해군 제주기지전대 창설식 참석을 위한 해군차량이 공사장 정문으로 들어가려 하자 이를 막아서면서 한때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이 1일 제주해군기지에 진입하려는 해군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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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현 신부가 1일 강정 해군기지로 진입하려는 해군 차량을 막아서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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