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지난 뉴스'...한은 총재 동정보도 '엠바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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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지난 뉴스'...한은 총재 동정보도 '엠바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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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엠바고 설정의 남발과 부적절성

언론 취재과정에서 취재진과 출입처 기관간 맞딱드리게 되는 문제 중 하나가 '엠바고(embargo)이다.

일정한 시점까지는 보도를 유예하자는 것이 엠바고이다. 엠바고는 주로 언론 보다는 취재원쪽에서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요청되는 경우가 정부기관 등에서 보도자료를 먼저 배포한 후, 일정한 시간 혹은 공식 브리핑 때까지 유예하도록 하는 사례다.

뉴스로서의 가치가 높고, 중요한 정책적 현안의 내용을 담고 있을때 그러하다. 발표되는 내용이 전문적이고 복잡해, 취재원이 보완설명이 수반돼야 할 사안인 경우에 보통 적용된다.

국가 안전이나 이익과 직결된 문제의 경우에도 엠바고가 활용된다. 또 출입처 기관에서 정기적 보도자료를 사전에 배포하면서 엠바고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엠바고는 취재진과 취재원 사이에 최소 묵시적 '합의'가 전제될 때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불가피한 엠바고 사례도 있다. '발생 시점'이 도래하기에 앞서 보도자료를 우선 배포하고, 시점에 이르면 보도하도록 하는 경우의 엠바고다.

예를들어 취재진으로 하여금 충분한 검토시간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기자회견문이나 특정 회의 자료를 사전에 배포한 후, 기자회견이 시작된 후 혹은 회의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보도하도록 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세번째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엠바고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발생한 사건에 대해 취재진들에게 사전에 내용을 전파하되, 보도시점은 유예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어린이 유괴사건 등 비공개 수사를 해야 할 상황인 경우, 아니면 보도됨으로 인해 수사에 차질이 빚을 것이 명확한 상황이거나 사회적 이익 내지 공익적 측면 등에서 엠바고 필요성이 현저하다는 판단이 될 경우 보통 활용된다.

이 경우 역시 취재진과 취재원간 엠바고 설정에 대한 공유 내지 합의는 전제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엠바고는 해당 기관의 '편의주의'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사회 공익성 등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사전에 충분한 자료를 제시하지도 않고, 명분이나 사유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엠바고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 '남발'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12일 제주를 방문해 제2차 지역본부장 회의를 주재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동정뉴스 보도자료'의 엠바고 설정이 그 한 예이다.

한국은행은 제주에서 회의를 가진 시점은 12일, 그리고 보도시점은 조간신문은 15일, 인터넷 매체 등은 14일 낮 12시로 설정해 언론사에 통보했다.

정작 회의가 열린 제주 언론에서도 이 뉴스보도는 '이틀 지나서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엠바고를 요청한 이유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더라도 '엠바고' 요청이 과연 적합했는가 하는 점에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선 한국은행은 이 보도자료를 김 총재가 제주 회의를 개최한 시점이 도래한 후에 배포했다. '사전 배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보도자료의 내용이 최소 중요한 정책방향 등이 담겨있다는 전제 하에 언론매체의 보도시점 조정 차원이라면 이해될만 하다.

이미 상황이 끝난 후에 제시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보도자료의 내용은 김 총재의 '동정', 즉 짧은 홍보성 자료에 지나지 않았다.

지역본부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고, "---강조했다.", "우수 사례가 발표.토론되었다."라는 내용이 전부다.

추가적인 취재 없이 이 보도자료 내용 그 자체만을 갖고 보도한다면, 한국은행측이 원하는 홍보성 '보도 프레임'을 그대로 써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의 의미도 아니다.

한국은행측 관계자는 14일 "전국 언론사에 배포되는 자료여서 엠바고를 한 것인데,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보도시점을 따를 것을 매우 예민하게 주문했다.

그러나 제주언론과 한국은행측이 사전에 이 엠바고 필요성에 대한 '약속'이 이뤄졌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제주에서 갖는 지역본부장 회의임에도 내용을 충분하게 제공하지 않은 채 '엠바고' 운운하는 것은, '엠바고'가 마치 기관의 대단한 특권인마냥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없다.

뉴스엠바고 요청, 무개념적으로 남발되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헤드라인제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제주에서 '제2차 지역본부장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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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럴수가 2013-07-14 21:35:29 | 211.***.***.168
근데 기자들이출입증달고 정부기관드나든다해도 남한남성은여성 비하하는경향이외국보다심해서그런다치고 같은조직도아닌타조직 행정부서소속을 여기자가무슨권리로끌어다쓰며 no미혼녀,기혼녀할것없이 자신의조직에서나잘해보주 타조직정부공권력공무원관련된여자끌어다쓰며 개인인생팔자하고대입시키는 수준이 면서 지성엘리트라 착각하며 직업생계인생은뭘까.이용(삐끼)당하는입장을생각못할수준이노동자도아니고 관리직지성고위계층이라생각하며 일테면 민주당고희범언론이시키는듯 사기치는것일까.사실적고씨,경주김씨가시키는것일까

남기자와 여기자 2013-07-14 21:22:13 | 211.***.***.168
"엠바고"나와서얘긴데 남자기자들은자신이 노동자기자라는사실인식하는데 여기자들은자신이노동기자가아니대단한엘리트지성관리자나되는듯한인상을 방송화면에서 아주풍긴다,그래서 방송국운영안되면 그동안정부와각종기관출입증들고드나들며 잘나가는권력적전문적남성이나 낚을려 혈안된여기자들같은인상풍기며 말판다.그랜이런 말쓰는여기자를 비밀과입조심해야하는정부기관의 악적존재여성이다

박대기기자의더위 2013-07-14 21:07:08 | 211.***.***.168
통괘,통쾌!!! 특히 한국은행제주본부의 엠바고 ~~~~~~@#$%^&*!@#$$%^^

돈이주물거리는공기관엠바고,통 2013-07-14 21:04:34 | 211.***.***.168
방송기자(여기자)중 남의사생활경력에대한자세한사항모르면서 말파는이상한기자가있다는걸공무원해본사람은다안다.이런기자 묻지마적여성학대마녀사냥,공갈유포,색깔론,자신의욕심과탐욕,사적이기심기사에반영이런것이다.이런거 무고한시민마녀사냥,명예훼손이다.이럴권리기자에게없다.말팔며시청청취하는국민에 자신이불만갖은 행정,사법펜으로갈구며 자기주장관점과감정조절못하는내용유포하는것이다.한국은행은중앙은행이기에 엠바고없이했다주가가 오락가락 타격받을기업양상되는데아무리미워도 한국경제가요동칠일때문"엠바고"요구

남탓 2013-07-14 16:20:35 | 112.***.***.60
만 하는 것은 아닌지??
언론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관행을 만들었으면, 이런 일 없었겠죠.
언론도 관행의 책임에서 자유스럴 수 없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