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하는 수학여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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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남의 청소년과 함께하는 이야기] <2> 아빠와의 여행

강철남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소장.<헤드라인제주>
지난 현충일 연휴 고등학교 친구들 50여명과 3일동안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0년쯤 지나 왠 뚱딴지 같은 짓이지 하겠지만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고등학생 당시에는 수학여행을 가지않는 학교이었기에 항상 허전해했던게 사실이었다. 항상 거창한 계획에서 끝났으나 올해에는 용기내어 거사를 치르게 되었다.

물론 고등학생때와는 나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살아 온 삶의 방식도 다르고, 인솔자의 강제도 없었지만 수학여행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설레고, 기다려지기까지 했었다. 애엄마에게 받은 수학여행비는 묘한 기분마저 들게하였다.

거창한 프로그램이 있는건 아니었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동창들끼리 보고, 먹고, 얘기하고, 서울지역 동창들과의 족구, 축구 한판은 그동안의 일상 스트레스를 벗어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아주 작은 친구의 배려가 고맙고, 가족들에게 안부전하는 친구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선물사려고 애엄마의 몸치수를 물어보는 친구가 소중해보이고, 사는곳이 달라 멀어졌던 동창들의 참모습 등 그동안 잘 몰랐던 작은 예기도 소중해지는 좋은 추억이 될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수학여행을 되새겨보다가 문득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생각해 보았다.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에서 가는 약간의 기계적인 수학겨행, 방학때 가족과 같이가는 여행, 친인척방문 등이 거의 전부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도 아빠와 아이들이 주체가 된 적은 없는것 같다. 저 자신도 큰 아들과 서울 3일, 작은아들과 2일이 전부였던것 같다. 나름 청소년지도사라로 자부했던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졌다.

굳이 어는 학자의 논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아빠와 아이들이 대화가 너무 부족하고 그에 따른 정서적 문제 등 여러갈등이 사회문제 수준이라는 것은 거의 알고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학여행 며칠은 아이들에게는 큰 추억과 아빠의 참 모습을 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우리 아들도 학교에서 갔다온 수학여행보다 2년전 아빠와 갔다왔던 여행 예기를 자주하는 거 보면 대다수의 아이들은 좋아할것 같다. 거창한 계획이 없어도, 굉장한 유적지가 아니라도 그냥 훌쩍 떠나보면 좋을것 같다. 어는 도시의 대학교정을 걸으면서 얘기해보는 것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시간을 보내도 것도, 지하철에 앉아 서울사람들 애기하는 것도 좋을것 같다.

필자도 집에 도착하자마자 올 여름과, 큰놈 고입시험이 끝나면 수학여행 가자고 아이들과 약속해버렸다. 다음날 괜한 약속이었다고 후회도 되었지만 좋아하는 아이들이 모습에 다시 한번 떠나보려 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여름방학이고 휴가철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바쁘겠지만 그냥 아이들과 약속하고 훌쩍 떠나보는건 어떨까 ? 재미없어하면 어떻게할까하고 굳이 두려워 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더 아빠를 이해하고 있으니까 말이다.<헤드라인제주>

<강철남 /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소장, 제주청소년지도사회 회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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