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공사현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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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공사현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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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군기지 공사현장의 연일 계속되는 '긴장'

지난 6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위치한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해군의 공사강행을 촉구하던 영화평론가 양윤모씨와 시민운동가 최모 씨가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다행히 최씨는 연행 당일 석방됐지만 양 평론가는 업무방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현재 10일 넘게 단식투쟁을 벌이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양씨가 구속된 이후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시민운동가들과 강정마을 주민들은 매일 아침 해군기지 공사현장을 방문해 불법적인 공사강행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고 해군기지 시공사의 경우 정해진 공사기일을 맞추기 위해 공사를 강행하면서 연일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3일에는 해군기지 공사강행 반대시위를 벌이던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운동가 등 3명과 이들을 막던 시공사 관계자 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해군기지 공사반대 시위에 의한 충돌이 점점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취재하면서 드는 불안감은 언젠가 이러한 충돌로 인해 유혈사태 등의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운동가들은 해군기지 공사강행 반대시위를 멈출 생각이 없으며, 여기에 최근 길어지던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지쳐가던 강정마을 주민들이 반대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처음에는 10명도 안되는 사람들이 참여했던 해군기지공사 중단촉구 시위에 이제는 20여명이 넘는 시민운동가와 강정마을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해군기지 찬성측과 반대측 모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신용인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매일같이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이 항의시위를 하면서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젠가 큰일이 발생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한바 있다.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강정주민도 "몇몇사람들이 이렇게 물리적인 시위를 벌이는 것에 대해 않좋게 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면서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해군 관계자 역시 취재과정에서 "솔직히 공사를 하면서도 강정마을 주민들과 매일 충돌이 일어나고 있어 혹시나 사고가 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취재진에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방안은 해군기지 공사강행을 중단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해군 측에서는 절대로 공사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시공사에서는 계약에 명시된 날짜를 맞추기 위해 공사를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정마을 주민들 역시 지난 4년간 해군기지 반대시위를 벌이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왔지만 모두 불발로 그치면서 마지막으로 몸을 던져 공사를 막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매일같이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고 결국 서로간의 격화된 감정으로 인해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시위와 물리적인 충돌, 취재하는 입장에서도 언제 큰 문제가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지 않을 수 없다.

18일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제주군사기지반대 범도민대책위원회가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지난해 말 벌어졌던 격한 몸싸움과 무더기 연행사태가 오버랩되는 것은 한낱 기우일까?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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