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철거하지 않으면 다음 대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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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철거하지 않으면 다음 대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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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주노총 노정교섭, 3시간 대화 끝에 결국 파행
김상인 행정부지사 천막 철수 요청에 노조측 격분

제주지역 노동단체들이 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을 벌인지 30일만인 23일 제주도정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으나 제주도측의 천막철거 요청에 민주노총측이 격분하면서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문제는 제주도당국의 '천막 철거' 요구에 따른 것. 3시간 가량 진행되던 대화는 결국 이렇다할 진전도 없이 감정만 상한 채 뒤돌아서는 결과를 낳았다.

막바지 파행으로 대화가 끝나자 노동단체 관계자들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와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제주도청 2층 회의실에서 노정교섭을 위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대화에는 제주도에서 김상인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오정숙 보건복지여성국장, 김남근 교통항공정책과장, 양희영 건축지적과장, 한병수 문화진흥본부장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측에서는 고대언 본부장을 비롯해 강영해 의료연대지부장, 현봉주 동서교통지회장, 양지호 도립무용단지회장, 김춘열 우성아파트지회장, 부장원 민주노총 조직쟁의부장등이 참석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3일 오후 3시 제주도청 2층 회의실에서 노정교섭을 위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김상인 행정부지사는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사용자측과 노조간의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그런 입장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오늘 이 대화의 자리에는 관련 실무국장 등이 참여하는 만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부지사의 인사말이 끝난 후 말문을 연 고대언 본부장은 "여기까지 오는데 30일이 걸렸다"면서 "어렵게 만난 만큼 책임있는 답변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막농성이 30일간 진행된 이유는 제주도가 노사문제를 노사가 해결하라는 입장을 관철한 것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어렵게 만든 자리인 만큼 우리의 절실한 요구를 제주도가 헤아려달라"고 강조했다.

대화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헤드라인제주>
대화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상인 행정부지사. <헤드라인제주>
#. 김상인 행정부지사 "천막 철수하지 않으면 다음 대화 없다"

이날 대화의 시간은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굳게 닫힌 회의실 문 사이로 간간히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던 중 제주도내 노동조합의 천막농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결국 대화는 파행으로 끝이났다.

민주노총과 제주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대화가 마무리되던 과정에서 민주노총측이 이날 대화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를 다음에 다시 한번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재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 측 제안에 김상인 행정부지사는 "그럼 다음에 다시 대화의 시간을 갖자"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다만 다음에 만날 때는 도청 앞에 있는 천막을 철거한 후 만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고 이 제안에 대해 민주노총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민주노총 측은 제주지역 노조탄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천막을 절대 철거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김상인 지부장은 지속적으로 천막철거를 주장하다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다음 대화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격분한 고대언 민주노총은 회의장 책상을 엎어버리고 그대로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김상인 행정부지사 역시 오늘 대화는 이걸로 끝내자면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 "오늘 대화 요식행위에 불과...道, 노사문제 해결할 마음 있나?"

부장원 민주노총 조직쟁의부장은 이날 대화에서도 제주도는 민주노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부 조직부장은 "오늘 대화에서 도정 측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온 답변을 반복하기만 했다"면서 "우리의 요구에 대해 '이런 문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조사해 보겠다'거나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겠다'는 대답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동서교통 부당해고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서 책임을 회피했고, 우성아파트 문제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답변이 전부였다"며 "다른 문제들도 대부분 자신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할 수 있는 것만 하겠다는 책임회피 적인 태도만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제주도 측이 더 알아보겠다고 하자 제주도가 현안문제에 대해 조사를 한 후 다시 대화의 시간을 갖고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갖자고 했는데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대화의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오늘 가진 대화의 시간은 천막을 철거시키기 위한 요식행위 아니냐"고 주장했다.

제주도내 노동조합이 천막농성을 벌인지 30일만에 제주도와 첫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노동조합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노조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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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걱정 2010-12-23 19:05:38 | 112.***.***.32
공무원하고 대화하기- 벽보고 대화하는 것이 속이 더 편함
김태환지사때는 그래도 듣는 척이라도 했지만
앞으로는 힘의 대결이 될듯
특히 담당 공무원의 몽니에는 해결방안이 없음
그리고 윗선에 절대 제대로 보고 조차 안하고
농성하는 사람만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기