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부상자', 그는 왜 쓰러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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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부상자', 그는 왜 쓰러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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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해군기지 천막충돌 부상자 둘러싼 '물타기' 논란
시청 "몸싸움서 공무원 1명도 부상"...시민단체 "스스로 넘어진 것"

지난해 12월28일,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의 천막농성 시도를 둘러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소속의 한 여성 회원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얼굴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 치료 중이다.

일련의 소용돌이 속에서, 김병립 제주시장이 지난 7일 서면입장을 내고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김 시장은 '불법천막'이 근본적인 이유였음을 강조했다.

"제주도의회 앞에서 발생한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의 천막 제주해군기지 범도민 대책위원회에서 불법천막을 설치하려고 함에 따라 제주시에서는 천막설치를  못하도록 하는 대치중에 범대위 여성 1명이 부상을 입게 되었다"는 설명이 그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여성공무원의 부상에 대해서는 제주시청 공무원 공무원 1명도 다쳤다고 주장했다. 그 공무원 역시 발표시점까지도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법기관에서 조사를 할 때에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단체 차원에서 여성 회원의 부상문제를 갖고 법적인 책임을 요구할 경우, 맞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뒤늦게 알려진 공무원 1명 '입원치료'...진실은?

그런데, 여성 회원이 부상을 당한 정도에 대해서는 이미 사진 등으로 모두 공개가 됐으나, 정작 열흘이 넘도록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해왔다는 제주시청 공무원 1명에 대해서는 그 부상정도에 대해 정확히 확인되지 않으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공무원 부상자도 있었어요? 스스로 넘어진 그 공무원요?"

김 시장이 발표가 나간 직후, 시민단체에서는 의외이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접적인 몸싸움 과정에서 공무원이 병원에 실려갈 만큼 부상을 입은 사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다만, 스스로 넘어져 타박상을 입은 공무원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청이 유감표명을 담은 서면글에서 적시한 '공무원 1명'은 제주시청의 00부서의 A과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12월28일 밤 10시를 전후한 실랑이 과정에서 병원으로 후송된 공무원이 '과장님'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혹시, 그 '과장님'이 아니라 '50대 전후한 또다른 공무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김 시장은 입원치료 중인 공무원은 1명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왜 공무원 부상자의 인적사항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10일이 넘도록 병원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에 왜 놀라워 했던 것일까?

지난해 12월28일 당시, 해군기지 반대 천막농성 설치를 둘러싼 물리적 충돌과정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는 제주시청 공무원. 그의 후송과정에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00과장의 주장 ; "시민단체 회원이 잡아끌면서 넘어진 것"

먼저 김 시장이 밝힌 00부서 A과장의 주장을 들어보자.

그는 8일 오전 <헤드라인제주>와 통화할 당시에는 제주시내 00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전화를 할 당시 그는 당일 오전 퇴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부상을 당한 지난해 12월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12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가 주장한 내용을 보면 부상을 입은 시간은 12월28일 밤 10시 30분에서 11시사이라고 했다.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천막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 본인이 천막을 잡고 있는데 시민단체 회원들이 목과 어깨를 잡아 뒤로 끌면서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사람이 뒤에서 목을 감았고, 양 쪽 어깨가 잡아끌렸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목과 어깨가 아프고, 엑스레이까지 찍어야 했느냐"고 반문했다.

또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와 엉치, 어깨에 통증을 느껴 병원으로 후송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단서 내용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허리쪽에 세 군데 이상이 있다고 진단이 나왔으며, 진단은 전치 3주"라고 말했다.

현재 병세가 심각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물리치료와 한방치료를 할 예정으로, 10일부터 출근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시민단체의 주장 ;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12일 입원? 어이없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주장은 다르다. 당시 A과장과 함께 병원으로 동행했던 범대위의 관계자들은 이러한 A과장의 주장에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2일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왜 A과장의 주장에 대해 어이없어 하는 것일까?

"천막농성을 둘러싼 실랑이가 오가던 그날 날씨는 매서웠는데, 밤 10시쯤 비가 내리자 회원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다시 천막을 설치하려 했는데, 그 직전에 진을 치고 앉아있는 50대 가량의 한 공무원이 있었는데, 행동은 간부공무원 같지 않았어요."

