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에 미 항공모함이 들어오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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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에 미 항공모함이 들어오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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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협받는 제주도민의 생존권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헤드라인제주>
필자는 6월 초순경 해군기지 반대 전국 대책위 관계자들과 함께 민주당 강창일 의원과 김우남 의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때 두 의원 모두 제주해군기지가 미군기지로 사용될 경우 중국을 자극하여 제주의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노암 촘스키 등 미국 내 진보적 지식인 25명이 최근에 낸 「해군기지 반대성명」에 의하면, 제주도는 러시아ㆍ중국ㆍ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시아 삼각 축에 전략적으로 위치하고 있고 한ㆍ미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한국군의 기지는 언제든지 미군에 공여되도록 돼 있으므로 제주도에 이지스함을 동반한 전략적 성격의 군사기지가 설치된다면 제주도는 미국의 대중국 전진기지로 활용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해군력의 60%를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데 현재 항공모함 등 대형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 제주해군기지는 6척의 구축함과 잠수함, 그리고 항공모함 정박까지 가능한 규모로 설계되어 있어 미국으로서는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등 유사시에는 미군이 제주해군기지를 대 중국용 기지로 사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한번 상상을 해보자.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된 다음 미군의 항공모함이 제주해군기지에 들어오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은 당연히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주해군기지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작년 여름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은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서해로 보내겠다고 하며 중국을 위협했고 이에 중국은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국의 위협에 강하게 대응했다. 그 후 중국은 주하이 에어쇼에서 무인정찰기로 탐지된 미군의 항공모함 전단을 향해 순항미사일 공격을 퍼붓는 모습을 보여주는 비디오 화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4일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이 중국은 한반도 정세 안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ㆍ미ㆍ일 군사동맹의 필요성을 밝혀 중국을 압박했고, 같은 날 천빙더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미국이 하는 짓은 패권주의의 상징이라며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군사적 긴장관계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들이라 하겠다.

따라서 미군의 항공모함이 제주해군기지에 들어오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중국은 이를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여 제주해군기지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 경우 제주의 지역경제는 쓰나미를 당하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세계 초강대국인 중국이 공격을 하겠다고 하는 그런 위험천만한 지역에 누가 관광을 오겠으며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관광객과 투자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지역경제가 사실상 파탄이 나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나아가 중국이 단순한 협박을 하는 상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여 제주해군기지를 공격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제주도가 온통 불바다로 변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결7호 작전으로 인해 제주도민 대다수가 죽임을 당할 뻔 했던 악몽이 현실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주도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되고 있는데도 상당수의 도민들은 무관심하다. 군인 한 명이라도 더 들어오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감에 찬성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그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꼴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주민의견 수렴절차, 자연환경 보호의 차원에서 문제가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도민의 생존권 차원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이제라도 이에 대한 활발하고 진지한 논의를 통해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위협받는 제주도민의 생존권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헤드라인제주>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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