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락'?, 왜 하필 이 시점에 '강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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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 왜 하필 이 시점에 '강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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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군의 구럼비 해안공사 강행의 속내는

이제는 아예 작정하고 '강공 드라이브'로 급선회한 것일까.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의 흐름이 '헛갈림' 그 자체다. 한쪽에서는 '공사 중단'이란 카드를 꺼내들며 대화와 협상을 해 나갈 것처럼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강공'으로 밀어부치려 하고 있다.

19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발생한 주민들과 시공사 관계자들간의 충돌은 해군측의 강고한 입장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충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야5당 국회 해군기지 진상조사단이 제주에서 현지조사를 하는 시점을 전후해서도 강정마을에서는 공사를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알리는 '비상사이렌'이 울려댔다. 크고 작은 충돌은 연일 계속됐다.

그러다가 이날 급기야 정면 충돌로 치달은 것이다.

하지만 이날 공사를 강행하려 한 내용은 종전과는 다른 것이다. 구럼비 해안, 즉 중덕해안가에서 공사를 하기 위해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중덕 해안은 강정마을 주민들의 '자존심'과 같은 곳이고, 한켠에 설치돼 있는 천막은 현재 옥중단식을 벌이고 있는 영화평론가 양윤모씨가 기거하던 곳이기도 하다. 상징적 의미가 큰 곳이라 할 수 있다.

이 중덕해안가에 공사차량을 진입시켜 반대투쟁의 상징적 설치물인 천막을 강제로 철거하려 하면서 격한 충돌은 빚어졌다. 이 결과로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몸으로 막아선 주민 등 8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지난번 양윤모씨 연행과정에서 폭행논란을 샀던 경찰도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한 주민이 "우리를 다 잡아가라"고 소리를 치자, 서귀포경찰서장은 "내일 잡아가겠다"고 말을 받았다고 한다.

무더기 연행사태를 촉발한 해군의 강공 드라이브는 왜 하필 이날 나온 것일까.

야5당의 해군기지 공사중단 요청의 내용을 제주특별자치도가 해군참모총장 앞으로 공문을 발송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시점이다.

17일 열린 국무총리실 지원협의회에서 국방부가 현 시점에서는 공사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회신을 하지 않은 시점에서 구럼비 해안의 공사강행은 강정주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해군측에서는 당초 계획된 공사일정에 따라 구럼비 해안의 천막철거를 시도했다고 할 수 있으나, '오비이락'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날 광주고법 제주부가 강정주민이 제기한 절대보전지역 해제 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적격성 문제를 들며 기각 결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공사중단 요청'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겠다고 하면서, 법원의 기각결정이 있은 바로 다음날 천막철거를 시도한 것은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다.

"소송이 기각되니까 달려든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울분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해군의 이날 구럼비 해안공사 시도는 아무리 명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지나침이 컸다. 힘의 논리에 고립된 강정마을 주민들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를 더욱 좁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할 우려가 크다.

해군은 꼭 상황을 이렇게 몰고 갈 수밖에 없었을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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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1-05-19 20:45:24 | 210.***.***.157
이게 모두가 만족한 윈윈 복안인가?
7대경관투표에 쏟는 열정의 1%만 해군기지에 돌려도 이런 사단이 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정의 2011-05-19 19:23:43 | 14.***.***.51
는 올바르게 행사하지 못하면 폭력에 불과하다.진실이 힘을 가지지 못하니 강정 마을 주민들에게 대못을 박는구나...자유여 평화여 강정마을 주민들이여...그래도 힘 냅시다.길고 긴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갈길이 아직도 멀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