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숨가빴던 격동의 2010년, 전환기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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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숨가빴던 격동의 2010년, 전환기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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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인년(庚寅年)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60년만에 찾아오는 상서로운 백호랑이해라 그랬을까?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1월부터 12월까지 올 한해 제주에선 정말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중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지난 6월 실시됐던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아니었을까 싶다.

지난 6월 2일 실시됐던 지방선거는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당선과 민주당 돌풍이라는 결과를 남기고 마무리됐다. 그러나 그 결과를 남기기까지 많은 상처가 생겨 아직까지 그 흔적이 제주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지난 6.2지방선거와 관련해 5월 7일 선거조직원들에게 조직활동비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하려 한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의 동생과 선거조직책 김모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현씨는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해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김씨 역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외에도 도지사 후보를 몰래 촬영한 김모 씨와 성모 씨 등 총 3명이 구속되고 35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불법선거가 만연해 있다는 증거를 남긴 씁쓸한 결과였다.

올해 최대의 이슈 중 하나로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우근민 제주도정이 출범한 후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로 그동안 반대투쟁을 벌여온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에서 제주도정에 해군기지 조건부 수용안을 제시하는 등 3년에 걸친 해군기지 문제가 해결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해군기지 입지 재선정 무산과 그에 따른 강정마을의 조건부 수용안 철회, 제주지방법원의 절대보전지역해제 무효 소송의 강정주민들 원고 부적격 판정, 그리고 최근 발생한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들과 경찰, 행정간의 잇따른 물리적 충돌까지 거치며 결국 아무소득 없이 제자리로 돌아와버렸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월 4일에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해 강정마을 주민 3명, 해군기지 반대단체 관계자 2명 등에 대해 제주지방법원이 징역형과 벌금형 등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으며, 최근 제주도의회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 천막설치를 시도하던 해군기지 반대단체 관계자가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결국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제주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인 내년 초부터 촛불집회 등의 반대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으로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은 내년으로 이어지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수많은 공직비리가 발생했다.

경찰이 올해 토착, 권력, 교육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공헌한 가운데 지난 7월 현직 도의원과 공무원 등 22명이 각종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하거나 보조금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전.현직 도의원 3명과 4급(서기관) 공무원 1명, 5급(사무관) 3명, 6급 이하 공무원 3명, 기타 12명 등으로 뇌물수수와 보조금 편취, 공금횡령,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지난 8월에는 2007년 제주를 강타했던 태풍 '나리'에 따른 응급복구 과정에서 복구비 등 재난기금을 편취해 도민들을 분노에 떨게 만들었던 공무원 3명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또 교육청 인사위원이 제주도내 각 학교에 인조잔디를 납품할 수 있도록 해주고 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대가를 받은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제주시 교육청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A씨는 지난 2006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인조잔디를 납품하는 2개 업체에게 총 16개 학교에 22억3000만원 상당의 인조잔디를 납품하게 해주고 업체로부터 2억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최근에는 인테리어 납품업체로부터 관급자재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한 제주지방경찰청 직원과 서귀포시 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이 잇따라 적발돼 경찰청 직원의 경우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교육청 공무원은 현재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법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3일 제주에 전지훈련온 경북 구미시 소속 모 중학교 축구단 버스가 건물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하기 위해 지난 4일 제주를 방문한 이들 축구단은 이날 오전 8시 제주항에서 출발하는 목포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오전 5시 서귀포시 소재 S호텔을 출발 5.16도로를 거쳐 이동하던 중 제주시 남문로터리에서 중앙로 방향으로 150m 지점에 위치한 건물과 충돌했다.

당시 사고로 인해 버스에 타고 있던 코치 2명과 선수 34명, 그리고 버스에 치인 오토바이 운전자 1명 등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얼마 전에 또다시 전지훈련 온 고등학교 축구부 버스가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도로경계석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 1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는 것으로 그쳤지만 자칫했으면 큰 인명피해가 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해상에서도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0일 오후 10시 50분께 제주항 서북쪽 약 8.7km 해상에서 해군 고속정과 어선이 충돌, 제주출신 고(故) 홍창민 일병을 비롯해 3명의 장병들이 숨지기도 했다.

서귀포항에서는 지난 9월 7일 대형 선박화재가 발생해 선박 8척이 불에 타면서 29억여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두영 기자. <헤드라인제주>
이 외에도 학교 배움터지킴이가 여중생을 성추행하고,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어린이를 성추행하는 등 파렴치한 사건들을 비롯해 어려운 경재사정으로 인한 소소한 절도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졸업식을 빙자해 후배들을 강제로 바다에 빠트리는 등의 청소년 사건들도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정말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많은 사건사고가 터져나온 해였다. 하지만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다. 올해가 이렇게 힘들었던 만큼 2011년 신묘년(辛卯年)은 깡총깡총 토끼처럼 건강하고 희망찬 한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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