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뿜어대는 연기, 멋있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상태바
"그대가 뿜어대는 연기, 멋있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복의 오늘] 금연열풍

원래 담배는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한다. 2015년 들어서면서 담뱃값이 올랐다. 나라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애연가들의 입장에서는 반발이 거세다.

요즘 모든 식당이나 대형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애연가들은 건물 밖에 삼삼오오 모여 추위에 떨면서 내뿜는 연기를 보면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얼마나 중독성이 크면 금연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거기다가 요즘에는 전자담배까지 시판되어 피우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이것이 건강에는 더 치명적이라고 한다.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담뱃값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항 면세점에는 성인 남녀를 불문하고 지인들, 비흡연자들까지 동원해서 담배를 구입하려고 장사진을 이루는 것을 보면서 얼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한번은 지인들과 같이 음식점에 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 한 중년으로 보이는 남성의 낯빛이 술기운에 발그스레하여 벽에 기대어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자, 여자종업원이 “여기서는 금연입니다”팻말을 가리키며 제지했다. 그런데도 술기운 탓인지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 손님이었다. 일행들도 말리고,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해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나는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화장실에 들어가면 자욱하고 매캐한 연기가 싫었다. 학생주임 선생님들은 수시로 화장실을 급습하여 흡연하는 학생들의 소지품을 검사해서 담배나 라이터를 압수하고 교무실로 끌려가 혼나는 것을 자주 보기도 했다. 

흡연하지 않는 나로서는 여간 답답하고 숨이 조여 오는 일이 아니었다. 냄새도 역해 구역질도 여러 번 했던 기억이 난다.

술과 담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담배는 아예 처음부터 피우지 않지만 술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배우게 되었다. 그렇다고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윤활유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한번은 학교를 졸업하고 모임 했을 때였다. 멤버들 중에 골수 애연가들이 있어 술 마시면서 나에게도 담배를 피워보라며 권유했다. 싫다며 단번에 거절했다.

“혹시라도 몰래 담배 피는 모습을 들켰을 때에는 단단히 각오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 친구는 내가 담배 피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작게 ‘독하다’하며 혼잣말 하는 소리가 내 귀에 정확하게 들렸다. 나는 그냥 웃으며 넘어갔다.

항상 새해가 되면 금연열풍으로 인해 1월과 2월의 담배 판매량이 50퍼센트 이상 줄었다가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고 한다.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상으로 발전해서 이번 기회에 자기 자신의 건강은 물론 가족, 주변 사람들을 위해 독한 마음을 갖고 끊으면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라디오에서는 7080을 대표하는 가수의 노래가 나온다. ‘그대가 뿜어대는 연기가 멋있게 보이지만 왜 그런지 나는 싫어.’<이성복 객원필진>

이성복 수필가 그는...

   
이성복 객원필진.<헤드라인제주>
이성복님은 제주장애인자립생활연대 회원으로, 뇌변병 2급 장애를 딛고 지난 2006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당당하게 수필가로 등단하였습니다.

현재 그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으로 적극적인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