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저 엄마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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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저 엄마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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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옥의 사는 이야기] 좌충우돌 초보 육아기

강의를 시작한지 몇 달 되지 않아 쌍둥이를 임신했다! 기뻐할 틈도 없이 결혼 한지 3년 만에 가진 쌍둥이는 10주에 유산이 되었고, 한 번의 아픔을 겪고 난 뒤, 4년 만의 방울이(태명)가 우리에게 왔다.

“여기 보시면 수정체가 찌그러져있네요~ 지금 4주인데... 죄송하지만 힘들 것 같습니다.”산부인과 의사는 초음파를 보더니, 고개를 흔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진료를 받고 난 뒤, 남편과 진료실 밖으로 나왔다. 남편은 진료를 마치고 우울한 내 기분을 달래주고자 병원 옆에 위치한 일식집에 데리고 가더니 그래도 잘 먹어야 한다며 이것저것 음식을 시켜주었다. 우린 말없이 시킨 음식을 먹고 집으로 갔다.

그 이후 뱃속의 방울이(태명)가 7주째 되던 날, 다시 병원을 찾았다

. “아기 심장이 뛰는군요. 죄송합니다. 3주 전에 제가 힘들다고 말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포기를 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은 나에게 의사는 사과를 했다. 방울이(태명)의 심장이 쿵쾅쿵쾅! 힘차게 뛰고 있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나왔다.

“방울아(태명)! 엄마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너무 고마워~”

병원을 다녀 온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찾아 온 입덧은 방울이(태명)가 5개월이 되도록 심했고, 초기부터 계속 된 하혈은 결국 입원까지 하게 되면서 외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병원진료 빼고는 거의 대부분 누워있는 나날을 보냈다.

“오빠! 우리 방울이(태명)진짜 많이 컸겠지!”나는 7개월이 되면서 더 힘차게 배를 차고 있는 방울이(태명)가 얼마나 컸는지 궁금했다.

“안녕하세요! 자 봅시다~ 요놈 심장이 힘차게 뛰고 있네요. 들리시죠! 태명이 뭡니까?”의사는 뜬금없이 태명을 묻자 나는 방울이라고 대답했다.

“하하하~ 왜! 방울이예요?”

“제가 토마토 씨앗을 사다가 화분에 심어서 정성을 다해 키웠더니, 토마토 열매가 열렸어요. 그리고 그때 임신이 돼서요.”

의사는 내말을 듣고는 다시 심호흡을 하며 진찰하기 시작했다.

“아~ 자세히 보니 탯줄이 기형이네요. 동맥이 2개, 정맥이 1개가 있어야 하는데 방울이(태명)엄마는 동맥이 1개 밖에 없네요. 제주대학병원 가셔서 검사 한 번 받아 보세요, 별거 아닙니다.”

남편과 나는 병원을 나오며 한숨을 쉬었다. 의사는 별거 아니라지만 방울이(태명)가 생기면서 하루도 긴장을 놓고 산 적이 없는 우리부부이기에 또 한 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우리는 제주대학병원 산부인과에 예약하고 3주 후 편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진찰을 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더니 설명을 시작했다.

“혹시 배가 너무 힘들지 않으세요? 이 정도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참으셨네요.”

“힘들었지만 임신하면 산만큼 배가 나오는 줄 알고 참았는데...”

“지금 박금옥씨 상태는 탯줄의 동맥이 1개이고, 아기가 십이지장폐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올 수 있는 게 염색체 이상으로 아기가 다운중후군 확률이 30%이고, 현재 양수과다증입니다. 빨리 서울 큰 병원으로 가셔서 검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남편과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찌 이런 일이.. 우리부부는 정신없이 2층에 위치한 산부인과에서 1층 로비로 내려가 간호사를 통해 서울아산병원에 예약을 했고, 3일 뒤 남편과 나는 초초한 마음으로 서울아산병원에 갔다.

“박금옥씨 들어오세요~!”

며칠 동안 잠을 못자고 거의 뜬눈으로 지낸 우리부부는 떨리는 마음으로 진료실로 들어갔다.

“아~ 제주도에서 왔네요. 지금 현재 태아는 십이지장폐쇄가 맞구요. 아이고~ 양수가 엄청 많네요~ 산모 괜찮으세요? 대단하신데요! 태아얼굴은 엄마 닮았네요! 그런데 다운중후군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단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주에서는 수술 할 수 없나요?”

“네”

“그럼 2주 뒤에 오셔서 입원하시고요. 양수를 두 번 정도 뺀 다음 수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정말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는 말이 지금 쓰는 말이구나 싶었다.

집에 돌아간 뒤, 많이 움직이면 조산한다는 말에 거의 대부분 집안에서 누워 지낸 후 방울이(태명)가 8개월이 되어서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다. 임신이 시작되면서 거의 대부분 누워있는 탓에 몸무게는 30kg이상 쪘고 숨 쉬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내가 입원한 곳은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르는 상태의 산모들이 모여 있는 중환자실이라 금식을 반복하고 배에는 늘 태아심장 박동소리를 체크하는 기계들이 주렁주렁 붙여 있으며, 산모들의 출산 직전 비명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정말 살 떨리게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그렇게 나는 10일을 입원하고 난 뒤 드디어 수술날짜가 잡혔다.

