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을 주제로 문학활동을 펴온 김경훈 시인이 21일 일본어판 4.3시집을 출간했다.
'불복종의 한라산'이라는 제목의 시집에는 그가 종전에 쓴 시집에서 발췌한 시 50편이 일본어로 실려 있다.
번역에는 일본의 평화운동가 이타쿠라 히로미가 참여했다. 시집은 이타쿠라 히로미의 '번역자의 말'과 조성윤 제주대 교수의 '발문' 등을 담고 있다.
이와함께 일본 독자들의 제주4.3사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주4.3진상보고서의 요약본을 함께 담았다.
번역을 맡은 이타쿠라 히로미는 "제주4.3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이를 일본에 널리 알리고, 지인들에게 읽히고 싶어 김경훈 시인의 4.3시집을 번역 출간했다"고 전했다.
조성윤 교수는 발문에서, "김경훈의 시를 통해서 4.3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자들과 그 유가족들의 육성을 듣는다"며 "4.3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우리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김경훈의 시야말로 이 시대 우리가 갖고 있는 소중한 재산이자,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열쇠가 아닐까 싶다"고 적었다.
일본어로 된 제주4.3관련 문학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제주4.3', 현기영의 '순이삼촌' 등이 있었지만, 시집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의미가 새롭다.
김경훈 시인은 1962년 제주 출신으로 제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시집으로 '운동부족', '한라산의 겨울', '고운 아이 다 죽고', '삼돌이네집', '눈물 밥 한숨 잉걸' 등을, 마당극 대본집으로 '살짜기옵서예'를 출간했다.
제주MBC 라디오 제주4.3 드라마 10부작 '한라산'을 집필했다. 제주4.3 연구서인 '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와 '그늘 속의 4.3', '무덤에서 살아나온 4.3수형인들' 등을 공동 집필했다.
지금은 제주4.3사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