정확히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그 주변에서 '술 냄새'가 풍겼다는 얘기까지 언급했다.

현장을 지켜봤던 범대위의 강모씨는 "다쳤다고 주장하기 한참 전부터 유독 그 공무원의 행동이 표가 나 잘 기억하고 있다"며 "지나칠 만큼 '행동의 오버'도 있었고, 그래서 그 공무원이 00과장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상을 당한 경위에 대해서는 A과장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A과장은 "시민단체 회원들이 목과 어깨를 잡아 뒤로 끌면서 넘어졌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시민단체 회원들은 "손 끝 하나 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강씨는 "비가 내리자 천막설치를 다시 시도하기 위해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00과장은 직접적으로 몸싸움에 접촉한 것이 아니라 천막설치 장비를 손으로 잡고 있다가 그것을 놓아버리는 바람에 자기 힘에 못이겨 뒤로 넘어진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A과장은 넘어진 후 시민단체 회원이 부른 119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이 119 구급차에는 범대위의 고모씨가 직접 동행했다.

병원 초기진료 상황까지 지켜본 고씨는 9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병원에 도착한 후, 엑스레이 촬영 등을 했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고, 의사는 '약간의 타박상에 근육이 놀란 것 같다'면서 '퇴원해도 된다'고 말했었다"며 "그런데 그 공무원은 퇴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목과 어깨를 잡아 끌었다는 주장과, 크게 다쳐 12일간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접한 고씨는 "정말 어처구니 없다. 어떻게 본말을 이렇게 전도시킬 수 있나"라며 크게 흥분했다.

그는 "여성 회원의 심각한 부상을 희석시킬 요량인 듯한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면서 이번 '공무원 1명 부상'이 '여성 회원 부상'과 맞불작전 성격으로 이용되고 있을 수 있다는 의구심까지 표했다.

'물타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술냄새" VS 시청 국장 "절대 사실무근"

이처럼 김병립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측의 주장과 시민단체 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여성회원의 심각한 부상은 논점에서 겉도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주장한 부분 중 '술냄새'에 있어서는 제주시청 김모 국장은 9일 크게 흥분하며 "절대 사실무근"이라고 항변했다.

김 국장은 "행정대집행을 하는데 과장이 술을 마신다는게 말이나 되느냐"면서 "바로 119에 실렸으니 119대원들과 진료한 의사에게 물어보면 바로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강모씨는 "술을 마셨는지 여부는 혈액검사만 하더라도 금방 나타나는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에대한 확인은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범대위에서는 이번 천막농성을 둘러싼 과정에서의 여성회원 부상에 대해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고, 김병립 시장은 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회원의 부상의 책임, 그리고 공무원 부상의 책임은 사법당국의 수사과정에서나 가려질 수 있을까? 이 두 사람의 부상의 경위는 제주시당국의 주장처럼 '비슷한 상황'인 것일까?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12월28일 밤 제주도의회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려는 해군기지 반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제주시청 공무원들의 충돌 당시 현장모습.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12월28일 밤 제주도의회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려는 해군기지 반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제주시청 공무원들의 충돌 당시 현장모습. <헤드라인제주>

당시 대집행영장을 읽고 있는 제주시 김찬종 도시건설국장.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12월28일 밤 제주도의회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려는 해군기지 반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제주시청 공무원들의 충돌 당시 현장모습.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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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생이 2011-01-10 22:28:07 | 1.***.***.127
역시 다른 목소리
제주언론의 희망을 봅니다

ㅇㅡㅁ 2011-01-10 14:59:35 | 1.***.***.57
대종상 남ㅇ 조연상
헐리웃

박덕배 어린이 2011-01-10 14:07:13 | 112.***.***.96
여봐라~ 부상 당한 시청공무원에게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시상하거라~

내가 보기에는 2011-01-10 12:58:49 | 49.***.***.86
증거 제시하는 쪽이 장땡

고거 참 2011-01-10 12:47:38 | 59.***.***.23
이해 안되는 일이로다. 병원 같이 갔던 사람은 별 이상 아니라고 하는걸 직접 들었다고 하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 참 2011-01-09 22:19:17 | 175.***.***.59
12일간 입원하는 것도무지 어려운 일이다
여간해서는 일주일도 어렵다
전치3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