“방울이 아빠! 낼 수술할 거 같아요~ ㅎㅎ”
“알았어! 내가 조퇴하고 바로 올라 갈께!”

제주도에 있는 신랑과 짧게 통화를 하고 난 뒤, 나는 낼 있을 수술준비에 들어갔다.

드디어 수술 당일!

남편과 나는 손을 꼭 잡고 떨리는 마음으로 간호사의 호명을 기다렸다. 앞에 산모가 수술이 조금 늦어지는 관계로 1시간을 더 기다린 끝에 남편과 작별을 하고, 수술실 안에서 대기를 했다. 이 순간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고, 방울이(태명)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잠시 후, 옷을 다 벗기더니 소독을 시작했다.

“자~ 새우등 아시죠? 등을 최대한 구부리세요!”

낑낑거리며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나에게 담당선생님이 내가 긴장을 하는 걸 아는지 나를 향해 장난을 치신다. 담당선생님은 감사하게도 오후 3시 이전에 방울이(태명)가 나와야 한다는 부탁에 연속되는 수술 스케줄에 점심도 못 드시고 흔쾌히 오후 3시 이전에 수술을 해 주셨다.

하반신 마취를 한 뒤 드디어 수술이 시작되었고, 갑자기 내 뱃속에 있던 양수가 콸콸콸 쏟아져 나왔다.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원했다.

“박금옥! 시계 보이지? 내가 3시 이전에 요놈 빼줄께~”

여장부 담당 선생님은 제주에서 왔다는 말에 입원하면서부터 많이 배려해 주셨고, 정말 잘 챙겨주셨다.

“현재 14시 51분, 몸무게 2.44Kg, 신장 45.5cm 남자아이구요. 손가락, 발가락 모두 각 10개씩 있습니다. 중환자실로 옮기겠습니다.”

드디어 방울이(태명)가 세상에 나왔다! 방울아~ 안녕!.<박금옥 객원필진>
 

방울이가 드디어 탄생했습니다.

박금옥 객원필진은...

   
박금옥 객원필진.<헤드라인제주>
박금옥 사회복지사는 고등학교 때 평소 집근처에 있는 성 이시돌재단양로원에서 어머니가 봉사활동을 하러 가실 때마다 따라 다니면서 자연스레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된다. 그러다 대학전공도 사회복지를 선택하게 되고 아예 직업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봉사의 길을 걸었다.

그 동안 그녀는 제주에서 뿐 아니라 서울, 부산, 경주 등에서 아동, 노인 장애인을 두루 다 경험을 하였고 제주도에 다시 내려 오면서 노인시설에 근무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중증의 어른신들을 모시면서 그녀의 삶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서귀포 남원읍 위미에덴요양원에서 3년을 근무한 바 있다.

그곳에 근무하면서 그 곳에 요양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써왔다. 그러다 2009년 4월에 결혼을 하면서 요양원일을 잠시 멈췄다.

더 멋진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간호조무사를 포함해 자격증 도전을 계속 하고 있으며 사회복지관련 공부를 더 하여 사회복지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함께 도움이 되는 세상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며 글을 올리고 있는 그는 모 교육원에서 요양보호사과정 사회복지관련 강의를 하다 인생의 동반자와의 결혼을 하게 된다.

그후 일을 잠시 접고  육아에 전념하면서 좌충우돌 신입 엄마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계속되는 도전, 또 초보 엄마에서 당당한 이 시대 건강한 아줌마로서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편집자 주>

<박금옥 객원필진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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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정 2014-01-21 08:58:28 | 211.***.***.21
엄마가 되는 길에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구나....두 부부에 지혜로움에 감사함을. 두딸은 임신하고 낳았던 기억을 하며 감사의 맘을 느끼게 하네,,,늘 응원한다....박금옥 파이팅!!!

스마일 2013-12-17 18:42:41 | 27.***.***.233
오랜만에 보니 더 반가워요.. 그런 아픔도 있었네요.. 무럭무럭 잘 자랄거예요..
앞으로도 삶의 묻어나는 글 자주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파이팅 !! ^^

나야 나 2013-12-17 17:25:12 | 112.***.***.22
늘 밝게만 웃고 있어서 이렇게 힘든일이 있는 줄 몰랐네.
앞으로 쭉~ 읽어볼깨요!!

서린맘♥ 2013-12-17 15:10:59 | 122.***.***.250
방울이 만세!! 방울이 엄마 아빠 만세!!
언니언닝~ 완전 기뻐용~ 다시 언니 글을 볼 수 있어서~^^ 파이팅~!!♥

도련이웃주민 2013-12-17 13:43:16 | 39.***.***.47
육아에 글까지 정말 정말 멋져요 ~~ 앞으로 방울이는 건강하고 멋진 아들이 될거라 믿어요 ~~^^ 화이링!!

방가워요 2013-12-17 12:37:18 | 175.***.***.122
아기가 십이지장이 막힌건가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마음이 짠하네요.. 방울군!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